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주도할 창의 융합 능력을 갖춘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창의 융합 능력은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능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창의 융합 능력이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한 후 기본 정보와 융합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세상을 바꾼 혁신 제품들만 보더라도 기존의 아이디어를 융합하는 수많은 시도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예컨대, 스마트폰은 기존에 있던 ‘전화기+인터넷+MP3+녹음기+카메라’ 기능이 합쳐져서 탄생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창의 융합 능력은 기존 지식과 동떨어진 새로운 것만이 아닌 자신이 아는 지식과 새로운 자식을 융합하는 활동을 통해 기를 수 있다.
창의 융합 능력 향상을 위한 대표 활동에는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가 있다. 대상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해한 후 주어진 정보를 분류하고 조직하는 것은 창의 융합 능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7세 이하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오감을 통한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는 창의적 사고의 가장 기초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아이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현상을 두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딘가에서 오토바이 시동 거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냥 지나치기보다는 ‘방금 이 소리, 어떤 소리와 비슷하지 않아?’라고 질문해보자. 그럼 아이는 주의 깊게 살핀 후 ‘아빠 코 고는 소리랑 비슷해’라고 표현할 것이다. 모래 놀이를 할 때도 놀이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모래를 만지니까 엄마는 이거랑 비슷한 것 같은데?’라고 하면서 아이가 모래를 만졌을 때 느꼈던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럼 아이는 ‘이 모래는 소금이랑 비슷하고, 이 모래는 설탕이랑 느낌이 비슷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 다음 각각의 모래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후차적으로 질문하여 차이점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거품 목욕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거품으로 장난을 치다가도 거품과 비슷한 것이 무엇인지 대답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구름 같아’, ‘솜사탕 같아’라고 말을 할 것이고, ‘그럼 거품이랑 구름은 뭐가 다를까’라고 하면 ‘구름은 손으로 만질 수 없지만, 거품은 만질 수 있어’라고 표현할 것이다. 도서관을 찾았을 때도 함께 책을 읽고 난 후 아이에게 책의 냄새를 물어보자. 아이는 ‘엄마가 매일 마시는 커피 냄새와 비슷해’라고 표현할 것이다. 지금까지 제시한 것들은 하나의 예시에 지나지 않지만,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 아이는 모든 사물에 대한 이치를 종합적으로 유추해 정리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아이와 함께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 놀이를 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난이도를 낮춰 동일한 범주의 대상을 놓고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찾는다. 예를 들어 ‘수박’과 ‘사과’, ‘자전거’와 ‘자동차’,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두고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 놀이를 한다. 처음부터 ‘바다’와 ‘거울’과 같이 전혀 다른 범주의 대상을 놓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으라고 하면 아이는 거부감을 가져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난이도가 낮은 동일한 범주로 시작하여 다른 범주로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는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아이의 창의 융합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입력(input)’ 과정과 더불어 아이가 보고, 듣고, 느끼고, 관찰한 것을 서로 연결 짓고 ‘출력(output)’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랬을 때 아이는 스스로 학습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신선한 시각과 상상력을 동원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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