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등하굣길을 위해 아이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수칙
안전한 등하굣길을 위해 아이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수칙
  • 칼럼니스트 고완석
  • 승인 2021.06.29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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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동권리 히어로] 녹색어머니 봉사에 나서며 든 생각
다음에는 '자발적'으로 '녹색아버지'가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고완석
다음에는 '자발적'으로 '녹색아버지'가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고완석

오전 8시 15분. 평소 같았으면 한창 바쁘게 출근을 하고 있을 시간이지만 오늘은 큰 아이의 초등학교를 향하고 있다. 바로 ‘녹색어머니’ 봉사를 하기 위해서이다.

처음에 ‘녹색어머니’ 봉사를 할 차례라는 가정통신문을 받아보고, 아내가 아이의 등교를 시키면서 ‘녹색어머니’ 봉사를 하면 되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녹색어머니’ 봉사 시간이 아이의 등교시간보다 훨씬 빠르고 또, 둘째 아이의 어린이집 등원시간까지 계산해보니 아내가 모든 일을 하기에는 도저히 시간과 동선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아내와 내가 ‘녹색어머니’ 봉사와 아이의 등교준비를 각각 나누어서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큰 아이의 머리를 잘 묶지 못하는 내가 ‘녹색어머니’ 봉사를 가기로 했다.

8시 20분 정도에 초등학교 정문에 도착하니 이미 여러 명의 ‘녹색어머니’ 봉사자분들이 와 계셨다. 학교 주변에 공사현장이 많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은 6명의 부모가 횡단보도 마다 나뉘어서 ‘녹색어머니’ 봉사를 시작했다. 나를 제외한 5명의 봉사자는 모두 어머니들이었다. 어머니들은 기존에도 서로 아는 사이인지 반갑게 인사를 하시며 각자 자리에 위치하셨다. 결국 유일한 ‘녹색아버지’인 나는 ‘녹색어머니’들의 배려로 아이들이 건너지 않을 것만 같은 횡단보도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였다.

40분 정도 되는 시간동안 많은 아이들의 등굣길을 지켜보았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신나는 발걸음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으로 등교를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9시 무렵에는 혹시나 지각을 할까봐 엄청난 속도로 뛰어오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의 등굣길을 직접 지켜보면서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통학로 등하굣길 안전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초등학교 주변 도로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으로 지정하고 운행속도를 30km로 제한하는 등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장치들을 강화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아이들 역시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노력은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녹색아버지’로서 아이들의 등굣길을 지켜보면서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수칙들을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았다.

첫째, 등교는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시간. 즉, 많은 사람들이 다닐 때에 하는 것이 적절하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나 건널목을 건널 때, 여러 사람이 함께 건너야 차들도 더 주의할 것이다. 더욱이 교통사고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사람들이 많이 다닐 때에 함께 이동하는 것이 훨씬 안전할 수 있다.

둘째, 길을 갈 때에는 정면을 바라보고, 길을 건널 때에는 좌우를 살핀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생각보다 길을 갈 때에 정면을 보지 않는 아이들이 많았다. 길을 가는 내내 스마트폰을 보거나 친구와 이야기를 하느라 옆을 보고 걷는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길을 건널 때에도 좌우를 살피지 않고 무조건 직진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이 역시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너무나 당연한 원칙이지만 길을 갈 때에는 정면을 바라보고, 길을 건널 때에는 좌우를 살핀다면 훨씬 더 많이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는 ‘우측통행’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혹시라도 정지선을 넘어오는 차량과 거리를 넓힐 수 있어서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를 예방 할 수 있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건넜던 횡단보도인데, 수많은 아이들과 차량들이 지나가는 것을 한 군데에서 지켜보니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 ‘우측통행’을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9시가 되었고, 더 이상 등교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녹색어머니’ 깃발을 다시 학교에 반납하고 회사를 향하는 출근길에 다음에는 ‘당번’이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녹색아버지’가 되어 다시 아이들의 등굣길을 지도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아홉 살 딸, 다섯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5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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