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17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이하 사참위) 지원소위원회(소위원장 황전원)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이하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대해 "불완전 시행령"이라 비판했다. 시행령은 지난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25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사참위는 입법예고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피해인정 확대 기준 마련 및 공개 ▲특별유족조위금 상향 ▲장해급여 병급 등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 보완책이 없어 제대로 된 피해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먼저 시행령에서는 피해인정 확대를 위해 원칙적으로 개별심사로 진행하되, 건강보험청구 자료 활용해 확인 가능한 건강피해는 신속심사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사참위는 "개별심사의 기준과 일정이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언제 구제될지 예측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막연히 기다려야 한다"며 "개정법이 정한 신속구제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피해인정 신청자들은 2011년 이후 거의 10년 가까운 세월을 피해구제를 위해 기다려왔으므로 무엇보다 신속한 구제가 중요하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사참위는 "'노출 이후 발생한 질환 중 전적으로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입증되지 않는 질환'에 대해서는 요건심사 대상 질환으로 선정해 신속히 판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사참위는, 요건심사를 충족하지 못하는 질환에 대해서는 개별심사로 진행할 것을 수차례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최초 입법예고 당시 요건심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에서, 재입법예고에서는 요건심사를 삭제하고 불분명한 '신속심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일관성 없는 행태를 보였다는게 사참위의 주장이다. 결국에는 향후 일정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불완전한 시행령으로 개정한 점에 대해 비판했다.
◇ "'신속하고 공정한 피해구제'라는 특별법 취지 구현 못해"
특별유족조위금의 경우는 금번 내용에 7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 조정돼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사참위는 "대법원의 기준, 2018년 원인자미상·무자력 피해자에 대한 3억 원 지급 전례 등을 미반영해 환경부가 형평성의 문제를 자초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해급여의 경우에도 요양생활수당과 병행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사실상 특별법이 신설한 장해급여의 취지가 유명무실화하게 됐다는게 사참위의 주장이다.
사참위는 "핵심내용이 누락된 시행령으로는 '신속하고 공정한 피해구제'라는 특별법의 입법목적과 개정취지가 제대로 구현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 특별법 및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상당한 개연성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특별법의 내용을 시행령에서 상당한 인과관계로 변질·축소하는 전철을 되풀이할 우려가 있는 만큼, 환경부는 피해구제의 주관부처로서, 책임을 엄중하게 통감하고, 시행령의 재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행령 개정 추진과정에 대해서도 사참위는 문제를 제기했다. 가장 중요한 피해자와의 소통 없이, 오히려 피해자의 의사를 배제한 채 시행령 개정절차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사참위에 따르면 환경부는 6월 초 피해자단체 간담회 직전 일방적으로 연기를 공지한 후 별도의 피해자 의견수렴 없이 7월 3일 입법예고했다. 이후 8월 5일 있었던 공청회에서는 피해자 부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사참위는 "사참위법 제5조 제3호(정부대응의 적정성에 관한 조사), 제8호(피해자 지원대책의 점검에 관한 사항)에 의거해 이번 시행령 개정의 전 과정과 향후 시행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위법 또는 부당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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