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교육? 집착할 필요 없다
조기교육? 집착할 필요 없다
  • 칼럼니스트 황현수
  • 승인 2013.04.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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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재능과 원하는 것을 찾도록 도와줘야

[연재] 조기교육 열풍에 빠진 대한민국

 

어느덧 마지막 칼럼의 시간이 왔다. 이번 주제는 씨도둑은 못한다는 이야기인데, 똘똘하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자란 부모는 미간에 인상이 쓰여질 것 같다. 10여 년 전에 서울대의 한 여교수가 쓴 논문을 봤는데, 그 내용이 어릴 때 조기교육으로 10세 이전에는 거의 우열이 없다가 타고난 머리로 인해 ‘4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세 단계에서 우열이 갈린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타고난 재능은 전공과 관계없이 29세 쯤 비로소 발휘된다는 연구결과였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라. 이것은 아주 정확한 연구결과이며, 이 논문대로라면, 조기교육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것이다. 필자의 딸 친구 중에 하나가 우리 집에 놀러오면 칠판에 자기 이름을 쓰는데, 애 엄마는 뿌듯하게 쳐다보고 있다. 16개월부터 조기교육을 시켜 현재 48개월 인데 32개월간 교육을 시켜 이름 석 자를 쓰는 것이 과연 자랑할 일인가?

 

이렇게 투자된 교육비를 환경을 개선하는데 계획적으로 쓰는 것은 어떠했을까? 그 아이는 현재 한글과 수학 두 가지의 학습지와 태권도 학원을 다닌다고 한다. 전혀 안 부럽고 앞으로도 내 딸은 시킬 마음이 조금도 없다. 딸아이가 무언가 정말 하고 싶다고 하면, 그것이 공부라면 원하는 데로 다 해줄 것이며, 만약 공부가 아닌 역도라도 난 하게 할 것이다.

 

 

고대 병법에는 장군을 세 종류로 나눈다. 3류 장군은 자신의 힘을 쓰고, 2류 장군은 남의 힘을 쓴다고 한다. 그렇다면 1류 장군은? 1류 장군은 남의 지혜를 쓴다고 한다. 멋진 말이지 않은가?

 

필자는 딸을 1류 장군으로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조기 교육을 하고 있었다. 집에서만 너무 감싸 화초가 되지 않기 위해 아주 어릴 때부터 어린이 집에 보내 친구들과 놀며 화합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하였고,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게 최대한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남에게 봉사하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모금을 하는 봉사단체가 있다면 항상 직접 후원금을 넣게 하였고, 동물을 사랑하여 자비심을 갖도록 주말이면 소래포구에 가서 물고기 방생을 하게 했다. 이젠 포구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다 알아보고 예뻐해 주니 딸도 포구에 가는 날을 굉장히 기다린다.

 

나의 교육법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물론 이 아이가 커 봐야 알겠지만, 난 아이가 전교 1등 하기를 바라지도 않으며 서울대에 가기를 기원하지도 않는다. 다만 이 아이의 주변에 항상 선하고 멋진 벗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개천엔 용이 몇 마리가 나올까?

 

필자도 나름 특이한 삶을 살았지만, 아는 지인 중에 전문대를 나와 26세부터 공부를 시작하여 28세에 한양대학교를 붙고, 34세에 사법시험에 패스하여 변호사를 하고 있는 지인이 있다. 말로만 듣던 개천에서 용이 난 꼴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정말 뉴스나 책에서나 보든 아주 드문 케이스인데, 드문 케이스이니 내 자식도 다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분은 젊을 때 껄렁거리며 사는 것을 낙으로 삼았는데, 친구 3명이랑 같이 옆 동네 건달들한테 반항할 엄두도 못 내고 비참하게 8시간을 두들겨 맞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마음을 고쳐먹고 공부하여 성공한 케이스이다.
 
