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빨’ 받으면 아이 빨리 잘 낳을까? 안타깝게도 ‘복불복’ 
‘내진빨’ 받으면 아이 빨리 잘 낳을까? 안타깝게도 ‘복불복’ 
  • 칼럼니스트 이하연
  • 승인 2021.01.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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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분만 사이, 이게 가장 궁금했어!] 임신 막달, '내진'의 모든 것

임신 막달이 되면 몸은 무겁고 빨리 출산하고 싶다. 그런데 가진통도 이슬도 없다. 이럴 때 내진으로 자극을 받으면 빨리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이른바 ‘내진빨’은 모든 산모에게 통할까? 내진의 모든 것을 알아보자.

"아휴 힘들어, 빨리 낳고 싶다! '내진빨'이라도 받으면 진통이 좀 빨리 올까?" ⓒ베이비뉴스
"아휴 힘들어, 빨리 낳고 싶다! '내진빨'이라도 받으면 진통이 좀 빨리 올까?" ⓒ베이비뉴스

◇ 임신 막달 내진 검사와 출산 중 내진은 좀 다르다 

우선 내진은 크게 임신 막달에 받는 내진과 출산 중에 받는 내진으로 나눈다. 임신 37주나 38주가 되면 첫 내진을 받게 되는데 이때 자궁 경부가 부드러워졌는지 아기가 골반 아래로 잘 내려왔는지 등을 내진으로 알 수 있다. 

만약 출산예정일이 다 됐는데도, 자연진통이 전혀 없으면 의료진은 이전과 다른 강도의 내진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는 질과 자궁경부를 강하게 자극해서 진통이 일어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자극을 주는 내진은 이전에 받은 내진보다 아프다. 하지만 임신 막달에 자궁경부를 확인하는 정도로 받는 내진은 불편할 뿐 거의 아프지 않다. 반면 진통 중 받는 내진은 대체로 아프다. 출산 중에 시행하는 내진은 진통이 올 때 하기 때문이다. 진통으로 산모의 몸이 긴장된 상태인 데다 조금만 자극을 줘도 더 아프게 느껴진다.

출산 중 내진의 목적은 자궁문이 열린 정도와 부드러워진 정도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아기가 얼마나 산도를 내려왔는지를 파악해서 출산 진행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서다. 만약 산모의 진통이 멈췄거나 여러 이유로 촉진해야 한다는 판단이 들면 의료진은 좀 더 강한 내진을 시행한다. 

“진통 더 잘 오게 자극 좀 줄게요.”

”빨리 출산할 수 있게 제가 도와드릴게요.”

이런 말로 산모에게 예고한 후 내진으로 자극한다. 이때 산모들은? 너무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나는 둘째를 낳을 때, 진통을 촉진하는 내진을 받아봤다. 원래 진통이란 밀려오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데, 내진으로 자극을 주니 진통은 사라지지 않고 최대치가 계속 유지됐다. 마치 배 안쪽을 누군가 휘젓는 느낌이었다. 그런 과정이 산모에겐 괴롭고 힘든 일이지만 진통 시간을 줄여주고 빨리 출산을 끝내는 방법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임신 막달 첫 내진을 받는 산모들은 긴장하거나 아플까 봐 걱정할 건 없다. 조금 불편할 뿐이니 안심해도 된다. 출산 진통 중 내진 역시 산모마다 차이가 있다.

진통이 너무 아파서 내진이 아픈지도 몰랐다는 산모가 있는가 하면, 내진 덕분에 출산 진행이 빨랐다는 사람도 있고, 그냥 내진 자체만으로도 너무 아팠다는 산모도 있다. 그러니 미리 걱정하지 말고 남은 기간 이완 연습을 수시로 하는 게 나중에 내진 받을 때에도 도움이 된다. 

◇ 자연진통 기다린다면 내진보다 '부부관계' 추천 

“내진빨이라도 받고 싶은데, 의사 선생님이 내진을 안 해주세요.”

