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가습기살균제 주요 성분이 피부 독성과 뇌신경조직 독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한 논문이 지난 6월 30일 발표됐다.
가습기살균제의 세 가지 주요 성분인 PHMG, PGH, CMIT/MIT가 뇌와 피부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린 논문으로, 그동안 폐질환에 국한돼 있던 피해자 인정 범위가 넓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해당 논문은 영남대학교 의생명공학과 조경현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가습기살균제 성분(PHMG, PGH, CMIT/MIT)의 사람 피부세포 독성 및 제브라피쉬 뇌신경 독성 비교 연구'이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 피부섬유아세포에 동등한 농도로 희석된 세 가지 가습기살균제 성분을 노출시켰더니 PHMG가 처리된 세포의 생존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뇌 척수시스템과 유사한 척추동물 제브라피쉬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을 노출시켰더니 CMIT/MIT에 노출된 제브라피쉬가 가장 심각한 두뇌 독성을 보여줬다.
논문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그 의미는 지난 4일, 조경현 교수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 이번 논문을 작성하게 된 배경 설명을 해주신다면.
"그동안 어린이 신경질환, 언어, 행동 발달장애와 피부질환 연관성에 대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연구 요청이 많았다. 이번 논문은 PHMG, PGH, CMIT/MIT 세 가지를 동시에 비교한 첫 연구였다. 2017년 일부 결과가 언론에 보도된 적은 있지만, 논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4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이 내용을 논문화 해주기를 권유했고, 전신질환이 있는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논문을 작성하게 됐다."
- 말씀하신 것처럼 PHMG, PGH에 더해 CMIT/MIT의 피부세포, 뇌 신경 독성을 처음 규명한 논문이라 들었는데,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하다.
"사람 피부세포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을 노출시키면 모두 심각한 손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피부 질환의 경우, 환자에 따라 아토피나 알러지 염증 등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또,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혈액을 따라 두뇌로 전달돼 두뇌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것도 이번 논문을 통해 밝힌 것이다.
즉, 염증성 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만성피로증후군 등 후유 질환과 스트레스 및 우울증, 어린이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비롯, 언어장애, 운동장애, 발달장애 사례가 가습기살균제에 의해 가능함을 시사한다."
- 뇌 질환에 대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위 사진은 논문에 실린 사진이다. 제브라피쉬의 두뇌 조직에서 가장 깊숙이 숨어 있는 중뇌 영역까지 (가습기살균제) 세 가지 성분이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가습기살균제 성분들이 혈액 두뇌 장벽을 넘어 두뇌로 전달될 뿐 아니라 그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부분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으로) 감각중추, 언어중추, 행동조절 장애까지 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중에서도 CMIT/MIT가 가장 심각하다."
- 기존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호흡기 관련 질환에 국한해 피해자 인정을 받아왔다. 이번 논문이 어떤 영향을 미치길 원하는지?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한국에서만 일어난 대형 인명피해로 해외의 선행연구와 참고문헌을 찾기 힘들다. 따라서 가습기살균제의 전신성 질병 유발 연구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
이로 인해 추가 연구가 이뤄지고 안전성을 신속하게 확보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더 많은 국민들이 볼 수 있게 한국 저널에 한국어로 발표를 했다.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전신 독성을 일으킨다는 과학적 신념 때문에 이 연구에 뛰어들었다. 가족이나 본인 모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아니다. 그 덕분에 박근혜 정권 시절 환경부와 교육부의 미움과 불이익을 받았지만 한 번도 후회해본 적 없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이 논문 결과를 바탕으로 가습기살균제의 전신 독성에 관한 피해 기준 제고 및 심화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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