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유아 부모 우울감↑…아빠보다 엄마 힘들었다 
코로나19 영유아 부모 우울감↑…아빠보다 엄마 힘들었다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1.05.26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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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보장원, 코로나 19 이후 아동과 그 가족의 삶 조사 분석 및 결과 보고 토론회 진행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코로나19는 아동의 삶에 많은 것을 앗아갔다. 학교와 친구, 놀이, 건강한 여가부터 아침식사까지 일상 전반을 훼손했다. 그렇다면 이 아동을 돌보는 양육자들의 삶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행복감은 낮아지고 우울감은 높아졌다. 학교와 각 기관 등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해오던 양육과 보호의 기능이 모두 가정, 특히 여성의 몫으로 전가됐다. 코로나19 이후 아버지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은 두 배 이상 늘어났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시사한다.

아동권리보장원이 25일 오후 2시, 코로나19 대응 아동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며 웨비나 형태로 진행됐다. 아동권리보장원 토론회 라이브 스트리밍 화면 갈무리. ⓒ베이비뉴스
아동권리보장원이 25일 오후 2시, 코로나19 대응 아동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며 웨비나 형태로 진행됐다. 아동권리보장원 토론회 라이브 스트리밍 화면 갈무리. ⓒ베이비뉴스

25일 오후 2시 '코로나19 시기, 우리 사회 아동은 행복한가?'를 주제로 열린 코로나19 대응 아동정책토론회에서는 코로나19 시기 영유아의 삶, 가정 외 보호 아동의 삶을 조사와 통계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고 코로나19를 기준으로 아동과 그 가족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봤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참석해 포스트 코로나시대 아동의 교육과 복지 정책 대응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아동권리보장원은 지난해 11월부터 4주에 걸쳐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0세부터 18세까지의 아동 7만 5096명(만0~9세는 보호자가 응답함)과 보호자(부모) 8만 4839명을 대상으로 아동종합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이번 토론회에서 해당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아동의 행복과 권리를 보장하는 대응책을 모색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아동 가족의 삶과 정신에도 국가 개입 깊어져야" 

'코로나19 시기, 영유아의 삶'을 주제로 발표한 김세원 가톨릭관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영유아 부모의 양육유형을 심층적으로 살펴봤다. 김세원 교수는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진행한 '아동과 가족의 변화한 삶 온라인 조사'에 참여한 영유아 부모 7349명의 조사 내용을 분석했다. 

김세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자녀돌봄, 가사노동의 역할분담 미비, 이에 따른 가족관계 스트레스가 늘어났다"며 "특히 자녀가 미취학 아동이거나 초등학생일 경우 보호자의 양육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높다. 아동이 어릴수록 보호자의 정신건강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우선 저소득·취약계층일수록 자녀를 방임하거나 신체·정서적으로 학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일도 많았다. 학대나 방임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조사군에서는 집밥보다는 간편식이나 배달음식, 편의점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 시, 아버지와 자녀의 활동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같은 질문을 어머니에게 했을 때 '더 늘었다'는 대답이 70%를 상회했다. 

양육의 어려움을 적게 느끼는 집단보다 높게 느끼는 집단에서 정서, 인지, 신체, 사회성 등 자녀의 발달 지연을 걱정했다.

코로나19 이후 육아지원제도 활용은 모든 응답군에서 저조하게 나타났다. 응답자 절반은 제도가 있는 줄도 모른다고 말했고, 충분히 잘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모든 유형에서 낮게 나타났다. 

다만, 양육의 어려움을 적게 느낀다고 응답한 집단은 다른 집단보다 육아지원제도를 잘 활용했는데, 김세원 교수는 이에 대해 "제도를 비교적 잘 썼기 때문에 다른 집단보다 양육 어려움을 적게 느꼈다"고 분석했다.

김세원 교수는 "보호자가 우울 등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때 양육 어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었고, 신체 학대 및 방임이 높다는 일관된 보고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이후 돌봄이 어머니에게 집중되며 그 영향이 자녀에게도 미쳤다"라며 "이제 긴급돌봄지원 등으론 부족하고, 앞으로 경제적 지원이나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서비스 등 다양한 부분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혜림 서울장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시기, 가정 외 보호 아동의 삶'을 돌아봤다. 

장혜림 교수는 "집단방역으로 자립을 준비할 기회를 놓친 아동을 위해 비대면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교육과 자립지원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 이들의 삶의 질을 코로나 이전의 상황만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향상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구체적으로 자립수당에 청년수당을 함께 지원하는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사각지대에 놓인 보호종료 아동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장혜림 교수는 강조했다.

◇ 코로나19 이후 위태로운 부모의 삶, 영유아 부모 우울감 증가

김선숙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정책평가센터장은 '코로나19 전과 후 아동의 삶과 변화'를 주제로 아동의 일상생활, 교육, 삶의 질, 가족의 삶 전반에 걸쳐 초래된 변화를 살펴보고, 개인·가족·지역사회 차원의 돌봄 전략을 제안했다.

