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재료 유효기간 조작' 맥도날드 조사했지만...보고서에선 조작 내용 빠져
식약처, '재료 유효기간 조작' 맥도날드 조사했지만...보고서에선 조작 내용 빠져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1.08.1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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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국회의원 "식약처는 맥도날드에 면죄부 줄 생각인가"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식자재 유효기간을 조작해 유효기간 지난 식자재로 햄버거를 만들어 판매해 온 것이 내부 공익제보자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식약처는 문제가 된 매장에만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한국맥도날드가 식자재 유효기간을 조작해 유효기간 지난 식자재로 햄버거를 만들어 판매해 온 것이 내부 공익제보자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식약처는 문제가 된 매장에만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한국맥도날드가 식자재 유효기간을 조작해 유효기간 지난 식자재로 햄버거를 만들어 판매해 온 것이 내부 공익제보자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식약처는 문제가 된 매장에만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보고서에는 조작 실태가 빠져있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요청해 받은 자료를 밝히며, "맥도날드 식자재 유효기간 조작 재사용 사건 관련해 식약처는 문제가 불거진 매장만 조사를 실시했을 뿐 타 점포와 패스트푸드 전반에 대한 별도 조사계획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점포 조사 역시 유효기간 조작 실태를 전혀 파악하지 않은, 형식적인 조사로 나타났다.

◇ 햄버거 재료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 했는데, 식약처는 "시정 사항 아니다"

점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식약처는 지자체 담당자와 함께 해당 점포를 조사했다. ‘위생등급 평가기준 준수’ 여부를 사후관리하는 형식의 점검이었다. 게시물 미부착, 일지 미작성, 밀폐 부실, 개봉·소분일자 미표시 등의 지적사항이 있었다.

문제의 식자재 유효기간 조작 관련해서는, 맥도날드의 방침을 그대로 서술했을 뿐 조작현황을 파악한 사항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보도된 ‘스티커 갈이’등의 언급 역시 없었고, 다만 냉동제품을 냉장고에서 꺼낸 뒤 유효기간 정해 라벨을 붙여서 유통기한 내 사용한다는 내용만 사후관리 사항이 아닌 ‘확인사항’으로 분류해 서술했다고 용혜인 의원은 설명했다.

식약처는 유통기한 내 사용했으니 시정할 사항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용혜인 의원은 "이는 맥도날드 측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냉동·냉장식품의 경우 냉장고에서 나와 실온에 노출되면 유통기한은 의미가 없어진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며,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 이상기후로 폭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실온노출은 식품을 빠르게 변질시킬 수 있다. 식품안전을 총괄하는 부처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해당 점포는 지난해 11월 식약처의 위생등급 평가에서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용혜인 의원은 "이 시점은 그 매장에서 이른바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가 한창 행해지고 있던 때"라며 "이는 당국의 위생등급제와 사후관리조사에도 불구하고 매장에서 상습적으로 벌이는 식자재 재사용을 막을 수 없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효기간을 하루 정도 넘기는 행위가 일상적이었다면 식자재 변질을 방조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 역시 사용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라며 "맥도날드가 햄버거병 사태에서 부적절한 식자재 관리로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낸 적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식약처가 유효기간 조작 문제를 이번 보고서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은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용혜인 "식약처 대처는 '형식적', 별도 관련업계 전수조사 계획 없음은 이해 어려워"

용혜인 의원에 따르면, 식약처는 유효기간 조작 관련 맥도날드나 패스트푸드 업계를 별도로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단지 10월과 12월에 있을 정기점검과 위생등급 지정업소 사후관리 때 해당 부분을 별도로 반영해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용혜인 의원은 "이 조사들은 부분적 점검이다. 정기점검은 1년에 4회 실시하는데, 음식점은 대체로 4회 중 1회의 조사만을 받는다. 따라서 이미 올해 조사를 받은 점포는 대부분 제외된다"고 말했다.

이어 용혜인 의원은 "또한 이번에 사건이 불거진 매장이 받은 위생등급 지정업소 사후관리 점검조사는 위생등급을 별도로 신청해 지정받은 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로 하반기 맥도날드 41개 점포가 예정돼있다. 이는 전체 맥도날드 점포의 1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용혜인 의원은 "즉, 식약처는 맥도날드 유효기간 조작사태에 대한 별도의 전수조사 계획이 없으며, 원래 하기로 한 정기적 점검에서 일부 점포의 유효기간 관리 현황을 확인하겠다는 수준의 미온적인 방침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라며 "게다가 제보가 들어온 매장에 대한 조사조차도 유효기간 조작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는 점에서 이런 조사는 내용상 큰 기대를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식약처의 대처가 '형식적'이고, 이번 사건을 '특정 매장의 일탈', '특정 알바노동자의 잘못'으로 한정하려한다고 분석한 용혜인 의원은 "식약처가 곧 맥도날드의 태도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별도의 관련업계 전수조사 계획이 없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용혜인 의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이물질 발견과 같은 우발적인 식품안전사고와 궤를 달리 하기 때문이다. 

용혜인 의원은 "해당 점포에서 1년 넘게 유효기간을 조작한 사실이 동영상을 통해 드러났고, 다른 매장에도 이런 일이 수시로 벌어졌다는 증언과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라며 "일선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맥도날드 본사의 관리소홀, 나아가 묵인과 방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적극행정은 어디에 있냐“며 정부의 대처에도 질타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식약처와 지자체는 맥도날드 및 동종 패스트푸드 업체에 대해 유효기간 조작 등 식자재 관리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냉동 및 냉장상태를 벗어난 식품에 대한 위생관리가 철저하게 지켜지도록 지도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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