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특별법 제정안, 법안심사소위 논의된 내용 살펴보니…
아동학대특별법 제정안, 법안심사소위 논의된 내용 살펴보니…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1.05.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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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 21일 법안 발의 105일만에 심의 시작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지난 20일 국제아동인권센터 등 아동인권 관련 시민단체는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아동학대특별법 즉각 처리하라’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20일 국제아동인권센터 등 아동인권 관련 시민단체는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아동학대특별법 즉각 처리하라’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양천아동학대사망사건 등 진상조사 및 아동학대 근절대책 마련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아동학대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아동인권 관련 시민단체로부터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발의된 지 105일이 지나서야 국회에서 처음으로 논의됐다. 속기록을 중심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자세히 살펴봤다. 

아동학대특별법은 지난 1월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양천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 보도 후, 2월 5일 김상희 국회부의장 등 여·야 국회의원 139명이 공동발의 한 법안이다. 4월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지만 논의조차 되지 않다가 지난 21일 처음으로 논의됐다. 

특별법 법안의 주요 내용은 우선 대통령 직속 한시조직으로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설치된다. 위원회는 아동학대 사망사건의 진상조사, 기관 및 관계자 대응의 적정성 점검, 아동보호 및 아동학대 근절과 관련한 개선사항 대책 마련 등을 수행하기 위해 조사개시를 결정한 날로부터 2년 동안 활동한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 중 조사대상 사건을 선정해 사건 발생원인, 사건의 실체 정부 대응 시스템의 작동 실태 등 관련 진상을 심도 깊게 조사하게 된다. 이를 위해 자료와 물건의 제출, 출석요구, 진술 청취, 사실 조회, 현장조사, 동행명령, 압수수색 영장 청구, 청문회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조사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아동이 사망에 이르게 된 직·간접적인 원인 및 그 원인을 제공한 법령, 제도, 정책, 조직, 관행 등에 대한 개선과제, 책임있는 국가기관 등에 대한 시정, 아동학대 대응시스템 및 아동보호체계의 개선방안 등을 담은 조사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위원회의 권고를 받은 국가기관 등은 권고내용을 이행하고 그 이행내역을 국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하며, 국회는 조사결과 보고서의 내용과 취지를 입법에 반영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 아동학대특별법과 아동복지법 두 개정안 비교 

지난 4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정치하는엄마들은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아동학대특별법 5월에는 반드시 제정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4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정치하는엄마들은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아동학대특별법 5월에는 반드시 제정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 제1법안소위에서 신항진 국회사무처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은 아동복지법 두 건 개정안(신현영 의원·강선우 의원)과 아동학대특별법 대해 병합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검토 의견을 전했다.

신 전문위원은 “신현영 의원 안과 강선우 의원 안은 조사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하자는 내용으로 비슷하지만 아동학대특별법은 대통령 소속 진상조사위원회를 두고 있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신 전문위원은 세 법안에 대해, “진상조사, 점검, 개선방안, 재방방지 대책 마련 등은 비슷하지만 특별법안은 조사결과 보고서 작성 등에 관한 내용까지 별도로 규정 돼 있다”면서 “기타 구성과 관련해, 신현영 의원 안은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고, 강선우 의원 안은 전문가 등 1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자료요구 권한, 제출의무, 출석요구 근거 규정까지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법안은 이외에도 동행명령, 압수·수색영장 청구의뢰, 청문회 등 기타 등등 다양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한 양성일 보건복지부제1차관은 “발의된 세 건의 법률안이 아동학대 사망사건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또 그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 필요성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면서 “김상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법안 중심으로 수용 의견이고, 다만 공포를 즉시하고 나서 좀 더 법률 시행을 위한 준비행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남인순 의원 “진상조사위원회 복지부 이상 위상 필요”·김미애 의원 “한시적 아닌 상설기구 필요”

지난 4월 27일 정치하는엄마들과 아동인권 단체들은 '국회는 죽음에서 배울 의무를 망각하지 말라'며 아동학대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4월 27일 정치하는엄마들과 아동인권 단체들은 '국회는 죽음에서 배울 의무를 망각하지 말라'며 아동학대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어진 토론에서 서정숙 국민의힘(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양천아동학대사망사건 법안에 대해 법명에 ‘양천’을 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어떤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명을 넣음으로써 그 지역민들의 정서를 건드리는 게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 의원은 진상조사 사건과 관련해, “최근 3년의 아동학대 사례를 분석하는 게 상황적으로 합리적이기는 하지만 그 밖의 사례 중에서도 분석이 필요한 사례가 있다면 꼭 3년 이내 아동학대 사례가 아니라도 포함시킬 수 있는 방안을 삽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시, 제대로 된 조사를 위해 복지부 이상 위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서울 송파병) 국회의원은 조사기구와 관련해 “현재 복지부 경우, 아동권리보장원 내 아동학대 사망 조사팀이 있다. 보건복지부 내 위원회를 두게 되면 그런 정도 수준에서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특별법 형태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특별법의 취지는 그동안 복지부가 해 왔던 정도의 조사로는 제대로 조사가 안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의원은 아동 사망사건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두고자 하는 부분은 사망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수 있는 여러 가지 행정절차들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복지부가 다른 부서를 조사하기 굉장히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관련된 경찰을 조사해야 한다든지, 관련 기관을 조사할 때 같은 부서 위상에서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 총리실 정도의 위상으로 해놔야 조사도 하고 권위도 가지면서 사망사건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피력했다.
 
남 의원은 “이 같은 점 때문에 복지부가 주관한다 하더라도 기구의 위상은 그것보다 더 높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미애 국민의힘(부산 해운대을) 국회의원은 다른 입장을 내놨다. 김 의원은 “기본적으로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특별법은 3년인데 양천사건 외에도 아동학대뿐만 아니라 영아 유기, 영아 살해 등 끔찍한 사건이 많기 때문에 이 모두를 포괄하는 조사기구를 한시적인 법이 아닌 상설 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 산하에서 입법 취지를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동의하면서도 기구를 격상시키는 것보다 인력과 예산을 제대로 지원해서 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옳다는 생각”이라면서 “특별법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특별법에 있어서는 반대하고, 아동학대뿐 아니라 나머지 것들도 다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포괄해 논의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법안소위 위원장을 맡은 강기윤 국민의힘(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은 “이날 이 내용을 우선해서 다룬 이유는 시급해서”라면서 “여러 가지 의견 주신 것에 대해 총체적으로 대안을 만드는 부분이 좀 필요하다. 수사권과 관련해, 수사 기록을 조회할 권한을 과연 부여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도 있고, 동행명령을 발부가 과도한 게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다. 여러 가지 검토해야 할 내용이 참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든 이 법을 제정해야 된다는 부분에는 여·야 할 것 없이 다 동의를 하는 것 같다.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나 여·야가 머리를 맞대서 좋은 법안을 만들어 내는 데 심혈을 기울여 계속 논의를 해가는 쪽으로 정리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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