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정인아 사랑해, 영원히!”
“Jungin, we love you forever and ever!”
“우리의 천사, 이제부터 자유롭게 행복하게 날아라!”
SRT 수서역 3번 게이트 출입구 광고판에 해맑게 웃는 정인 양의 사진 위에 적힌 글귀다.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은 지난 1월 초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해외에 사는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광고비 2300만 원을 모아서 정인이의 죽음을 잊지 않겠다며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에 광고를 게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한 광고회사에서 정인이 추모광고를 무료로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베이비뉴스는 지난 3일 "잊지 말아야 할 이름 '정인이'" 지하철광고 누가 냈나 찾아봤더니…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에는 서울의 지하철역과 서울남부지방법원 앞 버스정류장 등 모두 400여 개의 광고를 의뢰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배문상 씨와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해외엄마들의 요청을 받아 정인이 광고가 지하철, 버스정류장 등에 송출되도록 하는 실무 역할을 했다.
이 기사가 송출된 후, 수서역 SRT 스마트 안전게이트에 광고를 운영하는 한 광고회사가 베이비뉴스로 전화를 걸어왔다. ‘정인이’ 추모 광고를 SRT 수서역 3번 게이트 출입구에 무료로 해주고 싶다는 것. 베이비뉴스는 곧바로 배 씨와 해당 회사를 연결해줬고, 기사가 나간지 나흘 만에 실제 정인이 추모광고가 실리게 됐다.
이 광고회사는 자신들의 회사 이름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도 했다.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정인양에 대한 추모의 마음으로 참여한 것이고, 해외 엄마들을 지지하기 위한 일이니 회사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었다. 정인이 추모광고는 지난 7일부터 시작됐으며, 앞으로 한 달 동안 송출될 예정이다.
배 씨는 “광고회사로부터 정인이 광고가 송출된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가 광고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면서 “영상을 촬영해 협회와 해외엄마들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배 씨는 “해외엄마들은 우리의 노력에 응답하는 선한 분이 나타나셨다고 기뻐했다. 너무 큰 감동을 받았고 좋은 사람은 반드시 좋은 보답과 복이 넘칠 것이라는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해 달라고 했다”면서 “국적은 달라도 협회에서 활동하는 한국엄마들과 해외엄마들의 마음이 하나 돼 ‘진심은 반드시 통한다’는 진리와 ‘모성애는 국경이 없다’는 숭고한 인류애를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 씨는 “제가 활동하는 협회의 엄마들은 아무런 힘도 없는 아이들의 엄마일 뿐”이라면서 “이런 엄마들이 하나 둘 모여 아이들이 학대받고 죽어가는 것을 막아보자고 활동했다. 그러나 너무 힘이 없어 수년 동안 외면당해 왔는데, 익명의 광고회사가 해외엄마들의 노력에 감동해 정인이 추모광고를 무료로 지원해 줬고, 오는 10월에도 추모광고를 약속해 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배 씨는 오는 14일 재판부 1심 최종선고와 관련해, “재판부는 이러한 민심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씨는 "해외엄마들은 정인이의 죽음이 잊히지 않고, 정인이 양부모인 장 씨와 안 씨가 같이 처벌받고 감형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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