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초당옥수수가 생산된다고요?
제주에서 초당옥수수가 생산된다고요?
  • 칼럼니스트 김재원
  • 승인 2022.06.13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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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42. 제주에서 온 달콤한 초당옥수수, "당도 높고 열량은 낮아"

어느덧 더위가 성큼 다가온 제주를 거닐다 보면 밭담 너머 노란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있는 옥수수 무리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제주산 초당옥수수인데요. 매년 6월 초순이 되면 저도 육지에 있는 지인들에게 제주산 초당옥수수를 보내주곤 합니다. 반응은 크게 세 가지인데요. 먼저 ‘제주에서 옥수수가 생산된다고? 옥수수는 강원도에서 나오는 거 아니야?’라는 반응과 ‘초당옥수수를 처음 들어본다’와 ‘무슨 옥수수가 단맛이 나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께 제주산 초당옥수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 하는데요.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의 한 밭에서 수확을 앞둔 초당옥수수가 영글어 가고 있다. ⓒ김재원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의 한 밭에서 수확을 앞둔 초당옥수수가 영글어 가고 있다. ⓒ김재원

‘제주'와 '옥수수'는 사실 익숙지 않은 조합인 것은 맞습니다. 보통 제주에서 재배하는 작물 하면 감귤이나 무, 당근과 같은 월동 농작물을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실제 제주도 처음에는 옥수수 농사에 무심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주지역 농가의 새로운 소득작물로 옥수수가 떠오르기 시작했는데요. 제주의 선택은 우리가 흔히 아는 찰옥수수가 아닌 '초당옥수수'였습니다. 

초당옥수수의 '초당(超糖)'은 지명이 아닌 당도가 월등히 높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영문 이름도 초당옥수수의 단맛을 그대로 보여주는 슈퍼 스위트 콘(Super Sweet Corn)인데요. 초당옥수수는 통조림 옥수수를 만들 때 주로 쓰이는 단옥수수의 돌연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도는 16∼18브릭스로 콜라(11브릭스)와 파인애플(15브릭스)보다도 높은데요. 6월 초부터 제주에서 수확이 시작되는 초당옥수수는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까지 최고의 맛을 자랑합니다. 오직 6월 한 달 동안만 아주 짧게 만나볼 수 있는데요.

수확을 앞둔 제주 초당옥수수. ⓒ김재원
수확을 앞둔 제주 초당옥수수. ⓒ김재원

국내에서 초당옥수수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지역은 제주입니다. 초당옥수수는 1982년 ‘하니반탐9’라는 품종이 수입돼 처음으로 국내에서 재배됐습니다. 1992년 국내 육성 품종으로 ‘초당옥1호’가 개발되었는데요. 이어 2003년 ‘감미옥’, ‘사탕옥’, ‘고당옥’ 등 신품종이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초당옥수수는 토종 '찰옥수수'에 밀려 인기가 없었죠. 그러다 최근 들어 소비자 입맛이 변하고 웰빙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주에서는 2015년 초당옥수수 재배가 처음 도입되었고 당시 농업기술원에서 3개 농가를 선정해 시범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제주산 초당옥수수 재배면적은 총 296㏊에 다다른다. ⓒ김재원
올해 제주산 초당옥수수 재배면적은 총 296㏊에 다다른다. ⓒ김재원

초당옥수수는 온난한 기후에서 잘 자라 제주의 기후조건과 잘 맞았고 재배기간도 3개월가량으로 짧아 양배추와 브로콜리, 콜라비 등 월동채소를 수확한 뒤 재배하기 매우 적합했습니다. 초당옥수수는 2017년부터는 전시장소 실증사업 운영과 농협 협업사업 등을 통해 제주지역의 새로운 작물로 본격적으로 육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초여름 제철 간식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출하 물량은 2019년 23t에서 2020년 448t, 2021년 905t으로 2년 새 4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올해 제주산 초당옥수수 재배면적은 총 296㏊에 다다릅니다. 하우스에서 재배한 옥수수를 시작으로 터널, 무피복 노지 등 순으로 수확이 이어질 예정인데요. 

초당옥수수의 열량은 100g당 96㎈로 찰옥수수 절반 수준이며 녹말 함량이 낮고 수분함량이 70% 이상으로 다이어트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식이섬유도 많아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에도 좋습니다. 

여름철 별미 간식인 제주산 초당옥수수. ⓒ김재원
여름철 별미 간식인 제주산 초당옥수수. ⓒ김재원

초당옥수수는 과일처럼 아삭아삭한 식감으로 생으로 먹을 수 있고 전자레인지에 5분만 돌려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어서 무척 간편합니다. 단, 초당옥수수를 물에 삶는 것은 금물이다. 초당옥수수를 뜨거운 물에 삶으면, 옥수수 단맛이 물에 다 빠져나와 밍밍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초당옥수수를 냉동실에 30분 정도 두었다 샤베트처럼 먹을 수도 있으며, 버터를 발라 구워 먹거나 수프로 만들어 먹어도 참 맛있습니다. 

마트에서 판매중인 제주산 초당옥수수. ⓒ김재원
마트에서 판매중인 제주산 초당옥수수. ⓒ김재원

오늘 칼럼을 정독하신 분들은 동네 마트에서 그동안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제주산 초당옥수수’라는 문구가 눈에 보이게 되실 거예요. 예전에는 존재 자체를 몰랐거나 눈여겨보지 못하셨더라도요.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는 말처럼 이제부터라도 제주산 초당옥수수에 보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낯설더라도 용기 내 꼭 사먹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대학시절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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