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방송만 틀어준다고 아랍어가 늡니까?
알자지라 방송만 틀어준다고 아랍어가 늡니까?
  • 칼럼니스트 한동오
  • 승인 2020.09.21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아 영어 공부의 결정적 시기] 듣는 것만으로 트이는 언어는 없습니다

카타르의 위성 매체인 ‘알자지라’ 방송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알자지라 방송을 매일 틀어놓으면 언젠가 저 아랍어가 무슨 말인지 이해되는 날이 올까요? 갑자기 웬 아랍어냐고요?

영어를 처음 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생소한 것으로 따지자면 영어와 아랍어가 다를 바 무엇입니까? 전혀 모르는 아랍어를 수동적으로 듣기만 한들, 그 언어가 이해되는 순간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겠죠. 이 문제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은 우리에게 통찰력과 방향을 제공해 줍니다. 

영어 소리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 영어 트일 날 오지 않겠냐고요? ⓒ베이비뉴스
영어 소리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 영어 트일 날 오지 않겠냐고요? ⓒ베이비뉴스

워싱턴 대학교의 페트리샤 쿨(Patricia Kuhl) 교수 등은 2003년에 유아기의 언어 학습과 관련된 학술 논문 ‘Foreign-language experience in infancy: Effects of short-term exposure and social interaction on phonetic learning’을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팀은 아래와 같이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우선 생후 9개월 된 미국 아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한 집단에는 중국어를 하는 교사, 다른 집단에는 모국어인 영어를 하는 교사를 투입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로 함께 놀고, 책을 읽는 활동을 했습니다.

실험은 4개월 동안 진행했는데, 그 후 각 집단의 언어 능력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어 교사와 함께 생활한 아이들이 영어를 하는 교사 집단의 아이들보다 영어와 중국어의 음운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실험은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집단을 둘로 나누어 한 집단에는 중국어를 쓰는 교사, 한 집단에는 영어를 쓰는 교사를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직접 만나서 활동한 것이 아니라 영상으로 교사를 보게 하거나, 교사의 목소리만 듣게 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중국어 학습 집단의 아기들에게 영어와 중국어의 음운을 비교하는 능력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결론은 외국어의 음성 학습(Phonetic Learning)은 단순히 장시간 외국어를 듣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반드시 사회적 상호 작용(Social Interaction)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막연히 영어 소리를 들려주는 일은 어린 학습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눈에 띄는 효과를 보려면 해당 외국어를 사용하는 교사(혹은 학부모)와 직접 의사소통하면서 관심과 동기를 부여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주 재미있는 영상 등을 사용해서 아이의 관심과 집중을 유도할 수도 있겠지만, 엄마 아빠가 아기와 함께 놀면서 영어로 말해보고, 시선을 맞추고, 몸짓을 보여주면서 해당 언어의 힌트를 주는 활동이 훨씬 더 좋습니다. 영어 그림책을 함께 읽으면서 부모의 사랑의 음성을 전달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냥 오디오를 틀어놓기만 하면 도움이 되겠지 하는 막연한 믿음은 이제 버리세요. 대신 좀 더 노력이 드는 방법이 어떻습니까? 고생 끝에 낙이 오니까요!

*칼럼니스트 한동오는 제7차 영어 교과서 개발에 참여한 바 있으며, 영어 교육 과정에 정통한 영어교육 전문가입니다. KD강남대치영어학원 원장을 역임했습니다. 「기적의 파닉스」 외 여러 권의 영어 분야 베스트셀러를 집필했고, 그동안 개발한 교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주 지역, 대만, 태국 등지에서 사용돼왔습니다. 캐나다 교육청(Fraser Cascade School Board)으로부터 프로그램 교류에 대한 감사장을 받았습니다. 또한, 영어 학습법 분야에서 여러 개의 발명 특허를 획득했으며, 대한민국 발명가 대상, 말레이시아 발명 협회 MINDS 특별상, 국제 CIGF 금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학습법 발명 및 집필 공로로 대한민국 교육 분야 신지식인으로 공식 선정됐습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