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 우선 ‘보여야’ 지키지 않겠습니까?
어린이보호구역, 우선 ‘보여야’ 지키지 않겠습니까?
  • 기고=김상부
  • 승인 2020.10.1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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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드 대장정⑦] 김상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 과장

아이들은 집에서부터 학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한 ‘그린로드 대장정’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어린이 안전 인식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어린이 보호구역 표시. 이 정도는 돼야 잘 보이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김상부
어린이 보호구역 표시. 이 정도는 돼야 잘 보이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김상부

코로나 바이러스19 이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민식이법’이었다.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 사건(故 김민식 군)이 발생하면서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요구가 증가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무인교통단속 장비 설치 의무화를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이뤄진 ‘민식이법’이 2019년 12월 10일 국회를 통과해 2020년 3월 2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이행 중이다. 어린이보호구역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어린이 교통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작 어린이 보호구역 그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 오래돼서 지워지고 가로수에 가리고… 어린이보호구역 표시 미흡 

노면 표시가 없는 어린이 보호구역. ⓒ김상부
노면 표시가 없는 어린이 보호구역. ⓒ김상부
어린이 보호구역 안내 표지판은 있지만, 가로수에 가려 안 보인다. ⓒ김상부
어린이 보호구역 안내표지판은 있지만, 가로수에 가려 안 보인다. ⓒ김상부

나는 지금 ‘창원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 만들기-그린로드 대장정’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 통학로에 현장 조사를 나갔을 때, 지도를 보고 갔음에도 어린이 보호구역을 찾기 쉽지 않았다. 여기뿐만이 아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임을 빠르고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경상남도 모든 어린이 보호구역의 시인성을 강화하고자 도민의 참여를 받아 ‘보이지 않는 어린이 보호구역을 찾아라’ 캠페인을 진행, 여덟 개 지역, 26개소의 시인성 문제를 제보받았다. 

경남도민들이 제보한 어린이 보호구역 시인성 문제는 다양했다. 그중, 노면 표시가 부족하다는 제보가 가장 많았다. 알아보니 노면 표시 자체가 없거나, 지워져서 어린이 보호구역의 시인성이 부족했다. 적색 포장도로 색깔이 바래서 효과가 미흡한 곳도 있었다.

안내표지판은 있지만 안 보인다는 제보도 많았다. 특히 가로수에 가려서 안내표지판이 안 보이는 사례가 많았고, 전신주에 가리거나, 방향이 틀어지거나, 너무 높아서 보이지 않는 곳도 있었다.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차량 속도 저감이다. 그 효과를 보려면 건널목 앞에서 어린이 보호구역임을 표시해 운전자가 미리 인지하고 속도를 줄일 준비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데 건널목을 지난 후에야 어린이 보호구역임을 표시한 곳이 있었다. 차량 제한 속도 표시가 없거나 지워진 곳도 마찬가지다.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과 차량 제한 속도를 함께 인지할 때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어린이보호구역, 잘 보여야 잘 지킨다… 시인성 강화 우선해야 

건널목을 지나니 비로소 어린이 보호구역 노면 표시가 나온다. ⓒ김상부
건널목을 지나니 비로소 어린이 보호구역 노면 표시가 나온다. ⓒ김상부
어린이 보호구역 표시가 없는 교차로. ⓒ김상부
어린이 보호구역 표시가 없는 교차로. ⓒ김상부

어린이 보호구역 시인성 부족의 또 다른 문제는 교차로에는 표시가 없다는 것이다. 경남도민들의 제보와 창원 그린로드 대장정 통학로 현장조사를 통해 이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어린이보호구역은 일자로 지정된 경우가 많지만, 그 안에는 교차로가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 아닌 다른 길에서 진입한 차량은 그 교차로가 어린이 보호구역임을 인지하기가 어렵다. 어린이 보호구역 표시가 대부분 시작점과 종점에만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아동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국회, 정부, 경찰서, 교육청 등에서 교통안전 정책 수립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에도 포함된 것처럼 어린이 보호구역 시인성 강화는 필요하며, 우선되어야 한다. 어느 길이든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섰을 때, 누구나 빠르고 쉽게 인지하여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교문에 다다르면 옷을 가다듬고 숨을 고르며 학교에 들어가는 것처럼, 운전자들도 어린이 보호구역에 진입하기 전에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어린이 보호구역이 잘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아동과 운전자, 모두가 안전한 어린이 보호구역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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