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 상담 절반 청소년인데... 상담 가이드라인은 부실"
"임신중지 상담 절반 청소년인데... 상담 가이드라인은 부실"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2.10.11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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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의원 "여전히 ‘낙태’ 위기행동으로 규명하고 임신중지 안내 없어" 지적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용혜인 의원은 “‘낙태죄‘ 폐지 3년째, 누구든지 상담과 교육 통해 임신중지 결정할 수 있어야한다”라며 “임신중지 약물을 빠르게 허가하고 청소년 임신중지 상담 및 교육 제대로 시행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베이비뉴스
용혜인 의원은 “‘낙태죄‘ 폐지 3년째, 누구든지 상담과 교육 통해 임신중지 결정할 수 있어야한다”라며 “임신중지 약물을 빠르게 허가하고 청소년 임신중지 상담 및 교육 제대로 시행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베이비뉴스

‘낙태죄’가 폐지된 지 3년 동안 진행된 600건의 상담 중 청소년의 임신중단 상담이 329건으로 절반이 넘는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상담 가이드라인에서는 여전히 ‘낙태’를 위기 행동으로 규정하거나 임신중지를 원하는 경우 보호자의 동의를 받되 병원이나 수술비는 알아서 확인하라는 수준의 내용뿐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이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의 상담 통계와 가이드라인을 확인한 결과, 2019년 9월부터 2021년까지 임신중단 상담은 총 597건 진행됐고, 상담 대상 중 절반 이상인 55%는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같은 시기, 해당 기관에 접수된 청소년 출산 상담 건수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치다. 청소년 출산 인구수를 고려했을 때, 청소년에게 해당 기관의 임신 및 출산 상담의 인지도는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높은 청소년 상담율에 비해 임신중지 상담 가이드라인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관에서 활용하는 상담 가이드라인은 상담 대상의 ‘위기 행동’으로 ‘낙태’를 명시하고, 상담 방법에서 임신중지에 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다.

임신중단 내용은 한 페이지에 불과했는데, 상담 태도 항목에 ‘미성년 청소년의 경우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서 진행되어야 함을 안내’라는 문구만 적혀있다. 또한, 상담 진행 항목에는 ‘임신중단의 의미, 위험성, 부작용, 방식, 후유증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당사자가 원한다면, 임신 유지를 돕는 방안 등 기관 연계 진행’하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임신중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상담 대상의 성·재생산 권리를 보장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용 의원은 지적했다.

용혜인 의원은 ”대상별 지원체계에 청소년을 따로 분류해둔 게 무색할만큼 청소년의 상황과 불안을 고려하지 못하는 가이드라인“이라며 ”여전히 상담 대상이 ‘낙태’를 선택하는 것이 ‘위기 행동’이라고 명시하고 임신중지 의사를 확인하거나 관련 정보를 제공하라는 내용은 없는 가이드라인은 ‘낙태죄’가 폐지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용 의원은 "상담 가이드라인에 ‘중립적이고 비판단적인 자세와 자기결정권’을 써두고도 제공하는 정보는 위험성과 부작용, 후유증 등 부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고, 병원은 알아서 찾으라는 상담 내용은 임신중지를 원하는 상담 대상에게 불안감만 심어줄 뿐“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서 의료 및 약물 상담은 보건복지부와 마더세이프로 연계하고 있으나, 마더세이프 홈페이지에서 ‘미프진 복용 후 태아 기형이 발생한다’는 내용의 게시글 이외에 임신중지에 대한 안내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여성가족부와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용혜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 임신중지 내용을 다룬 교육안은 0건인 것으로 밝혀졌다.

용혜인 의원은 ”더 이상 임신중지가 죄가 아닌 것이 지금의 법 체계임을 인지하고 여성가족부가 나서서 상담과 교육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 의원은 ”‘낙태죄’ 폐지 이후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하는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큰 책임을 느낀다“며, ”성재생산 권리를 보장하는 입법을 서두르는 동시에 임신중단 약물 도입, 건강보험 적용 등 더 많은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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