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출산을 지지하지만,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
비혼 출산을 지지하지만,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09.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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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차별, 경제적 부담... 학업과 경력단절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비혼 출산에 대한 동의와 포용정도, 비혼 출산 포용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조사했다. ⓒ베이비뉴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비혼 출산에 대한 동의와 포용정도, 비혼 출산 포용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조사했다. ⓒ베이비뉴스

2019년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판결과 2020년 유명 방송인의 비혼 출산 보도를 통해 재생산권리와 결혼하지 않고도 출산할 권리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 여러 사회조사에서도 ‘결혼하지 않는 삶’이나,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는 것’에 대한 수용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변화는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도 반영돼 관련 정책의 개선이 예상된다.

비혼 출산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임신·출산의 여부, 방법, 시기 등을 포괄하는 재생산권리와 함께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라는 친밀성 구성의 방법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비혼출산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서울시 거주 20~60대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비혼 출산에 대한 서울시민의 인식 현황 조사 개요’를 설문지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기간은 올해 3월 29일부터 4월 23일이다. 조사 결과는 강은애·이재경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본부가 2021년 제4호 서울시 여성가족정책 이슈분석으로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서울시민의 대다수는 비혼 출산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더 많이 포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들은 우리사회가 비혼 출산을 포용하기 위해 가족과 재생산권리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사회문화조성을 위한 시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비혼 출산…여성의 자기결정권 문제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2년에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응답이 22.4%라면, 지난해에는 30.7%로 8.3%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64.9%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의 51.0%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연령별 차이도 나타났다. 20대의 67.9%, 30대의 61.4%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60대는 43.6%가 긍정적으로 응답해, 20~30대 보다 대략 20% 낮은 긍정응답을 들었다.

응답자들은 비혼 출산의 원인으로 ‘결혼은 하지 않아도 아이는 낳고 싶다는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과 ‘남성중심적인 성문화에서 벗어나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데 각각 71%, 68.1%가 동의했다.

특히, 여성은 각각에 대해 76.5%, 75.1%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면, 남성은 각각 65.1%, 60.7%가 동의했다. 이러한 결과는 비혼 출산이 다양한 방식으로 친밀성 구성을 실천할 권리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

◇ 한부모의 사회적 차별이 비혼 출산을 막는다

비혼 출산이 어려운 이유에는 ‘우리사회에 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6.6%로 전체응답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비혼 출산이 어려운 이유에는 ‘우리사회에 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6.6%로 전체응답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20~40대 비혼 여성의 26.2%가 ‘비혼 출산을 생각해 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비혼 여성의 32.8%, 40대 비혼 여성의 28.4%가 비혼 출산을 생각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보다 30~40대가 출산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는 연령대이기 때문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소득이 300만 원~450만 원인 비혼 여성의 29.4%가 ‘비혼 출산을 생각해 본 적 있다’고 응답해 우리사회의 양육비용 부담이 큰 것을 반영한다.

난임치료인 보조생식술을 통한 비혼 출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7%,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3.3%로 나타났다. ‘비혼 출산을 지지하지만 나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15%,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13.3%로 나타났다.

비혼 출산이라는 선택을 지지하지만 ‘나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응답한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우리사회에 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6.6%로 전체응답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여성은 한부모가족에 대한 사회적 차별, 경제적 부담, 학업과 경력단절에 대한 걱정이 비혼 출산을 선택하기 힘든 원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반면, 남성은 결혼을 전제로만 출산할 예정이거나 가족의 반대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여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가족 관련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비혼 출산을 ‘현재보다 더 포용해야한다’가 47.9%로 전체응답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성별로 분석하면, 여성의 55.8%는 우리사회가 비혼 출산을 ‘현재보다 더 포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남성은 39.6%가 ‘현재보다 더 포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의 56.5%가 ‘현재보다 더 포용해야한다’고 응답해 비혼 출산 수용에 대한 변화 요구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혼 출산 포용을 위해 다양한 삶의 형태에 대한 차별 개선과 비혼 여성의 보조생식술에 대한 접근권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전체응답자의 29.2%, 비혼 출산 권리 보장을 위해 ‘다양한 삶의 형태 실천이 가능한 사회문화 형성과 차별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26.4%는 ‘비혼 여성의 출산 관련 의료시술 접근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여성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이 필요하다는 항목에 대해 여성의 21.9%, 남성 15.5%가 동의해 성별 인식 차이가 보인다. 

응답자들의 다수는 가족 관련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부성우선원칙이 성불평등하다’는 의견에 52.2%가 동의, ‘혼외자 용어 폐지’에 63.9%가 동의했다. ‘임신중절 시 배우자의 동의 규정 폐지’에 56.8%, ‘혼인여부와 무관하게 보조생식술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에 각각 56.8%, 64.2%가 동의했다. 전체 항목에서 여성의 동의 응답이 남성보다 높다.

◇ 비혼 출산 위해선 ‘성평등 인식 확산’ 필수

대부분의 시민들이 비혼 출산에 긍정적이었으며, ‘낳을 권리’ 뿐 아니라 ‘낳지 않을 권리’도 중요히 여겼다. 전체응답자의 86.2%가 ‘모든 여성에게 안전하고 합법화된 임신중단 서비스 접근이 보장돼야 한다’, 63.2%가 ‘임신중단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데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비혼 출산에 긍정적인 시민들은 임신중단 서비스와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는데 더 많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신과 임신중단의 권리가 충돌하지 않으며, 둘 다 재생산권리라는 측면에서 온전하게 보전돼야 함을 시사했다.

‘비혼 출산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의 성역할 고정관념 점수는 평균 1.53점으로 전체응답 1.94점보다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비혼 출산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성역할 고정관념이 낮은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따라서 비혼 출산을 포함한 다양한 친밀성 구성과 재생산권리 보장을 위해서는 성평등 인식의 확산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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