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들, 어린이집 교사 급여 페이백 제발 멈춰주세요”
“원장님들, 어린이집 교사 급여 페이백 제발 멈춰주세요”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1.02.18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 어린이집 ‘코로나 페이백’ 1년, 사례발표 및 엄벌촉구 기자회견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18일 오전 11시, 서울시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어린이집 코로나 페이백 1년, 사례발표 및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18일 오전 11시, 서울시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어린이집 코로나 페이백 1년, 사례발표 및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페이백(현금으로 되돌려 받기)은 개인적이고 자발적인 돈거래가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근로기준법 위반이고 곧 시행될 개정 영유아보육법 위반이고, 국고 유용입니다. 앞으로 페이백하는 원장님들 페이백하시면 조사받고 수사받고 돈도 돌려줘야 합니다. 심각한 반사회적 범죄인 페이백, 이제 그만 멈추십시오.” (함미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

18일 오전 11시, 서울시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어린이집 코로나 페이백 1년, 사례발표 및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페이백하는 원장은 조사받고 처벌받고 돈도 돌려줘야 한다’는 선례가 제대로 세워지고 경각심을 주기 위함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2월 27일 전국 어린이집에 휴원과 긴급보육 실시를 명령했다. 이후 긴급보육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등원아동 수가 줄더라도 출석인정특례를 통해 보육료 등 예산을 100% 지급하겠으니 보육교사가 단축근무를 하는 경우에도 임금은 정상 지급하라는 지침을 전국 어린이집들에 여러 차례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긴급보육이 시작되자마자 보육지부에는 어린이집 원장이 임금삭감을 시도한다는 교사들의 제보를 무더기로 받았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일방적으로 단축근무를 시키고 단축된 근무일이나 시간에 대해 무급처리하거나 연차소진을 시킨다는 내용이었다.

보육지부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20.4.1~6.) 결과 민간‧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 1016명 중 13%(131명)가 코로나19 긴급보육 실시 직후인 2월분 임금과 3월분 임금에 대해 페이백을 당했다고 응답했으며 강요를 당한 경험 포함 시 응답자는 38%(389명)에 달했다. 당시 보육지부는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의 ‘엄정 조치’ 공식 입장을 끌어냈다. 당사자 동의를 거친 일부 제보 사례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 신고해 현재 조사와 수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관련기사: '코로나 때문에' 보육교사 8명 중 1명 급여 반납 강요받아)

그 후 10개월 만에 ‘페이백 기자회견, 그 이후’를 궁금해하는 보육교사를 위해 보육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페이백’ 대응 경과 및 A 원장 사례를 발표하고 ▲A 원장 사례에 대해 사전 취합한 현장 보육교사들의 반응을 소개하며 ▲앞으로 페이백은 근로기준법 위반죄 및 개정 영유아보육법(21.6.30. 시행) 위반죄로 엄중 처분·처벌돼야 한다고 밝혔다.

◇ “A 씨는 8시간 30분 일했는데 30분에 대한 페이백을 요구했다”

경기도 화성시의 한 어린이집 원장 A 씨로부터 7개월간 페이백 당한 피해교사 B 씨가 참석해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경기도 화성시의 한 어린이집 원장 A 씨로부터 7개월간 페이백 당한 피해교사 B 씨가 참석해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기도 화성시의 한 어린이집 원장 A 씨로부터 7개월간 페이백당한 피해교사 B 씨가 참석해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B 씨에 따르면, 원장 A 씨가 자신을 포함해 세 명의 교사로부터 3월부터 9월까지 1100만 원을 페이백 했다.  

B 씨는 지난해 3월 초 해당 어린이집에 입사했다. 첫 출근 날, A 씨로부터 단축근무와 페이백을 강요받았다. B 씨는 “하루 8시간 근무에 최저임금 월급을 책정해두고는 휴게시간 1시간을 포함해 하루 9시간 근무를 당연시 여겼다. 아이들이 조기 하원 해 2~30분 일찍 퇴근하는 날에는 8시간 30분 일했음에도 30분에 대한 페이백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페이백 문제와 더불어 1시간 법으로 보장된 휴게시간마저도 무급노동시간으로 본 것이다. B 씨는 “원장들 사이 암암리 공유되는 ‘페이백 계산법’에도 근무시간을 9시간으로 적용한다”고 지적했다.

화성시는 원장 A 씨의 페이백 행위를 꼼꼼하게 확인해 원장 개인이 챙긴 페이백 금액을 원 통장에 돌려놓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페이백 피해교사 세 명은 빼앗긴 임금을 돌려받기 위해 고용노동청의 조사를 받았다. 조사과정에서 B 씨는 원장의 허위진술에 마음고생도 많았다. “원장 측은 교사가 자발적으로 페이백한 것이다. 퇴사하지 않고 출근한 것이 ‘묵시적 동의’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는 것.

