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영아화상'
평생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영아화상'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3.02.28 12:08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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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은 높은 곳으로 치우고 응급처치법 숙지해야

영아화상은 피부가 얇은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외상과 후유증을 남긴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다. 같은 온도라 해도 성인보다 피부 두께가 얇아 손상 정도가 심하고 적은 범위의 화상으로도 수분과 전해질 소실이 쉽게 발생한다.

 

면역기능도 약해 화상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미성숙한 피부조직으로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이 때문에 화상범위가 20% 이상일 때를 중화상으로 보는 성인과 달리 어린이는 10%만 돼도 중증화상환자로 분류한다.

 

특히 화상을 입는 과정에서 성장판이 손상되면 팔이나 다리, 손이 구부러지지 않는 신체적 기형과 발달장애가 생긴다. 또래와 다른 외모로 대인기피증과 같은 정신적인 질환까지 겪는 경우도 흔하다. 

 

◇ 화상을 일으키는 가지각색 원인들

 

영아화상을 일으키는 원인 중에는 국과 라면, 커피, 끓는 물에 데는 열탕화상이 가장 많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영아화상을 일으키는 원인 중에는 국과 라면, 커피, 끓는 물에 데는 열탕화상이 가장 많다. ⓒ한림대학교의료원

 

화상은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눈다. 뜨거운 기체로 인한 화상은 화염화상, 고온의 액체로 난 상처를 열탕화상, 높은 온도의 고체에 다친 것을 접촉화상이라고 한다. 산 또는 알칼리, 유기용제에 의한 화학화상과 감전사고와 같은 전기화상도 있다.

 

화염화상의 원인은 의외로 단순하다. 가스레인지 또는 촛불, 라이터, 성냥, 담뱃불 등을 켜다 순간적인 화염에 화상을 입는다.

 

고온의 액체에 피부가 접촉해 발생하는 열탕화상은 정수기에서 온수를 받다가 혹은 뜨거운 음식물을 쏟아서, 샤워를 하다 물 온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밥솥 증기에 화상을 입는 소아도 흔치 않게 있다. 증기에 의한 화상은 열탕화상인데 보통 심한 상처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피부가 65℃ 이상의 액체에 1초만 닿아도 화상이 생긴다.

 

뜨거운 고체에 닿아 발생하는 접촉화상은 전기장판, 다리미, 가스레인지, 높은 온도에 가열된 그릇을 만지거나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다 넘어져 상처를 입는다. 이밖에도 산업체에서 주로 발생하는 화학화상과 감전사고로 인한 전기화상이 있다.

 

◇ 영아화상은 열탕화상이 가장 많아

 

영아화상은 뜨거운 물에 의한 열탕화상이 가장 많다. 국과 라면, 커피, 끓는 물에 데는 것이 대표적이다. 전기로 물을 끓이는 전기포트의 줄을 잡아당겨 화상을 입는 영아도 많다.

 

온수 온도가 85℃에 육박하는 정수기 보급이 늘어난 것도 열탕화상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다. 이 온도는 피부에 1초만 닿아도 2도 화상을 일으킨다. 최근 온수버튼에 잠금장치가 된 정수기 출시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정수기를 통해 화상을 입는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뜨거운 물체에 닿아 화상을 입는 접촉화상도 적지 않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다리미. 다림질하다 잠시 세워둔 사이 아이가 바닥면을 만지는 경우가 많다.

 

작동 중인 러닝머신 발판을 만지거나 틈새에 발이 끼어 화상을 입는 사례도 있다. 특히 러닝머신은 뜨거운 열과 물리적인 충격을 동시에 주는 탓에 피부이식이 필요할 정도의 중화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또한 전기밥솥의 증기로 인한 화상이나 전기 콘센트에 금속 젓가락을 넣어 전기화상을 입는 아이들도 많다.

 

◇ 조직 손상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법

 

화상은 조직 손상의 깊이에 따라 1도에서부터 4도로 분류한다. 1도 화상은 자연치유가 가능할 만큼 상태가 심하지 않다. 피부가 햇볕에 오래 노출되면 빨갛게 변하는데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 제 피부색을 찾는 예가 여기에 해당한다.

 

2도 화상은 표피 전부와 진피 대부분이 손상을 입어 치료가 필요한 상태를 일컫는다. 물집과 부종, 심한 통증이 있는 표재성 2도 화상과 얼룩덜룩한 색을 띠며 심각한 흉터가 있는 심재성 2도 화상으로 나눈다. 표피와 진피는 물론 피하지방층까지 다쳐 피부이식수술을 요하는 상태는 3도 화상이다.

