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걷기 좋은 달입니다. 그래서인지 11월 11일은 ‘보행자의 날’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는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걷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지정한 기념일입니다. 이처럼 걷기는 국민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운동 도구가 없어도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걷기’이지만 발 건강을 소홀히 하면 기본적인 걷기마저 힘들어지게 됩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 중에 무지외반증과 족저근막염이 있는데 이 두 가지는 걷기 힘들어질 정도로 통증을 동반합니다.
하이힐 등을 많이 신는 여성들에게 자주 볼 수 있는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쪽의 관절이 휘어져서 변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발의 모양을 망가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통증과 염증을 동반하게 됩니다. 평발 등 선천적인 원인도 있을 수 있지만 후천적으로 앞쪽 볼이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을 많이 신는 경우에 변형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무지외반증은 오랜 시간 서서히 발의 변형이 일어나기 때문에 주로 중년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무지외반증이 있어도 별다른 증상 없이 생활할 수 있지만 변형이 심해져서 통증이 동반되면 걸음걸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발 전체로 바닥을 잘 디뎌야 하는데 무지외반증으로 통증이 생기면 발 전체에 고르게 힘을 분산할 수 없으며 엄지발가락 쪽에 힘을 주지 못하게 되면서 다른 쪽에 과도한 힘이 쏠려 통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단순한 발의 통증으로 생각하고 방치할 경우 점점 증상이 심해지면 관절염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후천적 무지외반증은 변형이 많이 일어나기 전에 굽이 낮고 볼이 편한 신발 등을 착용해서 충분히 진행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발 건강에 신경을 쓰고 하이힐 등의 장시간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자고 일어나서 발을 내딛는데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발바닥의 아치를 유지하며 발을 내딛고 걸을 때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족저근막이 손상되어 염증이 발생한 것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합니다.
족저근막염도 무지외반증과 마찬가지로 평발 등 발의 유전적이고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천적으로 여성들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발에 충격을 주고 변형을 일으키기 쉬운 다양한 형태의 신발을 많이 신기 때문입니다. 하이힐, 쿠션이 없는 신발, 굽이 없고 바닥이 너무 딱딱한 샌들 등을 오래 신게 되면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기 쉬워집니다. 그 외에도 강도 높은 운동을 해서 발을 혹사시키거나 오래 서서 일하는 경우, 하루 종일 걸어서 돌아다니는 일을 하는 경우에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서서 걷기 시작하면 통증이 심해지는 등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운동이 아니라 평소에 일상생활을 위해 걷는 것조차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무지외반증이나 족저근막염 모두 통증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 다른 부위의 관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발의 통증을 무시하지 말고 잘 살피고 관리해야 합니다.
직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신발을 오래 신어야 하거나 오래 걷거나 서 있어야 한다면 혹사당한 발의 피로를 충분히 풀어주어야 합니다. 평소 스트레칭, 지압 등을 통해 발의 통증을 줄이고 발과 다리의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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