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장애아동의 행복감은 어느 정도일까. 장애는 아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이 질문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결과가 26일 나왔다.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연구책임자 유조안 교수)와 공동조사를 통해 아동 삶의 질 지수(CWBI, Child Well-Being Index)를 도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17개 시도 총 8171명의 아동과 그 부모를 대상으로, 8개 영역(건강, 주관적 행복감, 교육환경, 주거환경 등)과 43개 지표에 걸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2012년 아동 삶의 질 조사 연구 시작 이래 최초로 장애아동의 삶도 함께 파악했다.
UN 아동권리협약을 통해 장애아동의 참여권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장애아동의 삶의 질 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장애아동 연구는 주로 장애아동의 부모나 가족의 삶의 질을 연구하거나, 양육자의 대리 응답으로 이뤄지는 등, 아동 중심의 연구가 그동안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장애아동 스스로, 자기 삶의 질을 보고한 연구가 필요하단 결론 하에 연구팀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장애아동 1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낸다' 장애아동 다섯 명 중 한 명뿐
우선 연구팀이 '지금까지의 나의 인생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으로 장애아동의 전반적 행복감을 측정한 결과는 10점 만점에 7.0점으로 나타났다. 비장애아동의 행복감은 8.2점이었다.
건강상태를 묻는 주관적인 평가 문항에 '나는 매우 건강하다'고 대답한 장애아동은 29.6%였다. 비장애아동은 49.9%가 스스로 매우 건강하다고 대답했다. '부모님이 나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항목에 비장애아동 53.6%가 '항상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장애아동은 24%만이 '항상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 또래 관계에 있어 '친구가 충분히 많다'는 항목에 '항상 그렇다'고 응답한 비장애아동은 47.6%인 반면, 장애아동은 16%만이 항상 그렇다고 대답했다.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낸다'는 항목에도 비장애아동이 53%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장애아동은 19.4%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장애로 인한 어려움의 정도가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긴 하였으나, 부모와의 관계, 또래 관계, 부모와의 여가활동 등 아동을 둘러싼 사회환경이 아동의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문조사 결과를 해석했다.
◇ "장애아동 삶의 질에 부모·친구 등 사회환경 영향 크다"
이어 연구팀은 장애아동 초점집단면접 결과, 비장애아동과 마찬가지로 장애아동의 삶의 영역 역시 가수, 스포츠, 게임, 장난감, 맛집, IT기기 선호, 취미생활 등 또래와 공유하는 영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장애의 정도나 기능상의 제한이 장애아동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나, 대중교통 이용, 화장실 사용, 키오스크 사용, 읽고 싶은 책에 대한 접근성 등 기능상 제한이 되는 부분을 보완하거나 지지하는 환경적 요인이 잘 갖춰져 있다면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 유조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장애아동의 삶의 질에 장애로 인한 기능상의 어려움도 영향을 미치지만, 아동을 둘러싼 사회환경의 영향 또한 큰 것으로 이번 조사 결과 파악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장애아동도 비장애아동과 마찬가지로 부모나 또래와의 좋은 관계가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의 사회적 관계 향상을 위한 기회 제공 및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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