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중 학교 앞 횡단보도서 초등생 친 경찰…'민식이법' 적용?
공무중 학교 앞 횡단보도서 초등생 친 경찰…'민식이법' 적용?
  • 정다움 기자
  • 승인 2021.01.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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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신가동 선창초등학교 인근 교차로 노면에 어린이보호구역이 표시돼 있다. 지난 5일 해당 교차로에서 이륜차를 추격하던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경위가 순찰차를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초등학교 5학년생을 들이받았다.2021.1.11 /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교통법규를 위반한 이륜차를 쫓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을 순찰차로 들이받은 경찰의 처벌 수위에 관심이 모아진다.

공무집행 중 교통신호 위반 사건에 대한 '정상 참작'과 함께 사고가 난 도로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인지 여부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2일 광주 광산경찰서와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광산구 신가동 선창초등학교 인근 교차로에서 초록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교생을 들이받은 광산서 교통안전계 소속 A경위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광산서는 사건 발생 당일 A경위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했다.

사고 발생 사흘 뒤인 지난 8일 공정한 수사와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 사건을 서부경찰서로 이첩했다.

경찰이 수사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A경위는 지난 5일 오후 2시쯤 광산구 신가동 선창초등학교 인근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순찰차를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교 5학년 B군을 들이받았다.

사고 발생 1분 전, A경위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주행 중인 이륜차를 발견해 단속에 나서던 찰나였다.

40대 이륜차 운전자가 교차로 신호를 위반하며 지나쳤고, A경위 역시 신호등이 빨간불인 것을 확인했지만, 단속을 위해 감속을 하지 않은 채 교차로에 진입했다. 그사이 신호등 초록불을 보고 초교생 B군이 횡단보도를 건넜고, 편도 3차로 중 2차로 위 횡단보도에서 A경위의 순찰차에 치였다.

사고 직후 A경위는 인근 지역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한 뒤 B군을 병원까지 이송했다. B군은 허벅지 등에 타박상과 찰과상 등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전을 받은 다른 경찰관은 이륜차 운전자를 붙잡아 헬멧 미착용 2만원, 신호위반 4만원 등 범칙금 6만원을 부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신가동 선창초등학교 인근 교차로 노면에 어린이보호구역이 표시돼 있다. 지난 5일 해당 교차로에서 이륜차를 추격하던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경위가 순찰차를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초등학교 5학년생을 들이받았다.2021.1.11/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사고 발생 1주일이 지났지만 사고지점이 어린이보호구역인지에 대해 지자체는 물론 경찰청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신가동 선창초등학교에서 170m가량 떨어진 횡단보도로, 횡단보도에 진입하기 30m 전 제한속도 50㎞와 '어린이보호구역'을 알리는 글씨가 노면에 표시돼 있다.

그러나 노면 표기와는 다르게 광주시와 광산구청, 광주경찰청에서 관리하는 관할 내 어린이보호구역 리스트인 관리카드에는 해당 교차로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등재돼 있지 않다.

이 구역이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뒤 해제된 것인지, 지정은 됐지만 관리카드에서 누락이 된 것인지, 애초에 지정되지 않은 곳에 노면 표기를 잘못한 것인지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광주시와 광산구의 공식 입장이다.

다만 포털사이트 로드뷰를 통해 지난 2008년에서 2010년 사이 해당 구역에 어린이보호구역 노면표시가 생겼다는 것만 파악하고 있다.

광산구는 '관리카드에는 어린이보호구역에 등재돼 있지 않다. 어린이보호구역인지는 알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광산서에 전달했다.

이 때문에 입건과 내부 징계를 담당하는 경찰도 혐의 적용을 두고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여부에 따라 A경위에 대한 혐의 적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찰은 어린이보호구역일 경우 A경위에 대해 민식이법을 적용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단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혐의로 입건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긴급차량이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유발시 긴급 상황임을 참작, 형을 감경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적용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2월9일 긴급자동차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킬 경우, 긴급활동 상황을 참작해 형을 감경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같은달 31일 정부로 이송됐다.

하지만 해당 개정안은 어린이보호구역에 한해서 법적용이 이뤄지며, 아직 공표되지 않아 A경위의 경우 형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도로교통법 제158조2항에 따라 경찰차와 소방차 등 긴급차량이 긴급한 용도로 운행하는 중에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시급성과 불가피성을 정상 참작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그러나 A경위는 어린이보호구역을 알리는 노면표시를 확인했음에도 감속하지 않았고, 이륜차의 헬멧 미착용이라는 경미한 단속 중 발생한 사고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상 참작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실적을 위한 경찰의 무리한 교통단속이 사고를 유발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스쿨존 안내가 있음에도 강력범죄자도 아닌 헬멧 미착용이라는 단순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면서 경찰이 너무 무리했다는 지적이다.

A경위에 대한 내부 징계는 정확한 사건 조사 이후 진행할 예정이다.

광산경찰서 관계자는 "공무집행 중에 발생한 사건이지만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항도 명백해 법적인 처벌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다만 내부 징계에 대해서는 정상 참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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