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싱크대 앞에서 복숭아 뼈를 뜯다가... 8월에 두 아이를 낳았다. 쌍둥이를 낳은 것은 아니고 4년 터울로 큰아이는 11일에, 둘째 아이는 23일에 낳았다. 큰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였다. 더위를 심하게 타시는 시어머니가 가끔씩 조리원에 오실 때면 종종 복숭아 5개가 든 상자를 내미셨다. 산모는 딱딱한 것을 못 먹으니까 물렁한 복숭아를 사 오셨던 거다. 한 박스를 다 먹을 만하면 또 사 오셨다. 해마다 아이의 생일이 돌아오고 산후조리를 떠올릴 때면 나는 그때 달게 먹던 복숭아가 생각난다. 사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딱히 복숭아를 좋아했던 기억이 없다. 복숭아가 그렇 테마칼럼 | 칼럼니스트 최은경 | 2023-08-29 08:28 시어머니의 밑반찬 남편이 양손 무겁게 반찬 가방을 들고 퇴근했다. 안 봐도 뭔지 알 것 같았다. 시어머니가 며칠 전에 “반찬 뭐 해주랴?” 하고 물어보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반찬 수혈(!)에 나도 깜짝 놀랐다. 가끔씩 어머니는 반찬을 과잉(?) 공급해 주시는데 그 내역을 읊어보면 우선 김치. 어머니는 김치를 일 년 내내 담그시는 것 같다. 만드는 김치에 따라 계절이 느껴질 정도다. 봄이면 나박김치에(이번에 왔다), 여름이면 열무김치와 오이소박이, 가을이면 배추겉절이, 겨울이면 알타리와 김장 김치까지. 김치 담그시는 것만으로 1년이 빠듯 테마칼럼 | 칼럼니스트 최은경 | 2023-03-20 08:52 열한 살 아이가 주방에서 노는 이유 아이는 심심했던 모양이다. 뭐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 어느 날부터 내가 주방에서 음식을 할 때마다 “내가 해볼게”라는 말이 늘었다. 혼자 밥 먹고, 양말 신고, 신발 신고, 옷 입고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직접 요리를 해보겠다고 나서다니 시간이, 세월이 그저 놀랍다.시작은 전 부치기였다. 비가 자주 오던 무렵,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저녁 이후 간단히 간식을 해 먹을 때가 많았다. 친정엄마가 가져다주신 야채가 너무 많아서 소진을 목적으로 이것저것 다 때려 넣어 야채전 반죽을 만들었다. 이제 부치기만 하면 되는데 아이가 테마칼럼 | 칼럼니스트 최은경 | 2021-08-21 08:55 "뭐든 아이가 하고 싶은 게 중요한 거잖아" 참 이상했다. 남편과 나는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일상이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에 수업을 듣고, 나는 거실에서, 남편은 안방에 사무실을 차렸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거의 자신만의 공간에서 벗어나지 않은 지 오래다. 그 중 4학년 막내는 예외인데, 꼭 일이 있을 때마다 나에게 와서 물었다.“엄마, 온라인 수업 듣는 거 너무 힘들어.”“엄마, 아직도 2교시야, 이거 실화야?”“엄마... 목말라, 음료수 없어?”“엄마, 숙제 하고 있는데 날아갔어. 짜증나.”“엄마, 애들은 여행 간다는데... 우리도 가면 안 돼?”“엄마, 난 온라인 테마칼럼 | 칼럼니스트 최은경 | 2021-07-30 08:37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