 

가장 심각한 상태인 4도 화상은 피하조직 아래의 뼈와 근육까지 손상을 입어 절단술과 피부이식수술, 조직편(플랩)이식술이 필요한 정도를 말한다.

 

◇ 영아화상의 처치법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전욱 교수는 “평소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에 어린이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사고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전욱 교수는 “평소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에 어린이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사고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화상 역시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사고가 발생한 다음 가장 먼저 할 일은 화상의 원인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물질이 계속 신체에 닿아 있으면 지속적으로 열이 전파돼 환부 손상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회복기간도 지연시킨다.

 

만약 옷 위에 뜨거운 물을 엎질렀거나 불이 붙었을 때는 무리해서 옷을 벗기보다는 찬물을 붓거나 바닥 위에서 굴러 불을 끈다. 몸에 붙은 옷은 억지로 떼지 말고 그대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다친 부위가 광범위하다면 깨끗한 천이나 타월로 상처를 감싼다.

 

생리식염수나 상온의 물을 20~30분 정도 부어 화상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막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물집을 터뜨리는 이들도 있는데 가능하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다. 또 손으로 화상부위를 만지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직접적인 접촉을 피한다.

 

◇ 잘못 알고 있는 응급처치법

 

민간요법이나 잘못된 상식으로 응급처치를 했다가는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소주와 같은 알코올로 화상부위를 소독하는데 이러한 행위는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부종을 악화시키고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된장과 간장을 바르거나 감자, 오이를 슬라이스 해 붙이는 것도 상처 염증을 깊게 할 수 있으니 금한다.

 

마음대로 약을 바르는 것도 삼간다. 자칫하다가 상처치유를 지연시킬 수도 있어서다. 일반 소독 의약품도 잘못 썼다가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접촉성 피부염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의사와 상의 후 사용한다.

 

◇ 알아두면 좋은 예방법

 

치료기술이 발전했다 해도 피부상태를 사고 전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 따라서 화재의 위험성을 항상 명심하고 예방한다.

 

특히 영아화상은 보호자의 끊임없는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이 혼자 화기가 있는 곳에 두거나 온수를 틀어놓고 욕실에 있도록 하는 것도 금물이다. 아이가 불 위에 있는 냄비를 잡아당겨 화상을 입는 일도 흔하므로 가스레인지 근처에 가지 않도록 한다. 부모가 집을 비웠을 때 혼자 음식을 만드는 것도 금한다.

 

가전제품은 아이의 시선이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치운다. 정수기 역시 구입 당시부터 온수 차단장치가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간혹 전깃줄을 물어뜯어 입에 전기화상을 입는 사례도 있으니 전선을 정리하고 전기콘센트에 보호장치를 씌워 아이가 금속 젓가락으로 쑤시는 일이 없도록 한다.

 

성냥이나 라이터도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치우고 러닝머신은 발판 부위에 덮개를 설치해 접근을 막는다. 이 밖에도 뜨거운 물체나 물을 만졌을 때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과 불이 났을 때 대피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교육한다. 마지막으로 소화기는 눈에 보이는 곳에 설치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전욱 교수는 “2000년부터 병원을 찾은 소아 화상환자가 10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는 맞벌이 증가와 핵가족화로 영아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 탓으로 보인다. 평소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에 어린이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사고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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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 2013-03-04 18:30:00
저도 어렸을때 ...
저도 어렸을때 빨래 삶은 물에 화상 입은 기억이 있네요...
이게 흉터

song**** 2013-03-03 17:40:00
생각만해도ㅜㅜㅜ
요즘 우리 아이도 기어다니느라
정말 한눈을 팔수가 없는데

생각

jmhs**** 2013-02-28 22:18:00
맘스귀요미
응급처치방법과 예방법 머리속에 담고 가요^^
화상.. 생각만해도 무섭네요..ㅠㅠ
화상이 났을때 소주... 잘못된 방법을

yeoj**** 2013-02-28 19:33:00
영아화상
순간의 방심과 부주의가 부르는 영아화상...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무섭네요...
정말 집안이나 다른 곳에 놀러가더라도 아이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말고
미연에 사

-o**** 2013-02-28 18:08:00
오오
아이가 이제 막 걷기시작하려는 단계인데
높은곳에 있는 물건을 향해 곧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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