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걱정하는 8살 아이, 괜찮을까요?
엄마를 걱정하는 8살 아이, 괜찮을까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1.08.1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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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엄마를 지지하는 동생의 속마음
아이의 마음은 엄마가 힘들거나 잘못될까봐 불안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안정돼야만 자신도 안도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편이 돼서 지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아이의 마음은 엄마가 힘들거나 잘못될까봐 불안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안정돼야만 자신도 안도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편이 돼서 지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Q. 사춘기가 시작되고 있는 오빠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안 좋거나 저랑 아들이 갈등이 있을 때면 동생인 8세 딸은 기분이 어떨까요. 딸에게 미안하다고 하면 엄마가 미안할 일은 아니지라고 말하는데 딸은 정말 괜찮은 걸까요?

A. 

◇ 엄마의 안정감이 자신의 안도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1. 유·아동은 환경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까요. 행동심리학자인 왓슨은 환경사건과 자극-반응이라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특정 행동을 할 때 엄마가 큰 소리를 지른다면 자극이 되고, 아이는 반응을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아이는 엄마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큰 소리에 불편한 반응을 하게 되는데 특정행동과 엄마의 큰 소리가 환경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모든 행동은 환경사건으로 인해 통제될 수 있다는 것이 왓슨의 주장입니다. 

2. 그럼 동생에게는 무엇이 환경사건이라 할 수 있을까요 자신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엄마와 오빠의 갈등이 환경사건이 될 수 있습니다. 오빠의 행동으로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며 딸은 반응을 하게 되는데 그 반응이 걱정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때 자극은 힘들어 보이는 엄마가 될 수 있습니다.

3. 엄마 잘못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엄마를 안위를 지키려는 아이는 무슨 마음에서 그렇게 표현할까요? 아이의 마음은 엄마가 힘들거나 잘못될까봐 불안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안정돼야만 자신도 안도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편이 돼서 지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 보상하는 마음도, 측은한 마음도 지양합니다

엄마가 큰아이, 아들과의 갈등에서 느끼는 힘든 마음을 동생을 통해서 채우고 보상하려하는 것은 엄마 자신에게도 동생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 잘못이 없는 동생이 피해를 본다는 생각에 더 잘해주려는 마음과 태도도 마찬가지로 옳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표현은 주의합니다.

- 오빠가 말을 안 들으니 너라도 잘해라. 

동생은 엄마의 바람대로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거나 시간이 지나면 반발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 오빠보다 너는 말을 잘 들어서 엄마가 좋다.

엄마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으려면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충분히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동생이 집안 분위기에 영향을 안 받을 수 없겠지만 부모는 보상도 안쓰러운 마음도 아닌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생은 동생, 오빠는 오빠로 경계를 분명히 할수록 모두가 평화롭게 됩니다.

◇ 남매 관계가 원만하도록 이렇게 도와주세요

두 아이를 비교하거나 연관지어 표현하는 것은 삼갑니다. 집안분위기가 안 좋거나 갈등이 생겼을 때 오빠의 사춘기 때문이라고 탓을 하는 것도 남매관계와 집안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갈등이 생기면 그 상황에 맞춰 사건과 사실 중심으로 현실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오빠가 사춘기라서 불편한 일이 생긴다고 인식하게 되면 동생이 오빠에 대한 감정이 나빠져서 이후 관계에도 영향이 미치기 때문입니다. 간과하기 쉬운 점은 오빠에게 동생의 입장을 대변하여 행동을 조절하거나 훈계를 하는 것은 오빠의 반발심을 자극하게 되므로 주의합니다. 일부러 친밀한 관계를 유도하거나 잘 지내라고 강요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남매 관계에 도움이 되고 특별히 개입해야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남매가 직접 대화하고 조율할 수 있도록 여유있게 지켜봐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 동생은 정말 괜찮을까요 

엄마에게 표현하는 모습으로 미뤄 짐작 해보면 현재는 괜찮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보여 지지 않는 부분들을 섬세하게 살피면서 동생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서는 상황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발생해서 상황이 종료된 이후까지도 생명력을 지속하게 됩니다. 동생은 오빠와 엄마 사이에 다툼이 발생할 때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더라도 보이지 않는 정서가 불편해지고, 갈등이 마무리되어 일상으로 돌아가도 불편한 정서는 여전히 잠복하게 된다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느끼고 살피는 것이 예방입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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