김선숙 센터장은 우선 조사결과를 살펴보며 코로나19 이후 아침 결식아동이 늘어난 사실에 주목했다. 2018년 아동의 아침 결식률은 16.4%였으나 코로나19 이후 아동 아침 결식률은 33.4%였다. 맞벌이가정일수록, 가난할수록, 한부모가정이거나 조손가정의 아동일수록 아침을 거르는 일이 많았다. 

학습목적 외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도 늘었다. 저연령 아동일수록 사용량 증가가 뚜렷했다. 학업수준이 낮아졌다고 응답한 비율도 높았다. 특히 빈곤계층 초등학생일수록 학습에 더 큰 격차가 생겼다고 스스로 자각하고 있었다. 

온라인학습을 혼자 한다는 응답은 초등학생 저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50% 이상으로 나타났다. "왜 혼자 하냐"는 질문에 초등학교 저학년 46.2%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김선숙 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빈곤하고, 저연령아동일수록 일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엄마 82%는 "코로나19 이후 자녀의 일상생활을 돕는 가사 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맞벌이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동권리보장원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엄마 82%는 "코로나19 이후 자녀의 일상생활을 돕는 가사 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맞벌이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동권리보장원

가족의 삶도 변했다. 특히 엄마의 삶이 위태로웠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엄마 82%는 "코로나19 이후 자녀의 일상생활을 돕는 가사 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맞벌이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선숙 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주양육자의 행복감은 떨어지고 우울감은 높아졌다. 특히 영유아부모의 우울감이 두드러진다"라며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삶에 국가가 조금 더 집중해서 개입해야 할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아동권리보장원이 이번 조사에서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의 우울감을 알아본 결과 2018년 2.62였던 우울감 수치가 코로나19 이후 4.07로 올랐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사회적으로 역할 하던 기관과 프로그램이 이전처럼 역할을 못 했고 그걸 그대로 가정이 떠안았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 돌봄 등 앞으로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사회 안에서 네트워크를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 서비스 조정을 담당할 광역 조정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교육부 "이젠 돌봄도 교육의 영역", 복지부 "평시 아동복지 지원 강화가 확실한 재난 대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우선 김순이 월드비전 국내사업부 본부장이 코로나19 이후 아동양육지원 등 NGO 단체의 주요 대응 현황을 밝히고, ▲옴니채널 형 서비스 적용 확대 ▲아동과 가정의 취약성에 대한 예방적·통합적 접근 강화 ▲아동중심 민관 협력네트워크 활성화 ▲재난상황에서 아동 최우선 원칙 및 참여권 보장 등을 제언했다.

이어 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동복지연구센터장은 "이번 아동권리보장원의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확산이 우리 아동과 가족의 삶에 미친 영향을 전국적 대표성을 가진 조사를 기반으로 분석한 것"이라며 "그 범위가 아동 삶의 실태 전반을 포괄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실태조사 결과,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 등에 따라 코로나19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음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며 "전염병은 불평등했다"고 강조했다.

류정희 센터장은 "아동의 정신건강 지원은 아동뿐만 아니라 부모의 정신건강, 가정 환경, 그리고 건강한 양육환경 지원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석환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감염병 상황에 대응해 교육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었다며 4차례 개학연기 이후 등교수업을 실시하며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음을 시사했다. 

이어 "교육부는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 안전한 돌봄서비스 제공과 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한 교육비 지원 등과 더불어 아동학대 조기발견을 위한 관계기관 간 정보연계와 협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오석환 국장은 "이제 일상을 회복하며 우리 교육은 이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라며 "우선 학습결손과 심리결손 회복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아이들의 사회성 회복에도 힘써야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학교가 돌봄도 담당해야 한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안전한 환경에서 돌봄체계를 만드는 일도 교육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종균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 국장은 코로나19 이후 긴급돌봄을 비롯해 위기가구 방문횟수 강화 및 결식아동 급식 지원, 양육자 정서 지원 및 아동심리치료 지원을 비롯해 아동학대 예방까지 그동안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해왔는지를 밝혔다. 

이어 최종균 국장은 "이제 우리는 위기대응 시스템을 정교화하고, 평시 아동복지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평시 시스템이 정교화할수록 위기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돌봄 인프라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도입 등 아동학대 예방 체계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족 기능의 회복 없이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어렵다"라며 "가족보호기능의 강화를 위해 부처 간 협엽을 공고히 하고, 거버넌스를 개편해 아동보호 사업 추진 시 중점 두겠다"고 설명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이번 토론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아동보호, 돌봄, 학습, 건강분야는 물론, 특히 취약계층 아동지원을 위한 개선책을 마련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아동의 권리와 행복이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은 “코로나19 감염병 재난으로 아동의 삶이 크게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 사회는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할 책임이 있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아동일상 회복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동권리보장원은 아동복지법에 의해 출범한 공공기관으로 아동돌봄, 아동보호, 아동자립지원, 아동권리 증진 등 아동복지정책과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개발·지원하고 있는 아동권리 실현의 중심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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