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 기고=정신숙
  • 승인 2020.12.1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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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신숙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 본부장

“아이와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젊은 아빠가 주변에 많다. 아이에게 권위적이지 않고 일방적이지 않은 아빠,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해 주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친구같은 아빠가 되는 길은 멀고도 어렵다. 친구라기엔 우리는 아이의 성장과 함께 육아에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함을 자주, 깊이 깨닫고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때론 아이를 위해 훈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그 순간, 또 다른 고민과 직면하게 된다. 이른바 좋은 훈육법이다.

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하되 깊숙한 상처를 주지 말 것이며 이로 인해 아빠와 멀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 이처럼 복잡하고 마음이 쓰이는 일이 있을까? 그것만이 아니다. 아이의 사소한 식습관, 말투, 안 좋은 버릇 등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무수히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의 생각이 자리 잡는다. 아이가 성장하는 데는 친구도 필요하고 선택의 순간마다 지혜로운 길잡이도, 마음 깊은 어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빠들은 최대한 다정하고 어른스런 친구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나보다.

금년에 초·중·고생 자녀를 둔 아버지들을 대상을 ‘웃는 아빠교실’을 운영했다. 아빠가 궁금해 하는 양육법, 상담, 자녀와 함께하는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인데 매번 아빠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인해 진행자들이 힘이 났던 순간들이 많았다. 아빠들의 참여 동기는 다양했는데 초등생을 둔 아빠의 경우 대체로 비슷한 고민과 기대가 있었다.

“딸아이가 엄마와는 친해 보이는데 아빠와는 데면데면한 것 같아 친해지는 법을 배우고 싶다. 아이가 방문도 닫아 버릴 때가 있다.“

“아이가 떼를 쓰는 것을 잘 달래지 못해 고민이다. 적절한 훈육법이 궁금하다.“
 
“부모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휴대폰에만 빠져있다. 어떻게 대화를 꺼내야 할지 고민이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알게 된 사실은 대체로 아이들 양육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강한 아빠일수록 교육에 더 적극적인 것 같다는 것이다. 부족해서가 아니라 더 아이와 가까워지고 싶어서 그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강의 시간 내내 그간의 고민을 담은 질문이 육아 전문가에게 쏟아졌고 아빠들은 누구보다 자녀를 잘 알고 싶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을 많은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고 전문가들조차 말을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숱하게 하는 고민들이 아이도 어른도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 되는 것 같다.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적극 환영하고 격려(?)하게 된 것이 불과 몇 년전이다. 지금도 다수의 아빠들이 육아를 어려운 것으로만 생각하고 엄마의 몫으로 돌리거나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처럼 육아에 열정적인 아빠들이 주위에는 많이 있었고 점점 이런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집콕 문화가 생겼고 가정이 세상에서 가정 안전한 공간이라는 생각, 가족은 서로에게 가장 편안한 안식처가 돼야 한다는 생각, 가족끼리 조금 더 친해지고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아빠들이 육아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아빠들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육아에 참여한다면 그 속도가 더 빨라질 듯하다.

육아는 어려운 게 맞지만 이외로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다. 아빠교실 참가자의 설문결과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것이 ‘아이와 집콕박스'였다. 아이와 집에서 요리체험,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대화도 늘고 친해졌다고 한다. 아이들의 의견도 같았다. 그 조그만 체험박스가 어떻게 아이를 웃게 하고 반짝이게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빠들은 “아이가 즐거워하고 뭔가를 같이 만들면서 서로 소소한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좋다“라고 만족해했다. 육아전문가의 강의보다도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아이와의 거리를 가깝게 한다는 것이다.

“아이와 잘 놀아주는 아빠에서 소통하는 아빠가 되고 싶다”던 어느 아빠의 참가 동기가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 아빠는 이미 친구같은 아빠이고 든든하게 아이의 등을 바쳐 줄 준비가 된 아빠인 듯하다.

*정신숙 씨는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 본부장이자 서울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간사단체 실무위원을 활동하고 있으며, 두 자녀의 엄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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