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노약자들이 죽고 있어요, 제발 미얀마를 구해주세요"
"아이들과 노약자들이 죽고 있어요, 제발 미얀마를 구해주세요"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07.22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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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인터뷰] 한국에서 유학 중인 미얀마 출신 대학원생 마미엣 씨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16일 오전 11시 부산역 근처 카페에서 마미엣 씨는 "한국도 독재에서 벗어난 나라이기 때문에 미얀마의 희망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도 군부 사람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면서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김민주 기자 ⓒ베이비뉴스
16일 오전 11시 부산역 근처 카페에서 마미엣 씨는 "한국도 독재에서 벗어난 나라이기 때문에 미얀마의 희망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도 군부 사람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면서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김민주 기자 ⓒ베이비뉴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 6개월. 미얀마 군부에서 언론을 장악하고 있어 현지 피해는 추정만 가능하다. 2018년 국어국문학을 배우러 한국으로 유학온 대학원생 마미엣(가명, 28세) 씨는 미얀마 유학생들이 그렇듯 본국으로 돌아갈 수도, 한국에서 마음 편히 공부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마미엣 씨를 포함한 유학생들은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서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얀마를 도와달라. 쿠데타가 미얀마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전하고 싶다.”

마미엣 씨는 서툰 한국말로 수화기를 통해 간절한 마음을 전하면서, '한국 언론이 미얀마의 실태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도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도 독재에서 벗어난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은 미얀마의 희망이다. 한국처럼 미얀마에 평화가 다시 찾도록 도와달라"고 토로했다. 마미엣 의 진심은, 기자의 발길을 부산으로 향하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전화와 문자로 소통하다가 그를 만난 것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부산역에서다. 마미엣 씨는 기자와 함께 인근 카페로 이동하면서 “우리 가족은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산다. 나를 포함해 6명의 형제가 있고, 엄마까지 가족이 총 7명이다. 외국계회사에서 일하는 여동생이 재택 근무를 하면서 가족 전체를 살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얀마의 대부분 사람이 일자리를 잃어서 생계가 어렵다. 미얀마의 은행거래도 마비됐다"고 말했다. 

마미엣 씨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서는 “현재 미얀마는 외출 시간도 제한돼 있다. 외출하면 바로 군인들에게 휴대폰을 검사받고,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집 밖에 나간 사람에게 군인이 총을 쏴서 죽여도, 군은 벌을 받지 않는다. 시장에 가는 시간도 오전 9시에서 오전 11시까지로 정해져 있다”고 생활 전반이 통제된 실정을 전했다.

마미엣 씨는 미얀마에 있는 가족들과 문자로 소통하면서 현지 소식을 듣고 있다고 했다. 마미엣 씨가 기자에게 이야기한 미얀마의 상황은 매우 심각한 지경이었다. 특히 어린이, 여성 등 약자들에 대해서도 군부는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미엣 씨와 인터뷰를 통해 들은 미얀마의 비인권적인 실태에 대해 전한다.

◇ “쿠데타 이후 임산부들은 아이 낳다가 죽는경우 너무 많아”

5살 여자아이인 수텟위네는 군부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했다. 아직 엄마와 언니는 군부에 잡혀있다. ⓒ미얀마 나우 보도
5살 여자아이인 수텟위네는 군부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했다. 아직 엄마와 언니는 군부에 잡혀있다. ⓒ미얀마 나우 보도
미얀마 쉐이보에 시민운동가가 있다는 고발로 군부가 습격해 남성 4명 즉사하고 6명은 잡아갔다. 아이들, 노인, 어른을 포함한 4000명은 산으로 도망갔다. 사진에는 임신부와 노인들이 다 나와서 시위하는 장면. ⓒRFA Burmese
미얀마 쉐이보에 시민운동가가 있다는 고발로 군부가 습격해 남성 4명 즉사하고 6명은 잡아갔다. 아이들, 노인, 어른을 포함한 4000명은 산으로 도망갔다. 사진에는 임신부와 노인들이 다 나와서 시위하는 장면. ⓒRFA Burmese

