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노출 아동, 자기통제력 저하로 학교폭력 피해자 될 확률 높아”
“가정폭력 노출 아동, 자기통제력 저하로 학교폭력 피해자 될 확률 높아”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10.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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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책연구소, 제12회 한국아동패널 학술대회 비대면 개최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육아정책연구소는 10월 1일 제12회 한국아동패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육아정책연구소
육아정책연구소는 10월 1일 제12회 한국아동패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육아정책연구소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한 아이가 잘 성장하기 위해선 한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라, 이웃과 지역사회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국적, 시대를 불문하고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육아정책연구소는 1일 오후 1시 10분부터 5시 30분까지 ‘제12회 한국 아동패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아동패널 학술대회는 2008년부터 시작한 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학계에서 진행된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자리로, 2010년부터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 맞춰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제12회 한국아동패널 학술대회에서는 총 18개의 아동패널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으며 ▲세션 1: 아동발달 ▲세션 2: 학교생활 및 적응 ▲세션 3: 부모양육 및 미디어로 나뉘어 동시에 진행된다. 취재진은 최근 이슈인 아동 학교폭력을 영유아기에서 원인을 찾은 손수민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 박사의 「영유아기 가정폭력 노출과 아동기 학교폭력 피해의 관계 : 아동기 내재화 문제로 인한 공격행동의 종단적 매개효과」를 알아봤다. 연구는 세션 1: 아동발달에 해당한다. 

해당 논문은 한국아동패널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논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손수민 박사는 “연구 결과 영유아기때 가정폭력 노출로 인한 내재화 문제는 공격적인 행동으로 학교폭력 피해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었다”고 말하며, 영유아기 가정폭력 노출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혔다.

◇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의 정서조절 전략 중 하나가 공격적 행동”

손수민 박사는 “가정폭력 노출된 4~5세 어린이는 노출되지 않은 집단에 비해 행동화 문제와 발달지연 문제가 최대 4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육아정책연구소
손수민 박사는 “가정폭력 노출된 4~5세 어린이는 노출되지 않은 집단에 비해 행동화 문제와 발달지연 문제가 최대 4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육아정책연구소

지난 9월 6일 교육부의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초등학생 피해 유경험자 응답률은 2.5%로 중학생과 고등학생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 문제에 대해서 손 박사는 “아동기 학교폭력 완화를 위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아동기 학교폭력 피해의 예측요인은 다분화될 수 있으나, 영유아기로부터 발생할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영유아기 가정폭력 노출 경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가정폭력 노출은 ▲부부간의 폭력 ▲아동학대 ▲부모에 대한 학대 ▲노인학대 등을 모두 포함한다. 손 박사는 논문에서 “실제로 영유아기 가정폭력 노출된 4~5세 어린이는 노출되지 않은 집단에 비해 행동화 문제와 발달지연 문제가 최대 4배 이상 높다”며, “특히 가정폭력으로 영유아를 키우는 어머니의 우울감은 영유아의 불안과 우울과 같은 내지화나 공격행동의 문제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가정폭력 노출에 가장 취약한 연령이 있을까. 손 박사는 “5~6세 아동은 영유아기와 달리 가정폭력과 같은 갈등 상황을 잘 인식할 수 있고, 이에 수반되는 자신의 불안감에 대항해 정서적 안정을 위한 행동을 한다”며, “가정폭력 노출에 따른 대표적인 정서조절 전략 중 하나가 바로 공격적 행동”이라고 전했다.

◇ “가정폭력 노출된 아이들 학교폭력 피해자될 확률 높아”

가정폭력 노출로 아이들의 공격적인 행동이 증가하면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지 않을까. 이 문제에 대해 손 박사는 “공격행동 성향이 높은 아동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되기 싶다”며, “모든 학교폭력 피해자가 공격성향이 높은것은 아니지만, 또래로부터 거부되는 유아나 학교폭력 피해 아동 중 일부 주요 특성으로 지적되는 것은 바로 높은 수준의 공격행동과 파괴적인 행동이다”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논문에서 어릴 적 가정폭력에 노출 된 결과 아동의 공격성향이 높아지고, 이는 초등학교 입학 후 공격행동 경향이 높은 아동은 집단 내에서 소외되거나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어서 “이처럼 공격성향이 높은 피해자를 지칭하는 개념이 바로 ‘가피해자’인데, 이들은 일방적으로 피해만 당하는 ‘순수 피해자’와 구별되는 집단”이라며, “가피해자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충동적이고 반응적인 공격행동 양상이 강해 또래로부터 거부될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피해로 까지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들은 가해자보다 더 높은 공격행동 양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 가정폭력 노출→공격행동 발현→학교폭력 피해

손수민 박사는 “실제 부모가 결혼 갈등을 겪고 있는 6개월 영아는 노출되지 않은 영아에 비해 아동기에 정서 조절 능력이 낮았다”고 사례를 전했다. ⓒ육아정책연구소
손수민 박사는 “실제 부모가 결혼 갈등을 겪고 있는 6개월 영아는 노출되지 않은 영아에 비해 아동기에 정서 조절 능력이 낮았다”고 사례를 전했다. ⓒ육아정책연구소

손 박사는 ‘한국아동패널연국(Panel Study on Korean Children)의 데이터를 활용해, 2008년 출산 가정을 대상으로 패널을 구축해 현재까지도 매년 아동과 부모에 관한 다양한 특성을 종단적으로 추적조사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가정폭력 노출 여부 ▲내재화 문제 ▲이후의 공격행동 ▲학교폭력피해를 조사했으며 총 1315명이 응답했다.

이에 대해 손 박사는 “가정폭력 노출이라는 위험한 양육환경에 노출된 영유아일수록 공격행동의 기초선이 높을 뿐 아니라 시간이 흘러 아동기가 되어도 공격행동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러한 결과는 영유아기 시기에 가정폭력 노출로 불안정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그 결과 심리적 결핍으로 인해 내재화 문제를 경험할 위험이 높고, 가정폭력 노출로 인한 부정적 정서는 자기통제력 저하를 유발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동기 또래와의 관계에서 욕구가 좌절되거나 사소한 자극에 지각왜곡이 일어날 경우 공격행동으로 발현되는 경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실제 부모가 결혼 갈등을 겪고 있는 6개월 영아는 노출되지 않은 영아에 비해 아동기에 정서 조절 능력이 낮았다”고 사례를 전했다.

이 밖에도 “영유아기 가정폭력 노출은 내재화 문제로 인한 공격행동으로 아동기 학교폭력 피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검증됐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가정폭력 노출과 이에 따른 내재화 문제를 바탕으로 공격행동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후의 학교폭력 피해를 겪게되는 일종의 완전 매개효과가 있다”고 결과를 발표했다.

끝으로, 가정폭력 노출·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손 박사는 ▲부모교육 ▲사회적 관심 ▲지역사회적 차원의 구체적 노력 ▲가정폭력에 노출된 영유아와 학교폭력 피해 아동의 공격행동 완화를 위한 치료적 개입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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