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통학로를 만드는 '착한' 치맛바람
안전한 통학로를 만드는 '착한' 치맛바람
  • 기고=유명희
  • 승인 2020.11.0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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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드 대장정⑩] 유명희 경기 부천시 범안동복지협의체 위원장

아이들은 집에서부터 학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한 ‘그린로드 대장정’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어린이 안전 인식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우리 동네 아이들은 좁은 골목길 사이사이로, 불법 주정차량과 공사장 화물차를 피해, 신호등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며 아슬아슬하게 학교에 다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나섰다. ⓒ베이비뉴스
우리 동네 아이들은 좁은 골목길 사이사이로, 불법 주정차량과 공사장 화물차를 피해, 신호등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며 아슬아슬하게 학교에 다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나섰다. ⓒ베이비뉴스

소사·범안 권역은 부천의 구도심이다. 이곳에선 10여 년 전 재개발 붐이 일었다가 일괄 무산된 적 있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마구잡이로 난개발이 이뤄졌고, 좁은 도로는 방치된 채 건물과 빌라만 우후죽순 늘어났다.

그 결과 주차공간 문제가 발생했다. 좁은 도로에 불법 주차가 당연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심지어 요즘에는 학교 주변으로 아파트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좁은 골목길을 운행하는 차와, 공사장의 화물차와 대형트럭을 피해, 주차된 차 사이사이를 다니며,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 안전을 위협받으며, 통학하고 있다.

통학로를 개선하고자 각 학교의 학부모들이 모여 경찰서, 도청, 시청 등 기관에 많은 민원과 서명서를 제출하며 나름 분주하게 노력했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관내 학교 학부모들이 모여 함께 해결하고자 뜻을 모았다. 다행히, 지역 내 어린이안전통학로에 관심을 둔 지역구 도의원·시의원께서 흔쾌히 함께 활동해 주신 덕에 체계적인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먼저 각 학교 통학로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직접 통학로를 점검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간담회를 실시했다. 그렇게 모인 구체적인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정리해 학교별 보고서를 충실히 작성했다. 그 자료를 토대로 의원님들의 주선 하에 안전통학로 확보를 위한 우리의 노력과 지원책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경기도의회의 도움을 받아 각 학교에 토론회의 취지와 일정을 공문으로 발송했다. 그 결과, 이 토론회에는 관내 열두 개 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 학부모를 비롯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도청, 부천시청, 경찰서, 교육청 등 해당 기관 관계자가 모두 참석해 안전통학로 조성을 위한 각계각층의 의견과 계획, 해결방안을 충분히 나누는 계기가 됐다. 

이후 한 도의원께선 ‘교통약자 보행환경 개선사업 추진계획’을 세워 추진해 주셨고, 한 시의원께선 그동안 제정되지 않았던 ‘부천시 어린이 보호구역 및 통학로 교통안전 조례’를 만들어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및 통학로 시설 정비 계기를 마련하고 교육경비 또한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 학부모들이 나서서 통학로 점검… 조례 제정까지 이뤄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로 남은 좁은 도로 불법 주정차 문제와 공사 차량 문제는 근본적인 원인부터 해결해야 했다. 그러기엔 많은 시간과 예산이 소요된다. 그래서 우리는 당장 통학로를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간담회를 진행한 결과, 멀리서도 아이들의 움직임을 식별해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가방안전덮개(옐로 커버)가 우리 지역의 통학로 문제해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란 결론을 얻었다. 그에 따라 관내 열두 개 초등학교 1·2학년 3400명이 옐로 커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옐로 커버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배부할 때 안전교육을 함께 진행해 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다. 지속적인 착용을 권장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공문, 알림장, 알리미를 통해 옐로 커버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해달라고도 함께 부탁했다. 그 결과 현재 학교에선 적극적으로 옐로 커버에 관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지도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간담회를 통해 물품으로도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나아가 그 효과가 얼마나 큰지도 알게 된 우리는 후속활동도 시작했다. 바로 투명안전우산을 지원하기 위한 펀딩 사업에 나선 것이다. 많은 후원과 응원을 받아 900여만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펀딩으로 이렇게 많은 금액을 모을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안전통학로에 대한 지역 단체와 기관, 그리고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어 통학로 환경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생각도 못한 큰 성과였다.

펀딩을 하며, 기존 안전우산은 일반 우산과 비교했을 때 쉽게 찢어지는 등 품질에 문제점이 있다는 의견을 많이 받았다. 우리는 고민 끝에 기존 우산이 아닌 직접 안전우산을 제작해 지원하기로 했다. 또, 관내 복지관을 통해 제작한 우산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매년 신입생들에게 옐로 커버를 지원하는 등, 어린이 통학로를 안전하게 지키는 활동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다.

안전한 통학로 조성에는 지속적인 노력, 제도적 장치, 재정적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 학부모 공동체는 지자체가 꾸준한 관심을 두고 어린이 안전통학로 조성을 지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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