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교육과 친목 나눔까지! '일석이조' 벼룩시장
용돈 교육과 친목 나눔까지! '일석이조' 벼룩시장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1.05.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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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벼룩시장 #나눔 #공동육아 #유아 #경제교육 #용돈카드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는 1년에 1~2번 벼룩시장이 열리곤 한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고, 올해도 몇 차례 연기가 됐지만 최근 마스크 쓰기와 거리 두기, 참여 인원 제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범위 안에서 조심스럽게 벼룩시장이 개최됐다. 가장 신이 난 이들은 아이들이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 작아진 옷 등을 구분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 와중에도 물건을 팔아 사고 싶은 목록을 생각하며 즐거워하고는 했다.

아직 네 돌인 우리 아이는 이제 막 숫자를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돈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돈이든 일이든) 어떤 형태로든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면, 아이의 눈높이에서 할 수 있는 가사일을 적은 카드를 만들어 그것을 해내면 카드 뒷면에 스티커를 붙여준다. 구체적으로 물고기 먹이 주기, 스스로 세수하기, 장난감 정리하기 등이다. 그리고 이 스티커는 하나에 100원, 500원, 1000원과 같이 액수를 대변하기 때문에 스티커로 모아진 용돈으로 간식이나 원하는 장난감 등을 살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직 너무 어린아이에게 지나치게 삭막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아닐까? 혹 아이가 돈과 같은 경제력에 더욱 집착하면 어쩌지? 이런 고민들을 했었다. 그러나 전문가에 따르면 유아의 경제 교육은 아이가 동전과 지폐의 차이만 구분할 수 있어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특히 자극적인 환경에 많이 노출되고 충동적인 경향도 더 높아진 요즘 아이들은 뒤늦게 잘못된 소비 패턴이 몸에 습관처럼 배이기 전에 가정에서 잡아준다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어쩌면 이러한 경제교육은 글자나 숫자 자체를 배우는 일보다 훨씬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 아이도 미약하지만 경제교육이라는 것을 시작해 보았다.

용돈 카드를 제작한지 어느덧 반 년. 이제 아이는 필요한 것이 생기면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 하려고 시도한다. 물론 속이 뻔히 보이는 아이의 꾀를 어디까지 받아줘야 할 것인지 고민되는 상황도 있어서 일부의 경우, 스티커 대신 칭찬이나 간식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는 가능하면 스티커를 무한정 남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액수에 대한 개념은 무지한 수준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랬던 것처럼 서서히 기다리면, 언젠가는 변화될 것이라고 믿으며 꾸준히 이어가는 중이다.

살아있는 경제 교육 현장! 동네 ‘벼룩시장’. 아이들과 함께 나누세요. ⓒ여상미
살아있는 경제 교육 현장! 동네 ‘벼룩시장’. 아이들과 함께 나누세요. ⓒ여상미

마침내 벼룩시장 당일! 아이는 제 손으로 본인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팔기 시작했다. 단지 내 벼룩시장의 최대 장점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저렴한 가격 아닐까? 아직 순수한 아이들 사장님의 장사에는 사실 얼마를 버느냐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았다. 가뜩이나 웅크리고 지내야 하는 요즘, 이웃들과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대면할 수 있어서 또 무언가를 나눌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또 아이들에게 올바른 소비교육과 경제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최적의 행사가 아닐까 싶다. 내가 필요하지 않게 된 무언가를 팔아서 다시 필요한 무언가를 얻는 과정… 비록 모든 것이 서툴러도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에서 아이들은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이 계속되고 있지만 작게나마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시킬 수 있는 장(場)이 자주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바른 경제 교육을 통해 바르고 현명한 소비자로 성장하게 될 아이들의 앞날이 기대된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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