또 필자의 중학교 학우 중에 중하위권의 성적을 내는 벗이 있었다. IQ검사에서 145가 나와 그것이 자신감이 되고 힘이 되어 중학교 졸업할 때는 전교 10등 안에 들었던 아이가 있다. 위 두 사람의 예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어떠한 형태든 자기를 고쳐먹을 수 있는 계기가 있다는 것이었고, 필자에게는 공부를 놔 버리는 계기가 존재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다시 한 번 공부가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해 본다면 아는 후배 중에 중앙대 영문학과를 나오고 캐나다 유학까지 다녀온 이가 있다. 얼마 전 만나 요즘 뭐하냐고 물어봤더니 후배는 150만 원 받고 번역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 명문대학교 출신 치고는 답답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부모들은 영어교육을 안 하면 큰일 나는 줄 안다. 대체 우리가 왜 영어를 해야 하는가? 물론 알아서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집착할 이유도 없다. 필자는 영어 한마디 못해도 인도와 필리핀 배낭여행을 수개월 다닌 적이 있다. 물론 영어는 알지도 못하지만 거의 구사한 적이 없었는데, 조금 아는 영어를 말하더라도 외국인들은 우리의 콩글리시를 전혀 알아듣지 못해서였다. 전자수첩에 단어를 두들겨가며 대화하고 정말 영어가 필요할 때는 한국 여행객의 도움을 많이 얻었다. 결론적으로 아이를 영어 관련해서 성공시킬 것이 아니라면, 영어는 재미로만 하고, 수업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만 학습하는 것이 좋을 것이란 말이다.
 
선택의 기로에서 당신의 결정은?

 

이제 3회에 걸친 칼럼의 결론을 내보고자 한다. 필자는 30대 초반까지 학문에만 매진하며, 돈벌이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우리 부모님은 이러한 나를 닦달하거나 한숨 쉬는 모습을 보이신 적이 없다. 내 아들은 ‘한다면 하는 성격’이니 기다린다는 마음과 자신감으로 끝까지 믿어 주셨다.

 

사업을 시작할 때 필자는 부모님에게 어떠한 돈도 달라고 한 적이 없다. 형이 부모님에게 사업자금 달라고 할 때 한심해 보였기 때문이다. 자본금도 마련하지 못하면서 무슨 사업을 하겠단 말인가? 그래서 60만 원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남들에게 복을 베풀어야 복이 들어온다는 생각 하에 가진 것은 없으니 사후 장기와 시체를 기증하고, 사업이 성공이 될지 실패가 될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5군데 정기후원을 하였다. 마침 첫 달부터 흑자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인생을 다 산 것은 아니지만 남다른 경험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진정한 진로와 적성을 상담하고 능력을 개발하는 노하우를 만들었다. 이 노하우가 정리 되었을 때 비로소 학문이면 학문, 사업이면 사업을 많은 시행착오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인성과 철학이었다. 동양철학을 근간으로 한 타고난 성격과 재능을 알아 이를 인정해 무모하게 남들 다 한다고 따라하게 되는 우를 제거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라나면서 형성되는 후천성격을 알아보는 서양철학을 병합해 새롭고 정확한 진로 적성의 나침반을 개발하였던 것이다. 개발이라기보다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의 조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 기존에도 다 하던 것들이다. 다만, 정확히 활용을 못했을 뿐이라고 말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철학만 가지고 세상을 설계해서도 안 된다. ‘철학 + 주변환경 + 재무능력 + 마음가짐’ 등을 바로 알고, 이를 잘 조화시켜 계획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마치 삼겹살을 먹으려면 돼지만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랑 같은데 ‘돼지 + 정육업자 + 후라이팬 + 젓가락’ 등이 있어야 삼겹살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이치와 같다.
 
이 세상은 남들에 의해, 또는 환경에 의해 내가 좌지우지 되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파고들어 보면 언제나 모든 결정은 나 자신이 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기에 선택은 항상 남의 몫이 아니었고, 내 몫이었으니 결과가 좋고 나쁜 것에 대해 누구를 탓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예전에 코미디 프로에서 이휘재씨가 만약 이렇게 했으면 이런 결과가 생길 것이고, 저렇게 하면 저런 결과가 된다는 방송프로그램이 생각이 난다. 자, 당신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칼럼니스트 황현수는 (주)마인드 솔루션(Mind solution)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마인드 솔루션은 부설기관으로 엠에스 평생직업교육학원, 향지출판사, NLP최면센터, 대한역학학회가 있으며, 주로 진로적성 상담사 양성, 심리상담 및 문화콘텐츠사업을 하고 있다. 필자의 글에서 볼 수 있듯 자신의 성장기 경험을 바탕으로 인성과 문화교육에 매진하고 있고, 그와 관련된 종합 솔루션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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