【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미혼모ㆍ미혼부도 같은 부모인데 굳이 '미혼'이라는 말을 붙여 편견을 갖게 만든다.”
아동옹호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이 오는 7일 21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마주한 차별의 언어’에 대해 설문조사했다.
설문의 취지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용되는 차별의 언어를 발견하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자는 것. 8월 한 달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사회복지 종사자 160명(여성 112명, 남성 48명)이 응답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97명(60.6%)가 차별언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성차별적 언어(66명)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2위 신분차별 언어(36명), 3위 신체차별 언어(32명), 4위 지역차별 언어(28명), 5위 인종국적 차별 및 종교차별 언어 순이었다.
그밖에 가족유형(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정)에 대한 차별, 정치적(좌파, 우파) 차별, 결혼유무(기혼, 미혼)에 대한 차별, 정신건강(지능, IQ)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답변도 있었다. 남성에 비해 여성이 차별에 대한 경험이 높은 경향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차별의 언어가 어느 정도 있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 17명(10.6%), '없다' 20명(12.5%), '보통이다' 71명(44.4%), '그렇다' 40명(25%), '매우 그렇다' 12명(7.5%)으로 조사됐다. 평균 3.06점(‘전혀 없다’ 1점 ~ ‘매우 그렇다’ 5점)을 기록해, 차별의 언어가 보통 수준 이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응답자들은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용되는 차별언어에 대해 다양한 개선 의견을 전했다. ▲‘빈곤아동’은 아동이 빈곤하다는 언어로 작용하지만 아동의 경제적 환경이 빈곤한 것이지 아동 자체가 빈곤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주거환경에 따라 ‘○거’, ‘○사’ 등 편견과 혐오가 담긴 언어로 상처 받는 아이들이 많다 ▲‘미혼부ㆍ모’라는 말의 경우 전통적인 가족유형이 바뀌고 있으며 비혼가족이 증대됨에 따라 비혼 구분 없이 통칭할 필요가 있다 ▲‘저출산’은 여성이 아이를 적게 출산해서 문제라는 프레임을 씌울 수 있어 ‘저출생’이라는 표현이 올바르다 ▲‘유모차’는 주양육 책임이 여자에게 있다는 차별을 낳기 때문에 ‘유아차’로 사용해야 한다 ▲아동피해범죄, 사건 등에 아동의 이름을 표기한 법명 자체가 2차피해 제공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해자의 잘못된 행위를 기억하기 위한 법명 제정이 필요하다 등의 의견들이 제기됐다.
이제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은 “차별의 언어는 자칫 개인과 우리 사회의 발전 가능성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어 언어 사용에 있어 보다 긍정적인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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