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개인별 건강피해 개별심사 추진…반면 피해자 의견은?
가습기살균제 개인별 건강피해 개별심사 추진…반면 피해자 의견은?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04.02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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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개별심사에 대해 피해자들은 '불만족' 표시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단체, 환경부 규탄 및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단체, 환경부 규탄 및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환경부(장관 한정애)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2020년 9월 25일 시행, 이하 개정법)에 따른 세부준비(실무안내서 등) 절차를 끝내고, 전체적인 피해자의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개인별 건강피해 평가(이하 개별심사)’를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개정법에 따른 구제급여 지급결정을 위한 심사는 건강보험공단 정보(DB)를 이용해서 프로그램으로 심사하는 신속심사와 의무기록등 다양한 자료를 이용해서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조사판정전문위원회(주로 의사)가 검토하는 개별심사로 구별된다.

신속심사 대상은 가습기살균제 노출 후 신규 발생한 ▲간질성폐질환 ▲천식 ▲폐렴이고, 개별심사 대상은 질환을 특정하지 않고 후유증을 포함한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고려한다.

환경부는 그간 ‘개정법’ 시행 이후 신속심사에 집중했으며, 이에 따라 그간 ‘종전법’에서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아직 피해 판정을 받지 못한 사람들 중에서 1191명을 매달 피해구제위원회를 개최해서 신속하게 피해자로 인정했다.

환경부는 이와 동시에 개별심사를 위한 세부기준을 제20차 피해구제위원회(2020년 10월)에서부터 마련해서 공식밴드와 피해지원종합포털에 공개해왔다.

또한, 판정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개별심사기관(이하 조사판정전문기관) 간 주기적인 공동연수를 지난해 12월부터 총 8회 개최해서 자료정리양식, 면담 내용 등에 대한 실무안내서를 마련했고, 개별심사를 시범 수행해서 세부 행정절차 등을 조율했다.

이에 2일부터 국립중앙의료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아상병원, 가천대길병원, 강원대병원, 전북대병원, 순천향대 구미병원 등 7개 조사판정전문기관에서부터 개별심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개별심사 대상은 기존에 피해자로 불인정되거나 아직 판정받지 못한 신청자, 피해인정은 받았으나 피해등급을 받지 못한 피해자 등 5600여 명이 대상이다. 신규 신청자, 기존 피해 인정자 중 개정법에 따라 재판정을 원하는 피해자가 있으면 대상은 증가할 수 있다. 심사기간은 2022년 하반기까지 심사를 완료할 예정이며, 조사판정전문기관을 추가로 지정해서 심사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심사 순서가 된 구제급여 신청자 또는 피해자는 담당조사판정전문기관(병원)에서 연락이 가면, 의견진술 방법과 시기를 정해서 해당 기관에서 사전검토를 받게 된다. 그 후 조사판정전문위원회, 피해구제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결과를 통지받게 된다.

개별심사 결과는 피해인정 여부, 피해등급, 판정 이유 등이 상세하게 기술된 ‘평가 결과서’로 신청자에게 송부하며, 피해자로 인정받을 경우 ‘건강피해자 증명서’, 구제급여 수급에 관한 안내서 등이 함께 동봉될 예정이다.

박용규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그간 한정된 질환만 심사했으며, 심사 결과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점을 지적받았다”며, “폭넓은 심사와 상세한 결과 설명으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겠으며, 심사속도를 높여 피해자들이 더 신속하게 판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5600여 명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개별심사, 가능한 것인가?”

한편, 이광희 가습기살균제 아이피해자모임 공동대표는 환경부의 ‘개별심사’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개별심사로 5600여 명의 피해자를 판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이광희 공동대표는 “우선 피해자들 중에 아이들과 연세가 많으신 분들에게는 개별심사와 신속심사 필요한 서류까지 설명해주는데 2시간 넘게 걸렸다”며 “한 명을 인증심사 하는데 12명의 구제위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구제위원회는 한달에 한 번 열린다. 원래는 분기마다 한 번씩 열렸는데 지난해 9월 25일부터 한달에 한 번 열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구제위원회에서 피해자 인증심사를 10명씩 해도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5600명을 다 심사할 수 있을까”라며 반문했다.

이광희 공동대표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줌(Zoom)으로 진행됐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비대면 간담회’의 내용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이 공동대표는 “현재 피해인증을 받을 사람이 사망하면 1억 원을 가족들에게 준다. 그런데 간담회에서 ‘유족위로금과 개별기준 돈이 동일하다’고 발표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먼저 피해구제를 하고 치료를 받아 죽지 않게 해야지 죽고 나서 주는 돈이 무슨 소용이냐.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돈을 달라”고 주장했다.

또한 “간담회에서 사전질의에 질문을 올렸지만, 환경부는 먼저 정해놓은 정책을 읽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환경부가 만든 밴드도 통보만 있을 뿐이다. 피해자들의 의견을 듣는 통로는 어떤 곳에도 없다”며 “환경부는 올해 1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 대표 모임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서 피해자들의 개인적 민원은 국민 신문고에 올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하지만 국민신문고 답변은 원론적인 것 뿐”이라며 “환경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구제 정책은 피해자 의견을 배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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