이런 글이 종종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다. 그렇다. 임신 막달이라고 무조건 다 내진하는 게 아니다. 산모에게 진통이 없고, 출산예정일 이전이라면 특별히 내진을 안 하는 경우도 있다. 내진 여부는 의료진마다 차이가 있다. 특히 자연주의 출산이라면 출산 전 내진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첫째아이 출산 시 진행이 빨랐던 경험이 있는 경산모거나, 조산기가 있는 산모는 내진으로 자극하지 않는다. 출산 전 내진은 진통을 부르는 ‘방아쇠’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편 유럽이나 캐나다, 호주의 출산환경은 한국과 사뭇 다르다. 자연주의 출산에 가깝다 보니 임신 막달이라고 해도 매주 병원에 가서 초음파를 보지도 않고, 내진도 안 한다. 진통이 온 후 필요할 때만 내진을 한다.

그렇다면 내진 받은 후 출산은 언제 할까? 진통은 언제쯤 올까? 하지만 내진 받았다고 무조건 진통이 온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내진은 자궁경부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진통이 오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진통을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강하게 내진했다면 수일 후 진통이 오기도 한다. 

나는 자연진통을 기다리는 임신 막달 산모에게 부부관계를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권한다. 이른바 ‘내진빨’이란 자궁경부에 자극을 주며 자궁수축을 일으키는 것이니, 부부관계는 더없이 좋은 출산 촉진의 역할을 한다. 또, 부부관계는 내진과 달리 산모가 충분히 이완한 상태에 이를 수 있으니 호르몬 분비도 활발히 한다는 장점이 있다.

캐나다에 사는 어느 산모는 출산예정일까지 가진통조차 없었고, 이슬도 비치지 않았다. 그의 주치의는 유도분만 날짜를 알려주며 그전에 부부관계를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했단다. 산모는 임신 40주 3일 만에 진통을 느꼈고 유도분만이 아닌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았다.

◇ 아이와 산모의 몸이 준비됐을 때, 그때 출산이 시작된다 

임신 막달 내진을 받고 나면 내진혈이 나온다. 그런데 내진혈이 무조건 나오는 건 아니다. 내진혈이 나오는 것은 코피와 흡사한 이유다. 태아에게 보내는 혈류의 양이 증가하면서 혈관이 확장하는 것이다. 내진 과정에서 충혈된 모세혈관이 터져 피가 나오는 것을 내진혈이라고 한다. 내진혈은 일시적으로 나올 뿐 진통이 오는 것과는 별개다. 

37주 5일에 내진하고 자궁문이 1cm 열려있던 산모는 병원에서 자연진통을 기다려보자는 말을 들었다. 내진도 했고 자궁문이 1cm 열려있다는 말을 들어서 출산이 앞당겨질거라고 생각했지만 1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초산모에게는 자궁문이 꽉 닫혀있다는 말보다 1cm정도 열려있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된다. 그리고 빨리 아이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조차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아기는 때가 와야 태어나고, 산모의 몸이 준비가 돼야 출산이 시작된다. 산모들의 기대와 달리 임신 막달 내진빨은 그야말로 ‘복불복’이다.

내진 받을 때 산모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바로 "힘 푸세요"다.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다리는 세운 자세로 내진을 받는데, 이때 하체에 힘을 풀어야 한다. 엉덩이는 바닥에 툭 떨구고, 다리를 오므려 힘을 주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자궁근육이 수축하는 진통 중 산모 스스로 그걸 의식하기 쉽지 않다. 다만 출산 진행이 원활하다면, 내진을 강하게 할 일도 없으니, 내진 받을 때 힘만 잘 풀면 된다.

이완 연습은 임신 중 수시로 하는 수밖에 없다. 골반뿐만 아니라 미간, 턱, 어깨 등의 근육을 차례차례 이완하면서 힘을 풀어주는 연습을 반복하면 출산할 때 한결 수월하게 진통을 잘 보낼 수 있다. 

임신주수를 채우면 아기가 더 커질까 봐 걱정이어서, 몸이 점점 무거워져 빨리 낳고 싶은 마음이라면, 우선 진통이 잘 오는 일을 해야 하고, 진통을 잘 견딜 수 있는 일들부터 해야 한다.

내진뿐만 아니라 임신 막달 가슴마사지, 부부관계, 매운 음식 먹기 등은 진통을 촉진한다. 산모의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스쿼트, 골반저근 강화에 좋은 케겔 운동은 출산을 수월하게 해줄 것이다. 막연하게 진통을 기다리는 것보다 뭐라도 하는 게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출산에 훨씬 더 도움이 되는 걸 기억 하자. 

*칼럼니스트 이하연은 대한민국 출산문화와 인식을 바꾸고자 자연주의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출산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지아’에 다양한 출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많은 산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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