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아기인데, 요즘 책을 너무 안 보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책으로 시작해서 하루에 몇십 권씩 읽던 아이였어요. 다른 놀이에 빠져서 그런지 하루에 3권도 안 봐요. 왜 그럴까요. 책 태기(책+권태기)일까요."
책 육아하는 부모의 소통 공간에 등장한 글이다. 댓글에는 ‘우리 아이도 같은 고민이다’, ‘아직 어린데 무슨 걱정이냐’ ‘오히려 책을 너무 많이 읽는 걸 경계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이견이 오고 간다. 과연 내 아이가 이런 상황에 놓인다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구나 아이를 키우다 보면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여러 육아 방법 중에서 책 육아에 관심을 기울인 경우, 아이의 독서 상황에 대한 부모의 기대치가 높으므로 더 잘 경험할 수 있다.
먼저 아이의 책장에 꽂힌 책들을 살펴보자. 우리 아이의 발달 단계와 잘 맞는 수준의 책인지 점검이 필요하다. 유명한 책이라고 입소문이 나서 계획 없이 구입한 책, 책 육아하면 기본으로 들여야 한다는 전집들, 공동구매할 때 저렴해서 고민 없이 덜컥 산 책들이 책장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 가장 좋은 책, 우리 아이가 80% 이해할 수 있는 책
너무 쉬운 책이나 어려운 책은 아이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한다.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지 않으면 아이와 라포 형성이 충분히 된 전문가가 책을 읽어도 아이는 책 읽기 현장을 떠난다고 한다.
또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더라도 부모는 ‘대수롭지 않다, 괜찮다’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 좋다. 특히 책을 강요하는 행동은 금물이다. 오히려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평소 좋아하던 책을 활용해서 길을 만들어 자동차 놀이를 하거나, 책으로 징검다리 놀이를 하며 책표지를 노출하는 방법이 좋다. 책으로 네모 만들기, 세모 만들기, 별 만들기 등 책을 꼭 읽어야 하는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책 자체가 재미있는 놀잇감으로 재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와 가까운 도서관에 들러 책을 함께 둘러보고, 부모가 집에서 수시로 책을 읽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도 좋다. 아이는 부모와 함께 외출해서 책을 마주하는 그 시간을 기억하고 다시 책과 친구 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공자는 「논어」 ‘옹야편’에서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하였다. 우리 아이가 독서를 즐기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책 권태기도 하나의 성장 과정이라는 걸 기억하자.
*칼럼니스트 김은정은 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문학박사, 문학평론가로 경성대학교 창의인재대학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는 「스토리텔링의 이해와 활용」, 「문학과 인간」을 집필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