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밖 청소년을 위한 주거지원, 혜택이 아니라 권리입니다”
“가정 밖 청소년을 위한 주거지원, 혜택이 아니라 권리입니다”
  • 기고=박현동
  • 승인 2021.09.1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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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 24. 경기북부청소년자립지원관 박현동 관장

코로나19 재난 상황 속에서 집의 의미와 중요성이 커지는 현재, 아이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집다운 집으로’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동의 권리 관점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경기북부청소년자립지원관 박현동 관장. ⓒ경기북부청소년자립지원관
경기북부청소년자립지원관 박현동 관장. ⓒ경기북부청소년자립지원관

◇ 월세내고 나면 한달 살아갈 생활비가 막막해요

청소년쉼터에서 퇴소한 이소명(21세. 가명)씨는 현재 친구가 살고 있는 월세 집에서 살고 있다. 청소년쉼터 퇴소 후 갈 곳 없는 자신을 받아준 곳이 친구 집(월세방)밖에 없었다고 한다. 3개월 후 소명씨는 용기를 내어 보증금 200만 원, 월세 40만 원짜리 원룸으로 이사를 하여 자신만의 둥지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택배 상하차를 하면서 받는 월수입 100여만 원으로 월세 40만 원과 통신비, 식사비 등을 해결하기에는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소명씨는 누군가 월세만이라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자격증 준비나 정규직 직장을 찾아보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주거권, 이젠 혜택이 아니라 권리

청소년쉼터 퇴소 청소년들의 자립지원을 위해서는 그들을 ‘가출 청소년’이 아닌 ‘가정 밖 청소년’으로 바라봐야 한다. 가정폭력, 학대, 버림받음 등의 이유로 비자발적으로 가정을 떠나야 하는 ‘가정 밖 청소년’으로 생각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있어야 대안과 대책도 종전에 보호 중심의 정책에서 자립으로 전환할 수 있다.

현장 전문가들은 현재도 청소년쉼터 퇴소 청소년들은 ‘가정 밖 난민’처럼 머물 곳을 찾아서 끝없이 방황하는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에게도 주거권이 더 이상 혜택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로 보장돼야 그 주거권이 가정 밖 청소년들의 사회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청소년쉼터 퇴소 청소년들의 주거권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이들은 장차 노숙인, 부랑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사회적 어려움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청소년기에 주거권을 확보하도록 정책적 제도화가 되어야 한다.

◇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도 제도화 되어야

지난 7월 13일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국토건설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경찰청이 함께 정부통합정책으로 아동복지시설 퇴소 청소년들이자 보호종료아동 자립준비 청년들을 위한 지원강화 정책에서 6대 추진과제를 발표하였다. “첫째, 보호받을 권리를 보장하겠습니다. 둘째, 자립의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셋째, 자립생활의 버팀목을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가도록 돕겠습니다. 다섯째, 마음의 안정도 지원하겠습니다. 여섯째, 제도 기반을 다지겠습니다”라는 내용이다.

이 모든 정책은 보호종료 아동들에게는 주거지원 등 기본적인 지원을 다 포함한 후 추가적인 지원을 지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청소년쉼터 퇴소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권리는 청소년쉼터 퇴소 후 5년 이내이고, 쉼터 이용 기간이 2년 이상인 18세 이상 미혼 무주택자에게 LH 임대주택 지원 자격을 주는 것이 전부다.

그러므로 향후 청소년쉼터 퇴소 청소년들의 차별 없는 주거권 보장을 위한 과제로는 첫째, 자립지원 관련 법적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청소년복지지원법 내 대상에 대한 자립지원은 청소년복지시설의 역할 중 하나로만 규정하고 있다. 하위 법령에서 구체적인 내용으로 자산 형성과 주거지원 등을 명시하여 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둘째, 향후 정책 과제로는 주거지원 기반 통합적 자립지원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기존 아동복지시설 보호종료아동에게 주어진 주거지원과 7.13조치에 포함된 6가지 지원정책을 청소년쉼터 퇴소 청소년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주거권은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보장받아야 할 권리이지만 소명씨를 비롯한 가정 밖 청소년들은 ‘집다운 집’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찾아나서야 한다.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 전환과 더불어 혜택이 아닌 권리로서의 자립지원 근거가 마련되어 가정 밖 청소년들의 주거권이 보장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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