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뜻의 절기인 ‘추분’.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며 일교차는 점점 높아져 콧물을 훌쩍거리거나 기침을 하는 아이들이 늘었다.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잠잠했던 호흡기 증상이 점점 나타나고 축농증이나 후비루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환절기는 본래 감기와 비염의 계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아이 몸이 변화된 온도에 적응하느라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차갑고 건조해지는 바람과 맞서느라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 몸이 변화된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신경 써 줘야 한다. 분당 함소아한의원 정보배 원장에게 이 시기 건강관리법에 대해 들어 봤다.
우선 아침저녁 찬바람이 아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찬바람이 직접 몸에 닿아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리면 호흡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침저녁 외출을 하게 될 때에는 얇은 가디건이나 점퍼을 입혀주는 것이 좋은데 아직 한낮에는 땀을 흘리는 아이들도 있으므로 땀이 났다가 식었을 때 나타나는 체온 소실을 막기 위해 땀 흡수가 잘 되는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기예보를 잘 살폈다가 밤 기온이 20도 이하로 내려갈 때에는 창문을 닫고 재워야 한다. 또한 방과 거실의 온도차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방에서 거실로 나가기 전 목 뒤에 얇은 목수건을 둘러주면 콧물, 코 막힘, 재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비염이 심한 아이들의 경우 머리를 말릴 때 따뜻한 드라이기 바람을 목 뒤에 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시기 또 한가지 신경 써야 할 것이 습도다. 서서히 대기가 건조해지기 시작하는데 우리 호흡기는 이렇게 건조한 환경에서 더욱 예민해지고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최소 하루 500cc 정도의 물을 꾸준하게 마시도록 해주는 것. 평소 물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물 먹는 양을 점점 늘려주면 호흡기뿐 아니라 소화기 기능도 튼튼해지고 피부 건조함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집안이 건조하다면 가습기를 쓰는 것도 좋고, 샤워 후 화장실 문을 열어 두는 것도 좋다.
추분은 다 여문 곡식들을 거두는 추수가 한창인 시기이기도 하다. 농가에서는 각종 산채를 따서 가을 햇볕에 잘 말리고 겨우내 먹을 수 있는 나물을 준비하는데 묵은 나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아이들의 식재료로 활용하면 아주 좋다. 특히 버섯을 말려서 먹을 경우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에게 매우 좋은 제철 식재료다.
환절기 감기나 비염으로 자주 고생하는 아이라면 제철 과일인 배를 자주 먹이는 것이 좋다. 그냥 간식으로 먹어도 좋고, 물 먹을 때 얇게 썰어 넣어주면 몸속 진액도 보충해준다.
가래 기침이 잦거나 목이 자주 쉬는 아이라면 배를 껍질 채로 깨끗하게 씻은 후에 얇게 썰어 도라지, 대추와 함께 물에 푹 잠길 정도로 넣고 재료가 물렁해질 때까지 푹 끓인 후 식혀서 마시게 하거나 꿀과 함께 차처럼 마시게 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호흡기 면역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을에 보약을 처방하곤 한다. 이 시기를 잘 보내야 다가올 겨울과 봄까지 건강하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약은 아이의 몸 상태와 증상에 맞게 처방되고 가을철에는 주로 몸속의 한기를 몰아내고 진액을 보충해 외부의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에 호흡기가 잘 기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뜸 치료, 침 치료 등을 병행해 스스로 감기나 비염 등의 질환과 싸울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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