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연령·환경의 가족돌봄 아동·청소년들, 각자 상황에 맞는 실질 지원을..."
"다양한 연령·환경의 가족돌봄 아동·청소년들, 각자 상황에 맞는 실질 지원을..."
  • 기고=정진경
  • 승인 2023.12.04 0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돌봄의 시간에 붙잡힌 아이들] 8. 정진경 해운대구드림스타트 아동통합사례관리사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가족돌봄아동·청소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지원 필요성을 공론화하기 위해 '돌봄의 시간에 붙잡힌 아이들'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고령, 장애, 질병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보살피는 아동·청소년은 성장을 위한 '나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가족을 돌보면서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한 사회적 인식과 공감이 필요합니다. 매주 월요일 이에 관한 아이들과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해운대구드림스타트 정진경 아동통합사례관리사. ⓒ초록우산
해운대구드림스타트 정진경 아동통합사례관리사. ⓒ초록우산

초등학생 드림이(가명)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문맹으로 금융‧공공기관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할머니를 대신해서 아버지 사망 관련 서류와 금융, 통신 관련 일들을 혼자 처리해야 했습니다. 이후, 만성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가 골절로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도 아동은 한 달여를 (집에 홀로 남아) 혼자 잠자리에 들어야 했고, 당장 먹을 것이 없어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굶어야 했습니다.

드림이는 그저 여태껏 그랬듯이 혼자서 겪어내고 버텨내야 한다고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그 상황을 알고 아동을 지원할 공적인 제도 신청을 도와주려 했으나, 미성년자인 아동이 성인 보호자 없이 복잡한 행정을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필자가 사례관리를 해오면서 만난 가족돌봄아동·청소년들은 드림이처럼 조부모를 돌보는 경우뿐 아니라 다양한 가족구조와 상황에 놓여있었습니다. 보호자에게 정신적·신체적 건강문제가 있어 실질적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동, 미성년자인 첫째 아이가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형제·자매를 아동이 돌보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가 있음에도 가족돌봄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돌봄을 받아야 할 나이에 가족을 돌봐야 하는 아이들이 그 나이에 맞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아이들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전수조사가 필요합니다. 정부에서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조사를 진행하고, 상대적으로 가정생활 실태를 파악하기에 용이한 일선 담당자들이 있는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서는 수요조사를 진행해야 하겠습니다. 이처럼 체계적으로 접근한다면 아동·청소년들의 성장에 따라 변화하는 어려움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돌봄아동·청소년들이 현실을 홀로 참고 견디다가 좌절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는 각자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실제 필자는 초록우산의‘가족돌봄아동청소년 사례 간담회’를 통해 여러 사례를 접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서로 다른 가족돌봄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는 앞으로 공공, 민간, 지역사회가 다양하고 구체적인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사례를 공유하고 이해하면서 체계적인 지원 제도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사각지대에서 가족돌봄 일상을 살고 있는 아이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 속에서 부담을 내려놓고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