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뉴스] 세밑 한파 덮쳐도 자리 지킨 영웅들
[스토리뉴스] 세밑 한파 덮쳐도 자리 지킨 영웅들
  • 최대성 기자
  • 승인 2020.12.3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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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20] 코로나19 시대, 새해 앞둔 우리들의 모습은?

【베이비뉴스 최대성 기자】

30일 오전 서울 시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 한 의료진이 난로 앞에서 언 몸을 녹이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30일 오전 서울 시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 한 의료진이 난로 앞에서 언 몸을 녹이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안경에 서린 김이 칼바람에 얼어버립니다.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를 훌쩍 넘은 어제와 오늘. 세밑 한파에 손끝이 깨질 듯 아픈데도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새해를 앞두고 코로나 전장에서 분투하는 이들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30일 오전 서울 시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30일 오전 서울 시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30일 오전 서울 시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았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검사를 받는 시민들이 많지 않았지만, 오전 9시부터 검사 준비를 마친 의료진들은 이미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한편에서 대기하던 의료진이 난로와 핫팩에 의지해 언 몸을 녹이고 있었는데요. 혹독한 한파도 생명을 살리는 이들의 사명감은 꺽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다만, 새해에는 의료진의 지친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더 큰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들도 영웅이기 이전에 사람이니까요.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산한 명동 사거리에 구세군 자선냄비 자원봉사자가 우두커니 서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산한 명동 사거리에 구세군 자선냄비 자원봉사자가 우두커니 서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새해맞이 현수막이 내걸린 명동을 찾았습니다. 이곳에도 드센 한파를 온몸으로 맞으며 제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거리에 홀로 선 구세군 자원봉사자입니다. 점심시간이라 지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지만 대부분 구세군 자선냄비를 외면했습니다. 구세군자선냄비본부는 이달 27일까지 집계된 거리 모금액이 지난해 대비 약 27%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구세군 자원봉사자는 손바닥 보다 작은 핫팩으로 세밑 한파를 견디며 종을 울리고 있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구세군 자원봉사자는 손바닥 보다 작은 핫팩으로 세밑 한파를 견디며 종을 울리고 있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동인구가 줄었고 시민들의 마음에도 여유가 없어진 탓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무관심과 혹독한 한파도 명동거리에 울리는 종소리를 막진 못했습니다.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가 열린 평화의 소녀상 앞. 주변에 보수단체들의 시위도 한창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가 열린 평화의 소녀상 앞. 주변에 보수단체들의 시위도 한창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번에는 종로구 중학동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곳에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보다 사연이 많은 평화의 소녀상이 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정의기억연대가 1472차일본군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녀상 주변에 보수단체들의 목소리가 어지럽게 들리고 있었습니다. 지난 5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시작된 탓입니다.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른 평화의 소녀상.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른 평화의 소녀상.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털양말을 신은 평화의 소녀상.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털양말을 신은 평화의 소녀상.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진실과 거짓의 공방이 한파에 더해져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그 소용돌이 속에서 소녀상은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털모자와 목도리 그리고 털양말은 그런 소녀상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30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김밥 매장. 식사하는 손님이 안보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30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김밥 매장. 식사하는 손님이 안보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해가 떨어졌습니다. 퇴근길에 더욱 매서워진 칼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한 달 정도 전에 오픈한 김밥집이 보였습니다. 사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오픈 준비가 한창일 때 일면식도 없는 김밥집 사장님의 자신감이 걱정됐습니다. 걱정이 기우가 되길 바랐습니다.

묵묵히 장사를 준비중인 김밥집.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묵묵히 장사를 준비중인 김밥집.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열두 달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 사태에 자영업자들의 눈물은 이제 강을 이뤘다 합니다. 버티다 못해 문을 닫은 상점도 한집 건너 한집입니다. 김밥집도 예외는 아닐 텐데 손님 한 분을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뒷모습에서 고된 삶이 느껴집니다.

31일 오전 아이가 아빠와 함께 등원을 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 확산으로 어린이집은 긴급보육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31일 오전 아이가 아빠와 함께 등원을 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 확산으로 어린이집은 긴급보육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020년 마지막 날에도 매서운 한파는 이어졌습니다. 이날 오전 칼바람을 맞으며 등원하는 아이를 봤습니다. 서둘러 등원하는 이들을 보면서 턱 끝까지 쫓아온 코로나19에도 어린이집을 보내야만 하는 부모의 심정이 옅보입니다. 부모는 아이를 등원시킨 후 또 출근을 서두를 것입니다. 사실 맞벌이 부부에게 긴급 보육은 '살기 위해 아이를 사지로 보내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코로나19 확진이 확률 싸움이 된 지금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세상이지만 부모와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를 용감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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