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살고 싶은 집 3가지
아이들이 살고 싶은 집 3가지
  • 기고=임성원
  • 승인 2022.01.0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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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 40.초록우산어린이재단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 임성원 팀원

코로나19 재난 상황 속에서 집의 의미와 중요성이 커지는 현재, 아이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집다운 집으로’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동의 권리 관점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아이들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을까?” 영등포구 아동주거권 향상을 위한 2021년 주거네트워크 활동을 준비하며 나왔던 말이다. 아동의 주거권리에 있어서 아이들은 어떤 집을 원할지에 대한 대답을 보통 당사자인 아동에게 묻기보다 어른의 시선에서 찾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은 쾌적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는 이론적인 내용의 글은 많지만, 아이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하는 제도와 행동은 부족한 것이다. 아동의 집다운 집에서 살 권리가 마땅히 보장되어야 함을 항상 강조하지만, 집다운 집에서 아이들이 정의하는 ‘집’이 무엇인지 듣는 것은 부족한 실정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은 아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집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2021년 ‘내가 살고 싶은 집’ 그리기 공모전을 진행하였다. 총 245명의 구내 초중학교 학생들이 ‘내가 살고 싶은 집’과 내가 생각하는 ‘좋은 주거환경’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이 표현한 ‘내가 살고 싶은 집’에는 ‘친구들을 초대해서 행복하게 사는 집’, ‘약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집’, ‘어떤 집보다 안전하고 부서지지 않는 집’, ‘낮에도 밤에도 안전하고 따뜻한 집’, ‘바퀴가 있어서 이사가 편안한 집’과 같은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아이들이 그려준 다양한 집 그림을 통해 공통된 생각을 읽을 수 있었는데,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 "‘깨끗하고 안전한 집’에서 살고 싶어요."

코로나가 없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노는 집 (김지연,11)

 

어떤 집보다 안전하고 부서지지 않는 집 (윤예준,13)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롭게 야외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아이들은 쾌적한 공간에서 재밌게 놀 수 있는 집과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하고 안전한 집을 소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은 많아졌지만 쾌적하지 못한 집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흔히 말하는 비싸고 좋은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집이 오래되어 많은 벌레와 곰팡이와 함께 생활하며 친구를 초대하는 것이 망설여진다는 아이들도 있고, 다양한 이유로 거주지 상실 위기를 겪는 아이들도 있다. 복지관에는 구내 재개발지역으로 임대인이 사전 안내 없이 집을 팔아서 갑작스럽게 이사해야 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줄어 월세를 충당하지 못해 거주지에서 쫓겨나는 아동 가정도 있었다.

◇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집’에서 살고 싶어요"

가족과 캠프파이어를 하고 하늘에 계신 할머니를 만날 수 있는 집 (김규민,10)

 

가족들과 소풍하는 집 (정하은,12)

 

어른들이 생각하던 것보다 아이들은 집의 의미를 넓게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아빠, 할머니, 강아지 등 많은 가족과 따뜻하게 지내는 집과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 모든 사람이 함께 평등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그림을 통해 보여주었다. 집은 아이들에게 단순한 물리적, 내부공간을 넘어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이들은 집에서 가족들이 웃으면서 생활하고 서로의 사랑이 느껴지는 올바른 양육환경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아동주거권향상을 위해 물리적인 공간과 더불어 심리적 안정을 느낄 수 있는 양육 태도, 가족과의 역동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이들은 지역사회 사람들과 가진 것을 나누고 배려하며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따뜻한 환경을 구축한 아름다운 지역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비쳤다. 최저주거기준선을 바탕으로 적정한 주거형태를 갖추고 양질의 주택이 많아져야 하며 더 위기 가구가 빈곤 가구로 추락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든든하게 뒷받침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마지막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집’에서 살고 싶어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집 (조은지,9)

 

좋아하는 장난감이 가득하고 가족이 행복한 집 (신원우,10)

 

행복에 대한 기준은 다르지만, 아이들은 집이란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 「장난감이 많은」 , 「주변이 깨끗한」 여러 형태의 집을 통해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아이들이 그림과 언어로 자유롭게 이야기해준 집에 대한 의미는 다양했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집은 명확했다. 집이란 물리적 공간을 넘어 정서적 발달을 도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축되어야 하며 아이들도 집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다. 앞으로 아이들의 집에 대한 여러 생각을 적극적으로 듣고 그 생각을 현실적으로 풀어내야 하는 것이 우리 사회와 의무이행자들의 역할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었으며 어린 시절 생활했던 ‘집’이라는 공간 속에서 많은 감정을 느끼고 꿈을 꾸며 그 시간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집을 기억했을 때 따뜻하고 편안하며 즐겁게 성장했던 그 시간,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아이의 ‘내가 살고 싶은 집’을 실현하기 위해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아이들의 고민과 생각을 담아 아동주거권 ‘보장’에서 아동주거권 ‘향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무이행자들의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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