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13일 성명서를 내고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 특별법이 발의된 지 100일이 다 돼 갈 때까지 제대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국회와 정부에 신속한 특별법 제정과 아동학대 근절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경기도 화성에서 2세 아동이 양부의 학대로 의식불명 상태다. 서울 양천에서 생후 16개월 아동이 입양 8개월 만에 보호자의 학대로 숨을 거둔 지 불과 7개월 만이다. 지난 2월 여·야 국회의원 139명이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막고자 「양천아동학대사망사건 등 진상조사 및 아동학대 근절대책 마련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아동학대 진상조사 특별법’)을 발의했다. 3일 후면 이 법이 발의된 지 100일. 그러나 해당 법안은 다른 사안에 밀려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
세이브더칠드런은 성명을 통해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한 토대를 정비하는 일이 현안으로 다뤄지지 않는 사이, 학대 피해 끝에 목숨을 잃은 아이들이 있다”며 법안이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이어 “8세가 되도록 출생등록이 되지 않아 자신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채로 학대 받다가 사망한 인천 사건,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상태로 바깥에 버려진 고양 사건, 6개월 동안 빈집에서 방치된 상태에서 사망에 이른 구미 사건 등 올해도 제 삶을 다 살아보지 못한 채 아이들은 죽음을 맞이했다”고 꼬집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알려지면서 국회와 정부는 급히 대책을 내놓고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화성의 2세 아동을 구하지 못했다”면서 “아동학대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고, 어디를 고쳐야하는지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대책은 아동학대를 근절시키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을 보여주었을 뿐”이라고 아동학대 진상조사 특별법 제정 촉구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제라도 중대한 아동학대 사망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통해 아동학대 업무를 맡고 있는 기관들이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했는지, 협력 과정에서 어떤 장애물이 있었는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아동의 의견은 어떻게 확인되고 반영되었는지, 아동의 보호 조치결정에는 어떤 요소들이 작용하였는지, 원가정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분리된 이후 아동과 가정에 대한 지원과 개입은 어떠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책은 진상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연결고리를 만들고, 필요한 곳에 사람과 자원을 충분히 배치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정책이 돼야 한다”며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를 계기로 아동보호 체계는 진정 아동 최선의 이익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도록 재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의 출생부터 양육, 입양과 분리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안 양육 결정과 수행 과정은 아동의 안전과 온전한 발달에 부합하도록 개선되어야 한다”면서 “국회와 정부는 조속히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 특별법을 제정해 아동학대 근절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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