일상이 통제되는 것 이상의 비극이 어린 아이, 여성, 노인에게 들이닥쳤다. 쿠데타 직후인 2월 1일부터 의료진과 보건 관계자들은 시민불복종 운동(CDM)을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미얀마의 의료체계가 무너졌다. 시민불복종 운동은 정부 정책과 법률이 부당하다고 판단될 때, 이를 따르지 않는 비폭력적 시민운동이다. 이로 인해 생긴 불이익은 시민이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노약자와 임산부들은 하루하루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마미엣 씨의 친언니는 임신 8개월이다. 마미엣 씨는 “미얀마에서 아이를 낳다가 엄마가 죽는 경우가 너무 많다. 친언니도 ‘내가 출산하다 죽으면 어떡하냐’고 무서워하고 나도 두렵다. 언니 담당 의사는 시민불복종 운동을 하고 있어서, 한 장소에서 오래 진료를 보거나 수술을 하면 군부가 들이닥쳐 잡아간다”며 “군부에서 환자를 간첩으로 보내 의사를 잡아가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언니는 임신초기 2주에 한번씩 병원에 갔지만, 지금은 두 달에 한 번 간다. 의사가 한 곳에 오래 있으면 군부가 찾아내니 진료를 받아도 설명은 못 듣는다”며 “7월 초에 언니는 배가 아파서 진료를 받았다. 아기 위치가 잘못돼서 진료를 받은 것이다. 제왕절개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미얀마가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걱정이다. 가족 중에 의사가 있어야 진료나 수술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수술과 같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 중 의사가 있는 사람, 민주주의 편이라고 절대 신뢰를 할 수 있는 지인 정도라는 것. “나는 미얀마로 돌아갈 수도 없는데, 언니가 잘못되면 어떡하느냐. 우리 언니뿐 아니라 미얀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상황이라 걱정된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불안함과 공포가 묻어났다.

◇ 기초적인 의료서비스 조차 받지 못하는 아동들

미얀마 군부가 장악한 학교의 모습. ⓒRFA Burmese
미얀마 군부가 장악한 학교의 모습. ⓒRFA Burmese

미얀마 소수민족 아이들의 영양실종도 쿠데타 이후 심각한 문제다. 마미엣 씨의 가족은 수도에 살고 있지만 소수민족 카친(Kachin)족이다. 미얀마는 인구의 70%인 버마족을 제외한 135개의 소수민족으로 이뤄져 있다. 소수민족들은 60년 전부터 군부의 박해를 받고 있었고, 그로 인해 60년 동안 군부와 무력으로 싸우고 있다. 최근엔 군부가 소수민족에게 폭탄을 던져 아동, 여자, 노인 등이 산으로 도망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마미엣 씨는 “오랜 박해를 받으면서, 소수민족들은 이미 전투에 관한 경험을 많이 쌓았다. 소수민족 중 카친족과 카인(Kayin)족은 최근 군부와의 싸움에서 자주 승리 했다. 군부는 카친족과 카인족 사는 지역을 찾아내 폭탄을 터뜨리고, 해당 소수민족들은 난민이 되어 도망다니고 있는 실정”이라며 미얀마에 난민이 생기는 이유를 설명한 뒤, “이들 모두는 원래 자신이 살던 지역에 돌아가고 싶어 하고, 현재 상황에 대해 매우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쟁의 비참한 현실을 말했다.

이어 “이렇게 도망다니는 상황이니 당연히 신생아 필수 예방 접종 13종을 못 맞고, 비타민 A 부족으로 실명한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심각한 아동인권 침해가 벌어지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한 “어린이집, 유치원은 문을 닫았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총을 보여주고 훈련시키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안보낸다. 현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도 걱정되지만, 학교 제도도 독재처럼 운영되니 아이들이 학교가는게 시간 낭비다. 진짜 실력있고 능력있는 선생님은 다 시민불복종 운동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미얀마 학교에는 20%의 학생만 등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군부를 지지하는 부모의 자녀들이다.

