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넛 버터에 살모넬라 균? 미국 엄마의 아이 먹거리 안전 챙기기
피넛 버터에 살모넬라 균? 미국 엄마의 아이 먹거리 안전 챙기기
  • 칼럼니스트 이은
  • 승인 2022.06.13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영부영 육아 인류학] 미국의 식품 안전 이야기

여름철이 되니 식중독이나 음식 관리에 아무래도 더 신경이 쓰게 된다. 이 곳 미국에서는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식품이라고 믿고 아이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었던 제품에 또 말썽이 생겨서 더욱 걱정이다. 지난 5월 말을 시작으로 미국의 많은 엄마들이 냉장고와 팬트리를 확인해야 하는 일이 일어났다.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 CDC에서 특정 브랜드의 피넛 버터를 생산하는 켄터키 렉싱턴 지역 공장에서 살모넬라균이 발생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발표가 있었던 것이다. 최근 살모넬라균이 원인이 되어 14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2명은 입원을 해야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이들 모두가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이 피넛 버터를 먹은 것으로 밝혀졌던 것이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피넛 버터는 전량 리콜 조치에 들어갔다. 켄터키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지만 미 전역에 퍼져 있으니 미국인들 모두 집에 있는 피넛버터를 확인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해당 브랜드의 피넛 버터는 대부분의 미국인 가정에서 가장 즐겨 먹는 제품 중에 하나였고 피넛 버터를 참 좋아하는 우리 집 작은 아이를 위해서 나 역시 자주 구매하는 상품이었다. 리콜 대상 일련번호에 해당하는 시리얼 넘버가 우리 집에 있는 피넛버터 병에도 적혀있었다. 그러고보니 피넛버터를 먹이고 나면 묘하게 배앓이를 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바닥이 보이게 거의 다 먹어버린 피넛버터 병을 바라보면서 찜찜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해당 상품을 들고 근처 마트에 가면 당연히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겠지만 이미 거의 먹어버린 피넛버터를 가져가는 의미가 뭐가 있을까 싶었다. 굳이 마트에 가져갈 생각도 사라져서 그냥 얼마 남지 않은 피넛버터는 버리기로 했다. 타 제품은 괜찮다지만 당분간 피넛버터를 먹고 싶은 마음도 사라지는 소심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에 있던 피넛버터도 리콜 대상이 되었다. ⓒ이은
우리 집에 있던 피넛버터도 리콜 대상이 되었다. ⓒ이은

미국에서는 지난 달에 특정 분유 공장에서 문제가 생겨 해당 분유가 전량 리콜이 된 뒤로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여전히 분유 품귀 현상이 잦다. 이 때문에 걱정이 되는 엄마들이 미국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마다 어느 지역의 어느 마트에 분유가 들어왔는지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자주 공유한다. 다행히 빠른 리콜 조치로 더 이상 영향을 받은 영유아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분유에 이어 이제는 피넛 버터까지 식품 안전 문제 때문에 미국 엄마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한국의 가정에 비해서 요리를 하는 비율보다 시제품을 많이 활용하는 비율이 더 놓은 미국 가정들의 경우 각 식품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의 식품 안전이 가족들의 건강에 더욱 밀접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미국에선 매년 약 7600만명이 식중독(foodborne disease)증상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 중 32만명 이상이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한 증상에 시달리고 그 중 사망자 수도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DC 2004년 조사 결과 기준).

이러한 식중독 중에서도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은 세균성 식중독이고 그 다음이 바이러스성과 기생충성이며 이 때문에 특정 제품에서 살모넬라균 같은 세균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면 즉각 전량 리콜 조치되는 등 중요 방역 대상이 되고 있다.

팬트리를 다시 한번 정리하면서 피넛 버터 뿐만아니라 유통기한이 이미 지난 제품, 사용 중 입구가 완전해 봉해져 있지 않은 제품 등 솎아내고 관리하는 시간을 다시 한번 가졌다. 이제 날이 따스해지기 시작하니(내가 사는 펜실베니아 북부는 4월까지 눈이 내렸다) 유치원에 싸보내는 아이의 도시락도 보냉가방에 휴대용 아이스팩을 꼭 챙겨준다. 유치원에 따라 아이들의 도시락은 무조건 등원 직 후 냉장고에 보관하도록 하는 곳도 많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다. 이제 점점 여름도 다가오고 있으니 특히나 우리 아이들과 내 가족이 먹게 될 먹거리에 조금 더 신경 쓰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건강 또 건강. 엄마가 늘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니 나부터 더 신경써서 지켜줘야겠다.

*칼럼니스트 이은은 한국과 미국에서 인류학을 공부했다. 미국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마치고 현재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인류학을 가르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낙천적인 엄마이기도 하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