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하이힐을 벗고, 그는 자유분방한 슈메이커가 되었다
불편한 하이힐을 벗고, 그는 자유분방한 슈메이커가 되었다
  • 김재호 기자
  • 승인 2021.06.02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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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엄마가 아닌 나로 살아가기] 신발 만드는 하마공방 대표 하나영 씨

【베이비뉴스 김재호 기자】

여자 슈메이커로 활동 중인 하나영 씨가 자신의 공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여자 슈메이커로 활동 중인 하나영 씨가 자신의 공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느껴지던 직업, 그 안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 그 두 번째 주인공을 만났다. 현재 수제화 공방 하마공방에서 여자 슈메이커로 활동 중인 하나영(35) 씨가 그 주인공이다. 슈메이커? 왠지 낯선 직업인 신발 만드는 그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신의 공방에서 작업 중인 하나영 씨.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자신의 공방에서 작업 중인 하나영 씨.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가 슈메이커가 되길 결심하다

가죽 수제화 스니커즈를 만드는 하마 공방을 찾았다. 그의 이름인 '하나영'과 세례명인 '마리나"의 앞 글자씩을 따서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27살 평범한 직장을 다니다 회사 상황이 안 좋아져 권고사직 당했다는 그는 그때를 떠올렸다.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걸 배워볼까 하다가 평소에 신발을 좋아하기도 하고 조금은 예민한 성격에도 맞지 않는 신발들을 신었는데 문득 신발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당시 국비지원 교육을 통해서 딱 한 곳 검색이 되는 수제화 만드는 학원을 바로 등록했죠 그리고 모든 과정을 끝내고는 성수동에 수제화 만드는 곳에서 직원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그는 운명인 듯 슈메이커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신발의 박음질 작업 중인 슈메이커 하나영 씨.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신발의 박음질 작업 중인 슈메이커 하나영 씨.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언제든지 나를 버릴 수 있는 회사보다는 평생 직업이 필요했어요

남들 하는 일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청개구리 같은 성격이라고 말하는 그는 그때 당시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고 한다.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새로운 직장이냐 직업이냐... 결론은 하나였어요 직업이었죠. 직장은 나를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지만 직업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4년여간 수제화의 성지라고 불리는 성수동에서 치열하게 배웠고 힘들었지만 그를 버티게 해준 원동력은 슈메이커로써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마공방 그의 주요 작업 공간이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하마공방 그의 주요 작업 공간이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여자라서 더 힘이 들었다거나 그런 부분은 없었고 모든 건 시간이 지나면서 요령으로 극복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수제화를 만드는 장인이라는 느낌이 왠지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보니 거기서 오는 사람들의 편견은 그를 조금 지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수제화를 만든다고 하면 왠지 남자의 이미지가 대체적으로 강한데 저를 가르쳐 주셨던 스승님의 스승님도 체구가 작은 여성이셨고 제 생각일 수 있지만 특유의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섬세함의 장점은 확실히 있어요." 

자신의 작업실에서 수제화 작업을 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자신의 작업실에서 수제화 작업을 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그렇다고 꼭 남자, 여자 구분을 지을 필요는 없고 각자의 장점이 있고 혹시 시작해보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비장한 마음은 버리고 지금이라도 장장 편하게 오셔서 즐기면서 하다 보면 이 일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 이제는 워킹맘이 된 그의 삶

그는 현재 100일 된 아이를 키우는 있는 워킹맘이다. 하지만 다른 직장인들과는 조금 다르게 육아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도 조금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슈메이커로서의 삶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평소에 주위 어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 주 3일 출근으로 정하고 어느 정도 제가 일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보니 아이를 돌보는 데에 조금은 그래도 장점이 있죠. 사실 처음에 내 일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나중에 생길 아이를 생각한 것도 있었으니 계획대로 하고 있는 거죠(웃음)."

"아이 있을 때랑 없을 때랑 다른 세상이라고 선배님들에게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막상 경험하니 역시 육아가 쉬운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 나오고 일도 더 잘되고 있어서 너무 좋아요."

여자 슈메이커 하나영 씨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여자 슈메이커 하나영 씨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자기만의 일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항상 많이 남는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육아가 쉽다거나 대충 한다는 의미 또한 아니기에 엄마로서의 삶도 슈메이커로서의 삶도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한 그였다.

"주위에 결혼을 한 친구들을 보면 보통 육아에만 전념하거나 저처럼 워킹맘으로서 사는 친구들일 텐데 아무래도 육아에 집중하는 친구들은 조금은 부러워하는 경향도 있는 거 같아요 제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그냥 자기 일을 한다는 그 자체만으로요."

'하나영'과 세례명인 '마리나"의 앞 글자씩을 따서 만들어진 하마공방의 이름.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하나영'과 세례명인 '마리나"의 앞 글자씩을 따서 만들어진 하마공방의 이름.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내가 주인공인 지금의 삶에서 느끼는 행복

"처음 회사 생활을 할 때는 마냥 힘들었어요 성취욕도 떨어지고... 회사라는 게 나쁜 거라는 말이 아니고 개인 성향이 자기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누가 시키는 것보단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한 부분이 많다 보니 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물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거는 그만큼 책임감이 따르고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장단점은 극명하지만 현재도 정신적으로나 여러 가지 부분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지고 성격도 회사 다닐 때보다 많이 좋아졌어요(웃음)."

쉬는 시간이 없고 아침이나 저녁이다 대중없이 돌아가는 삶이지만 행복하다는 하나영 씨.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쉬는 시간이 없고 아침이나 저녁이다 대중없이 돌아가는 삶이지만 행복하다는 하나영 씨.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쳇바퀴 도는 삶을 살다가 여기서는 내가 주인공이고, 주체적으로 되다 보니 그런 부분이 부담이라면 부담이지만 전 좋습니다! 쉬는 시간이 없고 아침이나 저녁이다 대중없이 돌아가는 삶이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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