◇ 머리에 총을 맞고 죽어나가는 아이들... 성고문 당하는 여성들

미얀마의 5세 아이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수술을 했다. ⓒRFA Burmese
미얀마의 5세 아이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수술을 했다. ⓒRFA Burmese

유엔(UN)은 미얀마 쿠데타 이후 아동 70명 이상이 사망했고 1000명 가량이 체포됐을 것이라고 16일 밝힌 바 있다. 이에 관해 마미엣 씨는 “유엔의 아동 사망 통계에는 1살 아이도 있다. 아이들의 시체를 보면, 대체로 머리에 총상을 입은 경우가 많다. 통계에 잡힌 1살 아이는 집 마당에서 놀고 있었는데, 총알이 눈을 관통해 죽은 것”이라며 “이처럼 아무 이유없이 놀고 있다가 죽은 아이가 너무 많다”고 울먹였다.

군부가 잡아간 아이 중 가장 어린 아이는 5살 여자아이인 수텟위네다. 미얀마 모곡지역의 시민운동 지도자였던 우소테 씨는 군부를 피해 도망다녔고, 군부가 집을 수색해 우소테 씨의 아내, 큰딸과 막내딸을 잡아갔다. 

“미얀마 시민들이 막내가 너무 어리니 빨리 풀어달라고 시위를 해서 잡혀간지 18일만에 풀려났다. 그러나 엄마와 첫째딸은 아직 감옥에 있다”며 “원래 수텟위네는 활달한 성격이었는데, 감옥에서 나온 뒤 말이 없어졌다고 한다. 군부는 감옥에서 변기 물로 몸을 씻도록 하고, 밥을 제대로 안 주는 등의 고문을 하기도 했다”고 5살 아이에 대해서도 무자비한 폭력과 고문이 자행되고 있는 현실을 전했다.

또한 “6월 10일에 7살 남자아이가 군부에 잡혀갔는데, 이유는 엄마가 시민불복종 운동을 하는 의사였기 때문이다. 모자의 생사도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12살 아이가 총을 맞기도 했다. 이 아이의 아버지는 ‘군부가 내 아들을 죽였다’고 오열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임산부들이 ‘임신부 시위대’를 결성해 전면에 나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시민운동을 하다가 잡힌 한 여성이 있다. 군인이 이 여성의 휴대폰을 뒤져서 남자친구가 미국인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너 남자친구 외국인이냐. 외국인 성기 좋아하느냐’며 군화로 성고문을 했다”며 “아직 그 여성은 군부에 잡혀있다”고 말했다.

◇ "미얀마를 지켜주세요, 한국 정부가 나서줘야 합니다"

미얀마 유학생이 ‘미얀마 NUG를 공식외교채널로 인정해주셔서 미얀마 국민들을 구해주세요’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국민청원
미얀마 유학생이 ‘미얀마 NUG를 공식외교채널로 인정해주셔서 미얀마 국민들을 구해주세요’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국민청원

“미얀마 NUG 정부를 한국에서 정식적으로 인정해주면 쿠데타가 불법이 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미얀마 군부를 제재할 수 있다. 지난 7월 5일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도 한국 미얀마 유학생이 쓴 것이다. 전 세계에 있는 미얀마 유학생들이 미얀마 NUG 정부를 인정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마미엣 씨가 우리나라 정부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꺼낸 말이다. 미얀마 NUG 정부란,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of Myanmar)로 2021년 미얀마 쿠데타이후 연방의회 대표위원회에서 구성한 미얀마의 임시정부다. 연방의회 대표위원회는 쿠데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 유학생들에게 한국정부가 음식, 선물,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여러 단체에서 미얀마 난민들을 위해 기부도 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 더 이상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한국에게 고맙다. 하지만 미얀마 현지 수십만 명의 어린 아이, 여성, 노인 등이 피난민 신세다. 미얀마 군부가 아니라 미얀마 국민이 선출한 NUG정부와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어서 미얀마 임시정부에 힘을 실어 달라. ‘미얀마 NUG를 공식외교채널로 인정해주셔서 미얀마 국민들을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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