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한부모 가정? 미디어가 만들고, 조장하고 있다"
"불행한 한부모 가정? 미디어가 만들고, 조장하고 있다"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04.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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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토론회] 미·비·한 차별잇수다, 대중매체 속 한국사회 가족 지형 모니터링 결과 보고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26일 오후 4시 한국한부모연합은 '미·비·한 차별잇수다, 대중매체 속 한국사회 가족 지형 모니터링 결과 보고'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한부모연합
26일 오후 4시 한국한부모연합은 '미·비·한 차별잇수다, 대중매체 속 한국사회 가족 지형 모니터링 결과 보고'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한부모연합

TV 속 드라마, 영화 등 각종 영상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의 모습이 등장한다. 혼자사는 사람, 부부, 자녀를 키우는 부부, 이혼부부 그리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부모의 모습 등이다. 51년 전인 1970년대에는 1인가구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하니, 미디어 속 가정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변했는지 보여주는 창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사는 가정형태를 ‘건강한 가정’이라고 생각하는 개념이다.

26일 오후 4시 한국한부모연합은 ‘미·비·한 차별잇수다, 대중매체 속 한국사회 가족 지형 모니터링 결과 보고,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줌으로 생중계됐으며, 이와 동시에 한국한부모연합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한국한부모연합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미·비·한 차별잇수다’는 미혼·비혼·한부모 가정이 겪는 사회적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비한 것은 작은 것을 의미하지만, 당사자들이 느끼는 차별은 결코 적지 않다. 오진방 한국한부모연합 사무국장은 “모니터링 사업의 가제는 ‘건강가정기본법’에서 ‘건강’이라는 단어가 빠지고 모든 가정이 배제되지 않는 것이다. 방송에서는 한부모가정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짙고, 사유리 씨의 예능출연을 반대하는 단체도 많다. 한부모를 비롯한 미혼 또는 비혼가족이 드라마나 언론에 부정적 묘사 부분은 방송통신위원회에 권고요청을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사회의 변화를 촉구했다.

◇ 포털 뉴스 알고리즘 시스템, ‘한부모가정 단편적인 모습만’

정소라 연구원은 "아빠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무조건 불쌍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부모가족연합
정소라 연구원은 "아빠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무조건 불쌍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부모가족연합

뉴스에서 말하는 ‘한부모가정’은 어떤 모습일까. 정소라 젠더문화연구소 연구원은 포털사이트가 뉴스를 선택해서 보여주는 알고리즘이 한부모가정의 단편적인 모습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정소라 연구원은 “포털은 인공지능으로 관심기사를 추천한다. 알고리즘 추천은 ‘클릭했던 기사’와 ‘나이, 성별이 비슷한 사람들이 본 기사’로 분류된다. 결국 한부모가정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하지만, 남들은 알 수가 없다. 포털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나의 세상과 다른 사람의 세상이 달라지게 되는 요인이 된다”고 포털 알고리즘 시스템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또한, 빅카인즈(BIG KINDS)에 등록된 54개 언론사의 올해 1월 1일부터 4월 20까지 ‘한부모’ 기사 검색결색 결과는 5080건이었다. 정소라 연구원은 “명절이 있는 9월에 한부모 관련 기사가 많다. 명절인데 모이지 못하는 가족, 소외된 이웃 기사 등으로 한부모가정의 엄마를 ‘비정상’ 엄마로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유리 씨 같은 경우도 기사에서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비혼출산은 비정상이라고 말한다”며 “아동학대 기사에서는 미혼모가정이면 당연히 스트레스로 아이를 학대했을 거라고 여긴다. 엄마가 미혼모면 아동학대에 다른 이유가 없다. 아이의 아버지를 물어보는 기사는 없고,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기사가 많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소라 연구원은 “사유리 씨는 자기의 삶에 시어머니가 없어 좋다고 말했다. 아이 아빠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무조건 불쌍한 것인가? '모두 각자의 선택으로 삶은 의미가 있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며 언론이 견지해야 할 보도 방향을 제시했다.

◇ 드라마, “대가족을 이뤄야 행복한 듯 삶을 묘사”

권희정 작가는 KBS 드라마인 '한번 다녀왔습니다'(아래)와 '동백꽃 필 무렵'(위)을 분석했다. ⓒKBS
권희정 작가는 KBS 드라마인 '한번 다녀왔습니다'(아래)와 '동백꽃 필 무렵'(위)을 분석했다. ⓒKBS

「미혼모의 탄생」(안토니아스)의 저자인 권희정 작가는 KBS 인기드라마였던 ‘한번 다녀왔습니다’와 ‘동백꽃 필 무렵’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권희정 작가는 ‘한번 다녀왔습니다’는 스토리 전개 방식이 ▲대가족 형태인 장옥분과 1인 가정 최윤정- 대가족은 행복하고 1인 가구는 외로움, 알코올성 치매 걸림 ▲자녀 이혼으로 인한 갈등은 재결합으로 화해 ▲김밥집은 섹시코드로 장사, 시장 여성상인회는 꾸미지 않아서 장사 안됨 등 양가적인 방식이다.

권희정 작가는 “이 드라마에서는 대가족과 1인가족을 비교한다. 대가족은 무조건 행복해지기 때문에, 부모와 이혼한 자녀가 같이 볼 때 불편한 장면이 많다”며 “이 드라마는 가부장 사회가 원하는 여성상이 들어가 있다. 대놓고 차별하는 게 아니라 웃음, 평화 속의 차별이 더 무서운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동백꽃 필 무렵’은 ‘한번 다녀왔습니다’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드라마 주인공인 동백이는 ▲단란주점에서 일하지만 노동하는 여성 ▲이혼가정이지만 공동 양육 필요성 강조 ▲동백이 며느리가 아닌 스스로의 행복을 찾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양육비에 관해서는 두 드라마 모두 비현실적인 언급을 한다. ‘한번 다녀왔습니다’에서는 “나 양육비 받잖아. 그런거 그 남자가 군소리 없이 잘 보내주거든”이라는 대사가 있고,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양육비 받으라 동백 설득하는 장면) 꼴랑 돈 몇 푼에 내 새끼한테 숟가락 얹기 싫다”는 대사가 있었다.

드라마에서는 양육비 받는 것이 매우 쉽고, 자존심 상하는 일처럼 표현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지금도 양육비 받는 한부모가정이 매우 드물어서 드라마가 현실을 왜곡한 결과가 됐다.

권희정 작가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30조(양성평등)에는 양성을 균형 있고 평등하게, 성차별적 표현을 하면 안된다고 나와 있다”며 “가족을 형태나 역할이 아니라 관계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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