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되면 지금 표준교육비보다 더 많은 재원 필요... 정부가 재정 담보해야"
"유보통합되면 지금 표준교육비보다 더 많은 재원 필요... 정부가 재정 담보해야"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3.11.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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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표준교육비 산정 제고' 국회토론회 개최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유치원에 적용되는 표준교육비 산출방식을 점검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현재 사립유치원의 원아 1인당 월 표준교육비는 사립유치원 기준 55만 7000원. 이 기준을 제시하고 토론회에서도 주제 발표한 엄문영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사립유치원의 원아 1인당 월 표준교육비가 공립유치원 72만 5000원보다 낮은 건, 사립유치원의 교직원의 인건비가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지 사립유치원이 공립유치원보다 교육비가 덜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향후 유보통합 시 현재 논의되는 수준보다 더 많은 교직원 인건비, 비정규직 인건비, 급식비 등을 고려해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고 전했다.

2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두 배 되는 아이행복 유보통합 국회토론회. ⓒ한국유치원총연합회
2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두 배 되는 아이행복 유보통합 국회토론회.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22일, '하나되는 유보통합, 두배되는 아이행복'을 슬로건으로 유보통합 국회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표준교육비(유아/보육)산정 제고'를 주제로 놓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으며, 현재 표준교육비 기준을 연구하고 책정한 엄문영 서울대학교 교수가 직접 주제발표에 나섰다. 토론회는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태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했으며 유기홍 의원의 유튜브 채널로도 실시간 생중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철민 국회 교육위원장, 국민의힘 조경태, 서병수, 권은희, 이인선. 정경희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서동용 국회의원, 그리고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 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감,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이 축사를 전해왔다.

토론 패널로는 장명림 한국교육개발원 석좌연구위원을 좌장으로 김정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박석 서울시의원, 이해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주종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장학관, 이승현 교육부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단 기준조정과장, 엄세나 석촌유치원장, 이재원 향기로운어린이집원장, 조승현 새싹부모회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인사말하는 유기홍 의원의 모습.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인사말하는 유기홍 의원의 모습.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김애순 한유총 이사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김애순 한유총 이사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유기홍 의원은 "발전적이고 상생하는 유보통합에는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통합모델이다. 수십년간 다른 부처에서 다른 형태로 존재하던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합쳐지는 통합모델을 바람직하게 만드는 게 우선이다. 12월 중 교육부가 그 통합모델을 발표한다고 하니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보통합이 되더라도 재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유보통합 과정에서 각 지자체가 지원하던 예산이 지속성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히 담보해야 한다"라며 "발전적 유보통합 위해선 정부가 더 많은 재정적 책임을 지고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고, 교사들이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교부금에만 의존해선 유보통합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라며 정부의 재정 책임을 강조했다.

이태규 의원은 "표준유아교육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지속해서 있었다"라며 "인건비, 급간식비, 교재교구비, 시설비, 관리운영비 등에 대한 물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특수교육대상자 등 특별한 요구를 가진 학생들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애순 한유총 이사장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격차, 국공립, 사립, 법인, 개인 등 다양한 기관형태에 따른 격차도 해결해야 한다. 동일 연령의 영유아에게 단일한 표준유아교육.보육비를 산출하고 적용하는 작업이 격차해소를 위한 최우선 과제임을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 "사립유치원 표준유아교육비 상승 요인 많다..유보통합 재정은 국가가 담보해야"

엄문영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표준유아교육비의 산출 근거와 기준, 방법을 설명하며 올해 사립유치원의 원아 1인당 월 평균 유아교육비는 70만 7000원, 누리과정비는 35만 원 정도는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지난 3년 간의 물가인상률과 사립유치원 교원의 임금 수준을 국공립유치원 교원 수준으로 지원했다는 계산이 적용된다. 

이어 "표준유아교육비는 상승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근거 중 하나가 2020년 표준유아교육비 산출 연구 시 코로나로 인한 보건보조인력에 대한 비정규직 인건비를 표준공통운영경비에 산정한 것이다. 엄 교수는 이어 "유보통합 시 급식비, 방과후 활동 비용 등을 고려해서 재정 지원을 계산해야 하고, 현재 유보통합 이후 18~19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하는데, 표준유아교육비 논의를 기준으로 본다면 이 돈보다 더 많이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정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은 "현재의 표준교육비는 개념 자체가 잘 정의되지 않는 모호한 숫자"라고 지적했다. 공립유치원은 유치원이 필요로 하는 모든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기 때문에 표준교육비라는 개념 자체가 필요없고, 또 지방정부에서는 표준교육비를 기준으로 누리과정지원금을 초과하는 사립유치원의 원비를 지원하는 탓이다.