또 원장은 B 씨의 동료교사에 대해 “페이백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돌려줄 돈이 없다’, ‘차라리 벌금을 내는 게 더 싸다’, ‘그러니 법대로 하자’는 발언도 서슴없이 했다”면서 “동료교사와 결국 버티다 못해 퇴사했다”고 털어놨다.

B 씨는 권리를 되찾는 과정이 힘들지만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추고, 외면하고, 억지로 버티지 말고, 힘들수록 더욱더 바로 잡고 알려내야 한다"면서 “현장에 당연시 되는 잘못들도 여러 선례가 쌓이면 반드시 바로 잡힐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A 원장은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페이백뿐만 아니라 2500만 원이 넘는 보육료와 보조금 부정수급에 적발돼 화성시로부터 어린이집 폐쇄와 원장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처분에 불복해 최근 재심을 청구한 상황. 페이백과 관련해서는, 고용노동청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됐고 피의자 조사단계다. 
 
◇ “보육교사에게 페이백 요구한다면…임금체불에 해당”

이종희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임금을 지급했다가 다시 돌려받는 것, 즉 페이백은 전체적으로 보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과 같아 임금체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종희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임금을 지급했다가 다시 돌려받는 것, 즉 페이백은 전체적으로 보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과 같아 임금체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단축근무 이후 페이백 요구,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이종희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임금을 지급했다가 다시 돌려받는 것, 즉 페이백은 전체적으로 보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과 같아 임금체불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종희 변호사는 “원장이 보육교사에게 페이백을 요구한다면, 임금을 체불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에 의해 형사처벌(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면서 “보육교사는 체불임금에 대해 민사상 청구권도 가지고 있고, 고용관계 유지 등을 조건으로 페이백을 요구했다면 형법 제 350조의 공갈죄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6월 30일부터 적용되는 개정 영유아보육법에서는 어린이집 회계에 속하는 재산을 보육 목적 외로 부정하게 사용한 것이라면 기관보육료, 정부지원 보육료, 부모부담 보육료와 그 밖의 필요경비 등 일정한 제재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추가됐다. 그동안 보건복지부가 종전 영유아보육법으로는 페이백에 대해 처분과 처벌이 어렵다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오자, 국회가 이를 개선하고자 법을 바꾼 것.

따라서 개정 영유아보육법이 시행되면, 보육교사 인건비 페이백에 대해 비용 및 보조금 반환명령(개정 영유아보육법 제40조), 보호자를 대신한 보육비용 지원액 환수(제40조의2), 어린이집 운영정지·폐쇄(제45조), 어린이집 원장의 자격정지(제46조), 위반사실의 공표(제49조의3), 형사처벌(제54조)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이종희 변호사는 페이백을 요구받는 보육교사의 대응방안에 대해 조언했다. “원장의 단축근무, 휴직명령 등과 그에 따른 페이백 요구에 단호히 거절하고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입증자료를 모아두라”고 말했다.

“특히 단축근무와 페이백에 대해 원장과 교사가 상호 공모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 부정수급받은 것에 해당할 수 있어 교사도 공범으로 처벌될 여지가 있다. 동의한 것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페이백을 요구받으면, “임금체불로 관할 지방노동청에 진정·고소할 수 있다. 별개로 돌려준 임금에 대해선 민사상 청구도 할 수 있다”면서 “개정 영유아보육법 시행 이후에는 보건복지부, 관할 지자체에 보육목적 외 부정사용을 신고해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행정상의 처분도 받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육지부는 온라인 통해 A 원장 사례에 관해 지난 13일부터 5일간 보육교사들의 목소리를 모아 소개했다. “원장들은 ‘부정수급 못하면 바보’라는 얘기를 밥 먹듯이 합니다. 솜방망이 처블은 이제 그만!”, “페이백은 절대 자발적일 수가 없습니다”, “보육료는 원장 쌈짓돈이 아닙니다”, “여태 충분히 너그러우셨습니다. 이번엔 모두의 눈이 보고 있습니다. 공정하게 해주세요”, “용기 내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대단합니다. 여러분들 용기가 보육현장을 더 발전시킵니다” 등 원장에 대한 처분, 처벌 강화에 대한 바람과 해당 교사에 대한 응원이 담겨 있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8길 111 우명빌딩 2~4층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일 : 2010-08-20
  • 일반주간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10138
  • 등록일 : 2011-01-11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 (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Copyright © 2021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