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다녀!”가 아닌 “미안하구나”란 말을 듣고 싶어요
“똑바로 다녀!”가 아닌 “미안하구나”란 말을 듣고 싶어요
  • 기고=유승원·서준혁
  • 승인 2020.12.0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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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드 대장정⑮] 유승원·서준혁 솔뫼초등학교 아동

아이들은 집에서부터 학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한 ‘그린로드 대장정’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어린이 안전 인식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한 초등학교 정문에 앞에 불법주차된 차량. 횡단보도와 인도를 막은 차량 때문에 어린이들이 차도로 걸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한 초등학교 정문에 앞에 불법주차된 차량. 횡단보도와 인도를 막은 차량 때문에 어린이들이 차도로 걸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북부아동옹호센터에서는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솔뫼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통학로 현장조사 활동을 실시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통학로를 조사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 우리가 조사한 학교 가는 길, 안전해질 수 있을까요?

저는 이번 현장조사 활동을 통해 제가 다니는 통학로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통학로를 더욱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되었고, 어른들의 부주의로 우리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친구들과 통학로 안전에 대해 이야기하며,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위험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학교에 가려면 많은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차가 많이 다녀서 늘 위험했습니다. 차가 인도에 들어와 우리한테 '잘 보고 다니라'고 이야기하는 어른도 있었고, 인도에 세운 차 때문에 차도로 삥~ 돌아서 간 적도 많았습니다.

어떤 차는 우리가 건너는데 쌩하고 가버려 많이 놀라기도 했고, 초록 불에도 언제나 차가 오는지 주위를 경계해야 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데, 과연 차가 사람보다 중요할까요?

물론 이동을 하려면 차가 필요하겠지만, 사람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UN아동권리협약에도 국가는 우리의 안전을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돼 있는데, 실제로 우리는 생활에서 차 때문에 안전할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차도가 있고, 주차장이 있는데 자꾸 인도에 차를 세워놓으면 우리는 어디로 걸어 다녀야 할까요? 만약 통학로에서 인도가 없어 우리가 차도로 걸어다니더라도, 어른들은 우리에게 “똑바로 다녀!”라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미안하구나”라는 말을 해야 할 것입니다.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려면 아이들도 신호를 잘 보아야겠지만, 어른들도 통학로에서는 빠르게 가지 마시고 아이들을 잘 살피며 가주시면 좋겠습니다.(유승원, 솔뫼초 5학년)

◇ 우리가 있는 곳은 어디라도 ‘통학로’라고 생각해주세요

아동들 스스로 통학로를 평가한 결과. 아동들은 통학로에서 "레이싱", "불안", "위험" 등의 단어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들 스스로 통학로를 평가한 결과. 아동들은 통학로에서 "레이싱", "불안", "위험" 등의 단어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저는 평소 학교와 집을 오가면서 수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사고가 날 뻔한 적도 많았고, 사고를 본 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통학로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활동에 참여하면서,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교 통학로 중에는 인도가 없는 길도 있고, 사고 확률도 적지 않을 만큼 위험한 길도 수두룩한 것을 보았습니다.

안전한 곳은 육교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학교 앞 큰 길에서는 차들이 엄청 빠르게 달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과제물에 적은 것처럼 학교 주변의 곳곳이 인도가 좁거나 끊겨 있고, 주차장 출입차량과 불법주차 등으로 위험한 것은 어디에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문득 같이 활동에 참여한 다른 친구들의 의견을 들으며,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의 안전은 보장하지 않고 어른들의 편리함만 중시한다면 UN아동권리협약은 무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안전한 통학로를 위해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관심이 없으면 어린이는 안전하게 지켜질 수 없고, 그러면 어린이는 안전하지 못한 미래를 걱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의 관심이 있으면 우리가 다니는 통학로는 안전해질 것이고, 우리는 안전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통학로는 전국이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어디에나 살고, 그 아이들이 학교를 가기 위해 다니는 길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안전한 미래를 위해 안전한 통학로를 다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정부와 국가, 어른들의 관심이 통학로에 더 미치면 좋겠습니다.(서준혁, 솔뫼초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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