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출동한 슈퍼히어로’ 국민청원에, '동문서답'한 정부
‘하늘로 출동한 슈퍼히어로’ 국민청원에, '동문서답'한 정부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1.01.13 15: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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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보육교사 대 아동 비율 개정 요구했더니, "보조교사 증원" 답변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양성일 보건복지부 차관의 청와대 청원 답변 화면 캡처. ⓒ청와대 청원 게시판
양성일 보건복지부 차관의 청와대 청원 답변 화면 캡처. ⓒ청와대 청원 게시판

어린이집 야외활동 중 사고로 인해 아이를 잃은 부모님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12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답변은 한마디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담지 않은 미흡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23일 어린이집에 다니던 여섯 살 아동이 놀이터에서 놀다 친구와 충돌해 넘어져 뇌출혈로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아이 어머니 A 씨는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정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고, 한 달간 20만 6063명이 참여하자 정부가 공식 답변을 내놓은 것.

이 답변은 어떤 내용으로 채워졌는지, 청원인과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조목조목 짚어봤다.

◇ 보건복지부 “보조교사 우선 배치·보육교직원 안전의식 제고”

양성일 보건복지부 차관은 공식 답변에 앞서 “헤아릴 수 없는 슬픔 속에서도 담당 교사가 겪을 트라우마를 염려하시고 다른 아이들과 교사들을 위한 교사 증원을 요청하신 청원인께 감사드린다”며 위로를 전했다.

이어 양 차관은 연령별 담임보육교사 증원 법령 개정 요구에 대해, “2021년에는 보조교사 약 1000명을 추가 지원하고, 담임교사의 보육업무가 집중되는 시간과 야외놀이·현장학습 시에도 보조교사를 우선 배치하도록 해 야외활동 시 아동을 돌보는 교사 수를 늘려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어 “원장 및 보조교사 등 모든 보육교직원의 안전의식을 제고하고 영유아를 관찰·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보조교사를 꾸준히 확충해 현재 3만 7000명 보조교사를 어린이집에 배치했고, 실내를 비롯한 실외활동 시 담임교사의 업무를 보조해 교사 대 아동비율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양 차관의 설명이다.

최근 영유아보육법 및 어린이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개정으로 영유아 등·하원 시 안전에 대한 교육과 응급처치 실습을 포함한 교육이 의무화됐다. 이에 대해 양 차관은 “그간 운영해왔던 안전교육을 대상자별로 구분하고 사례 중심으로 실시하는 등 내실 있게 운영해 보육교직원의 안전의식 제고와 함께 어린이집 교사 대 아동비율의 적정 수준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청원인 “국민청원 하나만으로 법 개정 어렵겠지만… 안타까워”

베이비뉴스 취재진과 A 씨는 지난해 12월 9일 오후 만나 사고 현장을 방문해 국민청원을 올리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취재진과 A 씨는 지난해 12월 9일 오후 만나 사고 현장을 방문해 국민청원을 올리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현재 보육교사 대 아동 비율은 교사 한 명당 만 0세 3명, 만 1세 5명, 만 2세 7명, 만 3세 15명, 만 4~5세 20명이다.

청원 진행 당시 스무 곳의 보육·아동 관련 단체와 학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더 이상 아이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교사 대 아동 비율 법령 개정을 요구한 어머니의 숭고한 마음과 뜻을 담은 청원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청원인은 보육교사 대 아동 비율을 개선하라고 요구했지만, 양 차관은 보조교사 충원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 답변했다. 이를 두고, 청원인은 한마디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원인 A 씨는 13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답변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은 ‘역시…’였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A 씨는 “(정부에서) 여러 부분을 고려하고 조율해야 하므로 국민청원 하나만으로 법이 개정되거나 쉽게 바뀔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보육계에서도 계속 지적해왔고, 근래 어린이집과 관련해 사건·사고가 많은 가운데 교사 대 아동비율을 좀 더 고려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당장 법 개정이 어렵다면 적어도 시점을 정해 단계적으로 교사 대 아동비율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등 ‘앞으로 나아지겠구나’ 하는 믿음을 주는 답변을 고대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 시민단체 “보조교사 확대가 아닌 근본적 환경 구조적 문제 해결 필요”

이번 청원을 지지하고 참여를 독려해온 시민단체와 어린이집 현장의 목소리도 정부가 동문서답을 했다는 반응이다.

우선 ‘어린이집교사 상담전문’ 네이버 밴드(BAND)를 운영하는 문경자 보육교사는 보육교사 커뮤니티의 반응에 대해 “어린이집 현실을 모르는 답변이고, 동문서답”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 교사는 “보조교사를 충원하려면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 수만큼은 돼야 한다. 두 반당 한 명 배치가 아니라 반당 한 명이여야 하는데 4시간 근무하는 보조교사가 어떻게 담임의 보조를 맞추겠느냐”고 반문했다.

전국 3만 7000여 개 어린이집이 있는데, ‘보조교사 1000명 충원하겠다’고 답한 데 대해 보육현장에서는 정부가 현장 상황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다.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정부는 3만 7000명의 보조교사가 배치돼 있다고 하지만 보조교사는 하루 4시간 근무하고, 정교사들의 휴게시간 보조업무, 원장 지시 업무 등으로 인해 정작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보조교사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 지부장은 “실외활동 중에 손에 흙이 묻어 털어달라는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사이 뒤에 있던 아이가 넘어져 다치게 될 경우, 보육교사가 안전의식이 제고돼 있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할 수 있느냐”면서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정부가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도 “‘보조교사’가 아니라 ‘보육교사’를 충원해야 하는 것”이라며 “청원의 요지는 교사 한 사람이 돌보는 아동의 수를 20명에서 10명으로 줄여달라는 것이다. 이는 20분의 1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10분의 1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현장에선 지금의 보육환경이 아동학대를 방임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보육환경 개선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위기와 원아 수 감소에 대한 계속된 전망에도 왜 교사 한 명이 맡는 아이들의 수는 줄지 않는지, 왜 양육자들과 아이들은 변하지 않는 돌봄 환경에서 존재의 위협을 견뎌야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아동인권을 보장하겠다며 포용국가를 말하는 정부라면, 한 생명이 떠나며 드러낸 보육현실을 인정하고 당장 아이들과 그들을 돌보는 모든 이들이 처한 현실을 파악하고 정책에 바로 반영해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명 아이들이행복한세상 고문도 교사들과 아이들, 부모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은 답변이라고 평가했다. 김 고문은 “안타까운 상황에서 청원인이 문제를 제기해주셨다. 청원 동의를 독려한 한 사람으로서 답변을 보고 제가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어 면목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 고문은 “근본적으로 환경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안전교육 강화, 교사 대 아동비율 적정 수준 검토하겠다’ 정도의 답변은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 “기대보다 답변이 미흡하지만 한 번에 다 해결되긴 어렵다는 걸 알고 있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인 만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스럽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보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끝까지 책임지고 풀어나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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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ca**** 2021-01-13 18:13:10
안전교육강화라..20명의 아이들과 놀이하는 중 한 아이가 넘어지면 교사는 19명의 아이들은 방치하고 순간이동을 해서 넘어지는 아이를 붙잡아 줄 수 있는 초능력을 교육 할 예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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