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년… 양육 스트레스로 아동 정서적학대 증가했다"
"코로나19 1년… 양육 스트레스로 아동 정서적학대 증가했다"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07.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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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4~18세 아동과 보호자 약 8000명 대상으로 ‘2021 아동 재난 대응 실태조사’ 실시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굿네이버스는 코로나19 이후 아동 권리 실태 파악을 위해 진행한 '아동 재난 대응 실태조사'의 최종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는 코로나19 이후 아동 권리 실태 파악을 위해 진행한 '아동 재난 대응 실태조사'의 최종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굿네이버스

“5학년이 되던 지난해는 4월 26일부터 온라인 수업을 했다. 코로나 이전 수업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처음했던 온라인 수업도 어려웠고, 모두가 처음이라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수업 변화뿐만이 아니었다. 우리는 급식을 먹을 수 없었다. 부모님이 맞벌이 하는 친구들은 편의점의 컵라면, 핫바,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20~30분이어서 이것도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고, 학교를 안가니 친구들과 놀수도 없다. 학교밖 놀이터도 폐쇄됐다. 온라인 수업을 안할 땐 게임, 웹툰을 봤다. 온라인 중독이 된 친구들도 있다. 지금은 집에서 공부, 운동을 하면서 일상을 찾고 어려움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우리는 적응이 아닌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윤민서 흑석초등학교 5학년 학생)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아동 권리 실태 파악을 위해 진행한 ‘아동 재난 대응 실태조사’의 최종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30일 서울시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1층 강당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서울 강서갑) 국회의원과 함께 개최한 2021 아동 재난 대응 포럼 ‘포스트 코로나19 아동, 다시 일상으로!’에서 공개됐다. 토론회는 굿네이버스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됐다.

김웅철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코로나 확진자 생긴 뒤 1년 6개월이 지났다. 모두의 삶이 변화됐지만,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건 아동이다. 정서, 돌봄, 교육적 불평등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다. 아동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고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먼저는, 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장희선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연구원의 ‘아동 재난대응 실태조사’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아동들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심층조사한 연구내용을 발표했다. ‘아동 재난대응 실태조사’는 지난해 6월 19일부터 6월 25일까지 7일간, 만 4세부터 고등학교 3학년 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했다. 조사에 참여한 아동과 보호자는 각각 3375명으로 총 6750명이다.

◇ “교육 격차 해소와 아동과 보호자 정신건강 지원 방안 마련 필요”

이봉주 교수는 "재난상황의 큰 문제는 결식이다. 온라인 등교로 하루 3끼를 챙겨먹는 아동은 40% 내외, 결식 아동은 60%이상" 이라고 말했다ⓒ굿네이버스
이봉주 교수는 "재난상황의 큰 문제는 결식이다. 온라인 등교로 하루 3끼를 챙겨먹는 아동은 40% 내외, 결식 아동은 60%이상" 이라고 말했다ⓒ굿네이버스

이봉주 교수는 아동 일상 변화 추이와 개선과제 연구를 발표하며 “이런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인구집단이 아동”이라고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는 아동의 ▲생존권인 식생활 ▲발달권인 여가·일상 활동·교육환경 ▲보호권인 돌봄·폭력 ▲참여권인 주체성·아동참여로 진행됐다.

이 교수는 “재난상황의 큰 문제는 결식이다. 온라인 등교로 하루 3끼를 챙겨먹는 아동은 40% 내외, 결식 아동은 60%이상”이라며 “지난해에 비해 올해 결식아동이 많이 늘었다. 온라인 등교를 하면서 늦게 일어나거나 시간이 없어서 못먹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온라인 등교가 됐음에도 학교 정규수업 외 공부시간은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 증가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컴퓨터나 모바일 게임 보다는 영화, 넥플릭스, 드라마 시청 등 TV에 몰입하는 경향도 도출됐다”고 말했다.

심각한 점은, 아동학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 이 교수는 “코로나19로 아동의 생활 리듬이 바뀌면서 아동학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아동과 보호자 모두 응답이 동일했고, 정서학대가 높게 상승했다”며 “아동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체벌, 가정폭력 목격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동학대는 아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교수는 “아동들이 집에 머무니 보호자들의 양육 스트레스도 심각하다. 이와 연관해서 아동 정서학대나 방임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보호자들이 자녀의 매 끼니 챙기기와 장시간 돌봄 상황에 스트레스가 많다. 보호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정책이 중요한 과제”라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재난상황에서 아동과 보호자의 정신건강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장치, 체벌이나 학대에 대한 지역사회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희선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박사 역시 아동과 보호자 정신건강 지원을 동의하며, 경제위기에 관한 아이들의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장 박사는 “200~ 400만 원 미만 가정은 소득감소가 증가됐다. 이로인해 결국 아이들이 불평등을 경험하게 된다”며 “결국 맞벌이 가정이 되면 돌봄수준도 낮게 된다. 이런 결과로 최근 3개월 동안 성인 보호자 없이 아동 혼자 있었던 날에 대한 조사도 점진적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동들에게 필요한 정책은 코로나19로 소득 감소한 가정의 경제적 지원, 돌봄수준이 낮은 아동들에게 학습관련 지원, 양육스트레스를 해소할 심리적 안정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 “전면등교하는 9월이 아이들에게 중요한 시기”

발표를 마친 뒤 바로 토론이 시작됐다. 좌장을 맡은 강선우 의원은 “굿네이버스의 실태조사로 아동들의 삶이 바뀐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포럼을 통해서 아이들 일상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 국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폭넓고 허심탄회한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모두는 코로나19로 인한 아동들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를 했다. 정선욱 덕성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 실태조사에 차이가 없다. 이미 만성화로 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나도 딸을 키우지만,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힘들어 한다. 우연히 집에서 온라인 수업하는 것 봤는데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해했니?’라고 계속 물어보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라며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운영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동과 보호자의 정신건강에 대해서 전수완 고양시 아동청소년정신건강복지센터 상임팀장은 “우리가 만나는 아이들은 낮밤이 바뀐 경우가 많다. 환경에 의한 심리적 요인은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큰 효과 없다”며 “지금은 힘든데 다 익숙해졌다. 하지만 정말 학교가 최선일까. 학교폭력을 당한 아이들은 지금 학교가는게 불안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전면등교를 시작하는 9월부터 아이들에겐 가장 중요한 시기다. 기존에는 없었던 적응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원래 정신적인 어려움이 있었던 아이들은 더 눈에 띌 것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보편적 서비스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아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하는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모든 문제점에 대해 김현주 보건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 과장은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 돌봄지원체계를 지원했다. 결식 아동에 대해서는 급식배달, 코로나19 종사자 방역 업무 부담 완화하고자 센터당 한시적 지원했다. 돌봄부담은 모든 가정의 문제지만 장애아동에게 더 문제”라며 “추경예산 편성해서 본인부담없이 매월 40시간 학습돌봄지원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신건강 지원으로 만 12세 이하 아동의 가정방문, 사례관리로 건강한 성장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 아동가족 심리검사치료도 시행했다”며 “이 외에도 시설 아동의 심리적 안전을 위해 심리상담과 양육스트레스 상담, 심리지원 서비스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복지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돌봄 문제. 전문가를 통해서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독박 돌봄이 아닌 균형있는 돌봄이 되도록 사회문화적 인식이 성숙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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