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최대성 기자】
오는 10일부터 전동 킥보드 규제가 완화되면서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만 13세 이상도 면허 없이 전동 킥보드의 이용이 가능해져 아이들의 안전사고가 크게 우려됐었는데요. '안전을 무시한 위험한 법 개정'이란 시민들의 거센 목소리에 정부는 법 시행과 상관없이 6개월 동안은 만 18세 이상에게만 전동 킥보드를 대여하겠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결국, 전동 킥보드 규제 완화 문제로 아이들의 탈것에 대한 안전 문제가 불거진 셈입니다.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자전거 도로 정비나 범칙금 부과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안전사고 예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보호장구 착용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사고시 더 큰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장구 착용이 필수입니다. 그중에서도 안전모(헬멧)는 생명과 직결되는 보호장구인데요, 전동 킥보드뿐만 아니라 킥보드, 자전거, 인라인 등 여러 가지 탈것을 이용하는 아이들의 안전모 착용 실태를 살펴보았습니다.
최근 많은 문제를 낳고 있는 전동 킥보드 이전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탈것으로 킥보드가 있습니다. 빠르면 세 살부터 타기도 하는 킥보드 역시 보호장구 착용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날 공원에는 안전모를 쓰지 않고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안전모를 쓰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3살 아이와 함께 경춘선 숲길 공원을 찾은 한 엄마는 "아이가 헬멧을 쓰기 싫어하기도 하고, 아이의 머리 사이즈에 맞는 헬멧이 없어서"라고 답했습니다. 보호자가 아이와 함께 있었지만, 사고는 언제 어떤 식으로던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장구 착용은 꼭 필요합니다.
자전거 도로로 나가봤습니다. 자전거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탈것인데요. 자전거 동호인들의 경우 안전모를 착용하고 주행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하지만 공유 자전거를 탄 시민들은 대부분 안전모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지난달 30일 기존의 따릉이 보다 크기가 작고 높이가 낮은 새싹 따릉이가 출시됐는데요. 서울시 따릉이 공식 블로그에는 새싹 따릉이를 '어린이들도 편하게 탈 수 있는 자전거'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여 연령이 만 13세 이상으로 낮아졌지만 안전모는 비치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자전거의 경우 2018년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의 경우 초기에 비치한 공유 안전모의 절반 이상이 도난되거나 훼손되며 지금은 자전거 보관대에 비치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공유 자전거가 그냥 자전거가 아니라 '어린이도 탈 수 있는 자전거'라면 출시 전부터 '편의'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게 고려됐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새싹 따릉이가 시범 출시된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보안관은 "개인 자전거로 통학하는 학생이 5~6명 있는데 등교 시 선생님이 안전모 착용 여부를 살피고 교육하신다"라며 자전거 안전모의 중요성에 공감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타는 인라인은 어떨까요? 늦은 오후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진 중랑천 공원을 찾았습니다. 한 인라인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아이들은 안전모는 물론 모든 보호대를 완벽하게 착용한 모습입니다. 이대로라면 자전거길을 이용해 이동하다 사고가 나더라도 큰 부상은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안전모를 고쳐 씌워주는 선생님을 보다가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정작 선생님은 안전모를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고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 선생님의 안전교육이 아이들이게 잘 전달될지도 의문입니다.
카메라로 살펴 본 곳곳에서 많은 시민들이 안전모를 쓰지 않은 채 여러 가지 탈것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어른들을 본 아이들 또한 안전모 없이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고 있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더욱이 아이들의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우선, 어른들부터 안전모 착용에 대한 인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거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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