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안의 제주' 서귀포... 어디까지 알고 있니?
'제주 안의 제주' 서귀포... 어디까지 알고 있니?
  • 칼럼니스트 김재원
  • 승인 2023.08.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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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85. 한여름 무더위 날려버릴 서귀포 송산동 마을 산책

제주시에 살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서귀포에 살아봐야지만 진짜 제주를 살아보는 것이다’는 말인데요. 제주시에 거주하다 보면 서귀포에 가볼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특별한 일정이 있지 않고서는요. 그래서 여름 휴가철이 되면 서귀포로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제주 안에 있는 또 다른 제주로 말이죠. 

송산동 마을 산책길에 만날 수 있는 '쇠소깍'. ⓒ김재원
송산동 마을 산책길에 만날 수 있는 '쇠소깍'. ⓒ김재원

그래서 오늘은 서귀포의 숨어있는 매력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서귀포 작은 마을 송산동을 함께 산책해보면서 말이죠. 송산동은 소나무가 우거진 솔동산에서 유래된 지명입니다. 현재 구역상으로는 서귀동 일부와 보목마을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중섭 화가를 비롯한 많은 문인이 ‘동양의 나폴리’라 칭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한 서귀포항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섶섬 그리고 보목 해안을 품은 올레 6코스까지 자연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마을입니다. 

송산동 마을 산책길과 연결되는 '올레 6코스'. ⓒ김재원
송산동 마을 산책길과 연결되는 '올레 6코스'. ⓒ김재원

자 이제 서귀포 여름의 맛과 멋을 책임질 송산동에서 만날 수 있는 명소들을 찾아가 볼까요? 먼저 송산동은 걷기에 참 좋은 마을입니다. ‘올레 6코스’를 품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레 6코스가 이어지는 송산동 해안가를 따라 조용히 걸으며 고즈넉하고 한가로운 마을의 정취를 느껴보세요. 걷다 보면 보목마을 입구 제지기오름 입구를 만나게 되는데 오름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어촌마을의 풍경과 골목골목 낮은 집들과 제주의 돌담길이 참 정겹게 느껴집니다. 걷다가 지치면 작고 귀여운 구두미포구에 발을 담가 더위를 식혀도 좋습니다. 마을 속 곳곳에 숨겨진 비경을 찾는 재미도 걸어야 만날 수 있는 풍경이고요. 

물줄기가 시원한 '소정방폭포'. ⓒ비짓제주
물줄기가 시원한 '소정방폭포'. ⓒ비짓제주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한 여름철 물맞이 명소 ‘소정방폭포’도 꼭 방문해 봐야 할 곳이죠. 소정방폭포는 물줄기가 바다로 떨어지는 것이 정방폭포와 닮아 붙여진 이름인데요. 정방폭포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높이는 7m 정도로 높지 않지만, 떨어지는 물줄기 소리는 큰 규모의 폭포 못지않게 웅장합니다. 음력 7월 15일에 소정방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면 1년 내내 건강하다는 속설이 있어 물맞이 장소로 사랑받는 곳이니까요. 꼭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보목포구 너머로 보이는 '제지기오름'. ⓒ비짓제주
보목포구 너머로 보이는 '제지기오름'. ⓒ비짓제주

다음으로는 마을의 보물인 ‘제지기오름’과 ‘구두미포구’입니다. 마을 안쪽에 자리 잡은 제지기오름은 해발 90여m로 높이가 낮고, 길이 잘 정비돼 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짙게 물든 녹음과 상쾌한 바다 내음 정상까지 가는 길이 즐겁게 합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섶섬’은 스쿠버다이빙 명소이기도 한데요. 섶섬 바다 아래에는 분홍바다맨드라미 군락을 비롯해 다양한 산호와 해양 생물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작고 아담한 모습이 거북이를 닮은 '섶섬'. ⓒ김재원
작고 아담한 모습이 거북이를 닮은 '섶섬'. ⓒ김재원

섶섬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구두미포구입니다. 작고 아담한 모습이 마치 거북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여름이면 동네 사람들의 천연 수영장이 되는 곳이죠. 지금도 이곳에서는 여름이면 동네 아이들이 나와 다이빙을 즐기는 곳이기도 합니다. 

백두산 천지를 축소한 모습을 가진 '소천지'. ⓒ비짓제주
백두산 천지를 축소한 모습을 가진 '소천지'. ⓒ비짓제주

‘소천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코스입니다. 백두산 천지를 축소한 모습을 닮아 붙여진 이름인데요. 울창한 숲길을 따라 해안가로 내려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현무암으로 된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비경은 보는 순간 절로 감탄을 자아내는데요. 잔잔한 소천지 안쪽과 달리 바깥쪽 바다는 쉴 새 없이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며 하얀 포말을 만들어냅니다.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이 없는 날에는 소천지에 수면 위로 살포시 내려앉은 한라산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울퉁불퉁한 바위가 많고 안전 요원이 없는 곳이니만큼 안전 수칙을 지키고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곳입니다. 

보목포구에서 맛보는 자리돔 물회. ⓒ비짓제주
보목포구에서 맛보는 자리돔 물회. ⓒ비짓제주

한참을 걸었더니 출출해질 시간이네요. 제주 여름 별미 ‘자리돔’을 맛보려 ‘보목포구’로 갈 차례입니다. 자리돔으로 유명한 보목포구는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100대 아름다운 어촌마을 중 한 곳입니다. 여름철 이른 아침이면 포구에는 자리돔을 가득 실은 배가 들어와 분주한데요. 포구 한쪽에는 어민들이 갓 잡아 올린 자리돔을 쌓아두고 손질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도미과에 속하는 자리돔은 평생 한자리에 머물며 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 뼘이 채 되지 않은 작은 물고기로 수심 2m~15m 지점에 형성된 산호 주변이나 암초 지대에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고 하는데요. 제주에서 자리돔 하면 보목 자리돔을 제일로 꼽습니다.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자리돔을 자리물회와 자리구이, 자리젓으로 다양하게 즐겨보길 추천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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