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을 계획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을 계획하자
  • 칼럼니스트 고완석
  • 승인 2020.10.13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빠는 아동권리 히어로] 우선 내 다이어리부터 찾자

“2021년 1월 첫째 주 수요일 9시로 예약해 드렸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2021년 첫 일정이 잡혔다. 바로, 안과 진료 예약이다. 그동안 눈을 너무 혹사했는지 안질환이 생겨 석 달에 한 번씩 안과 진료를 받고 있다. 엊그제 안과를 다녀왔는데, 석 달 이후로 다음 진료 예약 일을 잡다 보니 해가 넘어가 버렸다. 진료 예약 일을 스마트폰에 저장하면서도 ‘2021’이라는 숫자가 너무나 어색하다.

‘2020’이라는 숫자에 괜한 의미를 부여하며 야심 차게 시작한 올해도 어느덧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내의 남편으로서, 아이들의 아빠로서, 굿네이버스 직원으로서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던 해였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내 계획들은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올해는 그렇다 쳐도, 내년에도 '코로나 때문에' 어떤 계획도 없이 살아갈 순 없다. 시국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을 계획해야 하는 이유다. ⓒ베이비뉴스
올해는 그렇다 쳐도, 내년에도 '코로나 때문에' 어떤 계획도 없이 살아갈 순 없다. 시국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을 계획해야 하는 이유다. ⓒ베이비뉴스

요즈음 MBTI 성격유형 검사가 유행이라고 한다. MBTI는 외향과 내향, 감각과 직관, 사고와 감정, 판단과 인식의 네 가지 양극지표 검사 결과에 네 가지 선호지표를 조합하여 열여섯 가지 성격유형을 제시하는 검사다. 개인적으로 나는 MBTI 검사를 할 때마다 감정(Feeling)과 인식(Perceiving)의 경향이 매우 강하게 나온다. 감정과 인식의 경향이 강하다 보니 매사에 목표를 정하고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힘들다.

그러다 보니 목표 없이 흘러가는 대로 즉흥적으로 살게 되고, 이러한 것이 쌓이다 보니 일들이 서로 얽혀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려다 보니 더 의욕적으로 다이어리를 작성한다. 특히, 연말에는 그다음 해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계획들을 매우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생긴 이후에는 가족들과 내년도 목표와 계획들을 나누기도 한다.

2019년 말에도 그랬던 것 같다. 다이어리에 매우 구체적으로 2020년 계획들을 작성했고 가족들과 함께 계획들을 나누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그 계획들을 들춰보면서 일정들을 정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나서는 모든 것들이 어긋나버렸다. 결국, 2020년의 계획들을 모두 잊어버린 것은 당연하고, 지금은 다이어리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중이라고는 하지만 언제 나올지, 그리고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해서 계획을 잊은 채 정신없이 보냈던 2020년처럼 내년, 내후년에도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어떠한 계획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을 계획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2021년을 계획할 수 있을까? 아이와 함께 아래의 내용을 유념하여 2021년을 준비해보면 어떨까?

◇ 내년 계획 생각하니 설렌다… 근데, 내 올해 다이어리 어딨지?

첫째, 아이와 함께 코로나19 상황을 이야기해보자.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은 어른들도, 아이들도 처음 겪은, 힘든 상황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누리지 못한 것들, 문제가 된 것들, 그리고 힘들었던 것들을 이야기해 보고 순간순간 어떠한 감정이 들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들을 극복했는지 이야기해보자. 많은 것들을 하지는 못했지만 2020년을 견디며 살아온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둘째, 아이와 함께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년처럼 계획을 세우되,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그것들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을 가족들이 함께 머리를 맞댄 후 세워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계획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홈 트레이닝 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아이와 함께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하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지 이야기하자. 코로나19가 사라지고 다시 일상을 회복하면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자유롭게 말해보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 코로나19는 끝난다. 아이에게도 이런 기대를 심어주고, 더 큰 꿈과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조만간 아이들과 시간을 내어 2021년을 계획해 보아야겠다. 내년을 계획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기대가 되고 설레는 마음이 든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서…, 우선 잃어버린 2020년 다이어리를 찾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여덟 살 딸, 네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4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관련기사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