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이른바 '놀이학교', '놀이학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놀이학원에 드는 연간 비용이 대학 등록금의 1.6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놀이학원이 유아교육법이나 영유아보육법이 아닌 학원법의 적용을 받아 허술한 관리·감독 아래 방치되는 실정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1일, 서울시교육청의 학원 및 교습소 등록 정보를 바탕으로 서울시 놀이학원 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서울시 유아 대상 놀이학원은 총 64개다. 그중 21개(30.6%)가 강동·송파에 집중돼 있다.
월평균 학원비는 약 90만 2000원.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1083만 원이다. 이는 4년제 대학 평균 연간 등록금 674만 원의 1.6배다. 제일 비싼 놀이학원의 연간 비용(월 200만 원, 연 2400만 원)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3.6배에 달한다.
일평균 교습 시간은 4시간 54분. 초등학교 1·2학년 수업 시간보다 길고, 중학교 수업시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교습시간이 가장 긴 학원에선 9시간 27분 동안 아이들을 영어 학습에 노출시켰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유아 대상 놀이학원에서는 자연주의, 창의·인성교육 등 여러 교육학 이론을 내세우지만, 들여다보면 실상 영어학원과 다를 바 없는 '원어민 이중언어 수업', '이머전 교육', '원서 읽기' 등 인지적 학습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머전 교육(immersion education)이란, 외국어를 따로 가르치지 않고 일반 교과목 내용을 해당 외국어로 가르치는 언어교육방법을 말한다.
이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런 놀이학원의 문제점은 유아 대상 영어학원과 마찬가지로 학원으로 등록하고, 사실상 유치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놀이'를 표방하면서도 과도한 학습, 혹은 구조화된 '가짜 놀이'를 주입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 반일제 이상 유아 대상 학원은 영어(288개)와 놀이(37개)까지 총 325곳. 이런 유아 대상 학원은 고비용, 장시간 학습 노동이라는 문제점이 있음에도 유아교육법이나 영유아보육법이 아닌, 학원법의 적용을 받아 허술한 관리·감독 아래 방치되는 실정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해당 학원들이 교습 시간을 대폭 줄이며 시간제 학원으로 운영하거나, 반일제 이상으로 운영을 지속하려면 유아교육기관으로 전환해 유아교육법·영유아보육법에 준하는 기준을 충족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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