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집에서 혼자 줌으로 수업을 들을 때면 가끔 진지하게 '학교 가는 게 행복했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공부하고 싶다. 자유학년제를 기대했는데 재능, 꿈, 체험활동 등 아무것도 못 해서 우울하고 슬프다."(설문조사 응답자 자유 의견 중)
아동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어도 학교에 나와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줌이나 구글 미트를 활용한 화상 수업에 만족한다는 아동은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후 감염 등 막연한 불안과 걱정도 늘었다.
실천교육교사모임(회장 한희정)이 어린이날을 맞아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초·중·고등학생 68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 후 경험의 차이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4일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있지만 학교에 나와 공부하고 싶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전체 87.1%에 달했다.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도 학교에 계속 나오고 싶다'는 응답은 71.5%였다.
'작년보다 등교 일수가 늘어나서 좋다'고 응답한 초등학생은 63.2%였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학교에 오는 것이 좋다'는 질문에는 초등학생 82.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학교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공부할 때 공부가 더 잘된다는 의견도 초등학생에선 67%로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 중고등학생은 55.3%가 긍정했으며, 중고등학생의 20.4%는 코로나19 유행 속 재개한 등교수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 중고등학생, 불규칙한 생활·가족보단 혼자 스마트폰 시간↑
한편 코로나19로 등교일수가 줄면서 초등학생보다 중고등학생이 불규칙한 생활에 더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대답한 초등학생은 9.3%에 불과했으나, 중고등학생에서는 24.2%였다.
초등학생의 72.8%는 점심을 매일 먹지만, 중고등학생은 57.5%만이 매일 점심을 먹는다고 응답했다. '학교에 오면 점심 급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는 응답은 초등학생(36%)보다 중고등학생(44.7%)에서 높게 나타났다.
초등학생 56.4%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으나, 중고등학생은 47.8%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반대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증가해(초등학생 41.4%, 중고등학생 53.1%) 중고등학생에게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상수업에 대한 만족도는 어떨까? 줌(Zoom)이나 구글 미트(Meet) 등 화상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에 만족한 아동은 전체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19.8%). 초등학생 24%, 중고등학생 37.7%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공부가 더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학원 등의 학습량이 증가했냐는 질문에는 전체 24.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 "중고등학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 부족…원격수업 일방적 강요했던 건 아닌지"
이번 조사에선 코로나19 유행 이후 아동들이 감염 우려 등 걱정과 고민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 51.5%가 '코로나19 이후 걱정이 늘었다'며 '학교에 가고 싶으면서도, 감염병 우려에 고민이 깊어진다'고 대답했다.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코로나19이후 초등학생 돌봄에 대한 관심에 비해, 중고등학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실에서 교사와 친구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의미를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라며 "원격 화상수업에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음에도 일방적으로 강요했던 건 아닌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이와 같은 기초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원격수업 운영 및 학생들의 학습 및 정서 지원을 위한 실천 방향을 모색하고 정책적 변화를 모색하고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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