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른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지난 칼럼에 이어 제주지역 코로나 상황과 함께 안전한 제주여행을 위해 필요한 기본수칙과 관련된 정보를 살펴보려 합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제주살이나 제주여행에 대한 알찬 정보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코로나 상황과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해 먼저 양해 말씀드립니다.
오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15명까지 치솟아 또다시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4차 대유행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는 형국인데요. 방역 당국은 현 추세대로라면 8월 중순께 하루 2300명대까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1주간(7.4-10) 국내에서 이른바 주요 4종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 중 69.8%가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로 파악되면서 델타 변이의 영향력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제주 역시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일 19명 ▲7일 17명 ▲8일 31명 ▲9일 10명 ▲10일 24명 ▲11일 7명 ▲12일 19명으로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18.14명에 이르렀습니다. 주말이어서 검사 건수가 적었던 11일 하루를 제외하고 보면 매일 두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한 셈인데요.
현재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살펴보면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환자가 1명 미만일 경우 1단계, 1명 이상은 2단계, 2명 이상은 3단계, 4명 이상은 4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제주 전체 인구가 약 70만 명임을 감안했을 때 제주는 하루평균 확진자가 7명 미만일 경우에는 1단계, 7명 이상일 때는 2단계, 13명 이상은 3단계이고 27명 이상은 4단계가 적용되어야 하니 이미 3단계 거리두기 기준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현재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 중인 제주는 3단계에 준하는 수준이 되어 방역 당국의 결정만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도민들이 피부적으로 느끼는 확진자 수에 대한 체감은 현재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두 배 이상의 환자가 나온 상황처럼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이유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도심지역의 인구밀도와 도민들 일상의 생활 반경을 감안했을 때는 코로나가 너무도 가깝게 다가와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되면서 여행수요가 제주로 몰려오고 있다는 전망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감염력이 높다고 알려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휴가철을 맞아 제주에 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들을 하고 있는데요.
그 우려는 제주분들만 하고 있는건 아닌 듯 합니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제주 여행도 주춤세로 돌아섰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가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마지막 주 주말인 25~27일까지 12만 4715명(하루 평균 4만 1000명대)이 제주를 찾았으며, 7월 첫 주말 2~4일간의 방문자 수는 10만 5316명(하루 평균 3만 5000명대)으로 15.6%가 줄었습니다. 지난 주말 9~11일 통계까지 살펴보면 이 기간 방문자 수는 총 10만 7462명(하루 평균 3만 5000명대)으로 늦은 장마와 함께 7~8일 이틀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4차 유행이 본격화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다른 지표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특급호텔은 지난 주중 3일간 총 260여 건의 예약이 취소되었고, 제주 도심형 특급호텔 역시 예약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내 패키지 여행수요도 최근 예약이 40%가량 감소했으며, 렌터카 역시 지난달보다 20%가량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일 년에 단 한 번 찾아오는 여름휴가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할텐데요. 이 한 번의 휴식을 위해 일 년을 열심히 달려왔기 때문일 겁니다. 저는 그래서 ‘이 시국에 제주로 여행을 가느냐’고 일방적으로 타박하고 매도하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인데요. 제주여행의 경우에는 비행편부터 렌터카 그리고 호텔까지 미리 예약하고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모든 것을 취소한다는 것은 곧 경제적인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취소와 환불에 대한 제도적인 보완이 없는 상황에서는 무조건적으로 일정을 변경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여행 오시는 분들 역시 불안하고 걱정되지만 어쩔 수 없이 계획된 제주여행을 오시는 상황이 더욱 많을 거다 미루어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안전한 제주여행이 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어렵지 않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지켜나가면 되는데요. 먼저 제주에 오시면 ‘제주안심코드’ 앱을 설치해 주시면 좋습니다. 제주안심코드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방문 이력과 접촉자를 신속하게 파악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고 집단감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만든 ‘제주형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출시한 제주안심코드는 6개월 만에 도내 5만 23개소에 설치되었고, 애플리케이션 설치자는 97만 8962명이며 실제 앱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60만 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제주안심코드는 지난 5월 제주지역에 확진자가 폭증할 당시 총 2728건의 안심코드 방문 기록 조회를 통해 역학조사가 이뤄줬고, 확진자가 다녀간 한 장소의 경우 접촉자가 1000명에 달했지만 안심코드를 통해 신속한 검사 안내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관광지 특성상 여러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고, 여행 중 이동하는 경로가 다양하고 복잡한 것을 고려해볼 때 코로나 확진자의 동선 추적과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주 체류 기간 중에는 제주안심코드를 이용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는 제주 해수욕장 출입 시 반드시 ‘방역부스’를 먼저 방문해 주세요. 제가 요 몇일 동안 도내 주요 해수욕장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통제에 잘 따라주고 있었지만, 일부 해수욕장의 경우에는 입출입 통로가 너무 광범위하여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아니면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해수욕장마다 여건이 제각각이고, 설령 입구가 통제된 곳이라 하더라도 동시간에 다수의 사람이 한꺼번에 입장하면 일일이 체크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 해수욕장을 방문하시게 되면 번거롭더라도 방역부스가 있는 곳으로 스스로 방문하는 것이 필요할 듯합니다.
방역부스에 도착하면 먼저 안심콜 번호(070-7883-9919)로 전화를 걸어 방문 이력을 등록하고, 체온 측정을 한 뒤 정상체온인 경우 ‘안심밴드’와 온도 변화에 따라 색상이 바뀌는 ‘체온스티커’를 부착한 뒤 해수욕을 시작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주지역은 백신 접종자도 실내외 모두 마스크 착용이 의무적인 지역입니다. 예년과 달린 짧게 지나간 장마 때문에 제주지역도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어제 해안도로를 지나가다 올레길 탐방객을 만났습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한적한 길을 걷고 있어 마스크를 벗고 걸을 수도 있었을 텐데 KF94 마스크를 착용한 채 묵묵히 길을 걸어가고 있던 올레꾼에게 다가가 경의를 표했습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분들이 우리 사회에 더 많다는 것과 제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일수록 가장 기본을 철저히 지키신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는데요.
무더운 여름날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부에서 여행을 즐긴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임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야외라는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에 걸치거나, 더운 날씨 탓에 거리두기가 무뎌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든 올바른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정확하게 준수되어야 합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게 커지고 있습니다. 제주에서도 오늘까지 누적 확진자가 1400명대를 넘어섰습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육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에서도 4차 대유행이 임박해 오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거리두기는 3단계로격상될 듯하구요.
휴가철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사전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꼼꼼히 챙기시고 개인의 안전과 공공의 안전을 위해 방역수칙에 위반되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코로나19 유증상이 보일시에는 여행을 연기해야 하고, 여행 중 증상이 나타날 시에는 역학적 연관성이 없어도 누구나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가까운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주는 관광객이 늘어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인 곳입니다.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도 도모해야 하고 코로나19 확산도 차단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제주로서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데요. 휴가철 성수기 대비 방역을 강화해 가면서 국민들의 휴식도 안전하게 보장되는 제주가 되기 위해 오늘도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민들은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 이 고비를 넘어야 할 때인 만큼 관광객과 제주도민 모두 조금만 더 힘을 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대학시절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