이어 "표준교육비는 학부모 지원을 위한 도구임에도 공급자인 유치원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라며 "누리과정 지원 이전 시기 사립유치원은 학부모의 지불 능력에 시설과 인력과 경상경비를 맞췄다. 표준유아교육비 산정에도 이와 같은 개념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석 서울특별시의원은 사립유치원 노후 시설 개선에 대한 예산 지원을 서울시교육청에 설득하고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에서 유치원에 다니는 원아 수는 총 6만 2000명. 이중 77%인 4만 8000명이 사립유치원에 다닌다. 그러나 저출생 등의 이유로 2020년 이후 서울시 유치원생 수는 1만 2000명이 줄었고, 지난 4년간 서울시내 사립유치원 112곳이 폐원, 현재 463곳만 남은 상태다. 

박 의원이 현재 463곳의 사립유치원의 설립인가일을 확인한 결과 평균 운영기간이 32년 이상이었다.

박 의원은 "유아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비를 지원할 수 있으나 최근 4년간 서울시교육청 예산 51조 중 사립유치원 시설 개보수에 편성된 예산은 없었다"라며 "아이들이 위생적인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유보통합 과정에서 사립유치원 노후 시설 개선 비용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표준유아교육비 산정과 사유재산의 공적이용료'에 대해 말하며 "사립유치원 사유재산의 공적이용료를 표준유아교육비 산정에 포함한다면 비법인 사립유치원의 설립자 지위 보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적정한 유아교육비 산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종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학관은 "유보통합 과정에서 국가적 차원의 규모있는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지난 누리과정 사태와 유사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유보통합 재원때문에 초중등교육 예산을 줄여선 안되고, 별도 유보통합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유보통합 추가 재원을 소요하라는 압박은 지방교육재정을 악화하고, 초중등교육발전 로드맵을 무시하는 셈"이라고도 덧붙였다.

◇ "사립유치원 사유재산 이용료도 계산해야..표준유아교육비 현실에 맞는 연구 이뤄지길"

전국 현장에서 모인 유치원 관계자 800여명이 회의장 통로까지 가득 메우며 토론회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전국 현장에서 모인 유치원 관계자 800여명이 회의장 통로까지 가득 메우며 토론회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2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두 배 되는 아이행복 유보통합 국회토론회. ⓒ한국유치원총연합회
2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두 배 되는 아이행복 유보통합 국회토론회.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엄세나 석촌유치원장은 사립유치원의 운영비 중 50% 이상이 인건비인 점, 사립유치원 교원과 국공립 교원의 임금 격차가 심한 점, 행정업무 인력에 대한 지원과 시설개선비 지원도 표준유아교육비에 산입해야 한다는 점, 사재로 사립유치원을 설립해 운영하는 설립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다는 점과 그 이용료 항목을 배제했다는 점을 지적, 설립자의 생계비 또한 표준유아교육비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장 실정에 맞는 항목을 재검토해 표준유아교육비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원 향기로운어린이집원장은 민간어린이집만의 표준보육비 산출 필요성, 표준보육비용 법제화 필요성, 유치원과 어린이집 지원금 격차 해소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함을 강조하며 "이 문제들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문제이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유보통합이 추진되고 있다"라며 "지금부터라도 다뤄져야 유보통합 이후에라도 하나씩 해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승현 새싹부모회 공동대표는 "공립유치원의 누리과정 지원비는 사립유치원보다 적지만 실상 공립유치원은 학부모부담금이 전혀 없고, 사립유치원 다니는 아이들만 교육비를 낸다. 사립유치원은 일부만 지원되지만 공립유치원은 교육에 들어가는 모든 재정을 세금으로 투입한다. 사립유치원과 공립유치원의 공정한 비교를 위해선 투입되는 세금의 양을 비교해야 한다"라며 "국공립유치원, 사립유치원, 어린이집까지 공정한 잣대와 지원으로 무상교육의 혜택을 누리게 하는 수혜자 중심의 유보통합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현 교육부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단 기준조정과장은 "사립유치원의 강점은 다양성과 자율성인데 그러다 보니 재정지원 못받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정부가 재정을 지원한다는 건 정부의 관리가 수반되고 정보도 오픈된다는 걸 의미한다"라며 "유보통합에서 정부가 재정을 확실히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에 적극 공감하고 4자실무협의체에서 정부조직법 개정 이후 내년부터 시도교육청, 시도지사, 기초단위에서 실무적 이야기를 많이 나누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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