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 가기 좋은 제주 명소 추천
비 내리는 날, 가기 좋은 제주 명소 추천
  • 칼럼니스트 김재원
  • 승인 2023.12.12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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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97. 비 오는 날, 제주에서의 하루

어떠한 여행도 날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요. 여행을 떠난 이들이라면 누구나 맑고 화창한 날씨이길 바랄 테지만 예상 밖의 비 소식을 접하게 될 수도 있으니 준비는 꼭 해야 합니다. 유난히도 날씨가 변화무쌍한 제주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서쪽 날씨는 햇빛이 쨍쨍한데 동쪽은 흐리고, 서귀포에선 비가 내리고 있는데 제주시는 맑고 화창한 날이 개어있기도 하고요. 지역별로도 날씨의 변화가 다채로운 제주에서 ‘비 오는 날’의 여행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제주의 겨울도 비 소식이 제법 많다는 사실 꼭 기억해야 합니다. 제주여행 중에 비가 온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쩌면 더 감성적인 제주를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우비를 꺼내 입거나 한 손에 우산을 들고 떠나는 여행. 토닥토닥 빗방울이 우비와 우산에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조금은 느려진 걸음으로 제주를 느껴보는 여행. 촉촉하게 젖은 제주는 더 짙은 감성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비오는 절물자연휴양림. ⓒ김재원
비오는 절물자연휴양림. ⓒ김재원

먼저 소개할 곳은 삼나무 숲을 걸으며 온전한 행복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절물자연휴양림입니다. 40~45년생 삼나무가 수림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빽빽하게 들어찬 삼나무 숲이 울창한 곳입니다. 맑은 날씨에는 나무숲 사이로 내리비치는 햇살에서 신비로움마저 감돌지만 비 오는 날의 숲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안개가 끼거나 흐린 날에는 몽환적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데요. 경사가 완만해서 휠체어, 유모차를 타고도 무난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무장애 산책길이 조성된 곳이기도 합니다. 산책길 나무 데크 위에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이 발걸음의 템포를 맞춰주는데 오직 비 오는 날에만 느껴볼 수 있는 감성일 것입니다. 

안개 낀 절물휴양림. ⓒ김재원
안개 낀 절물휴양림. ⓒ김재원

비가 오는 날에는 그렇지 않은 날보다 비교적 도민과 여행객의 발걸음도 줄어드는 날이다 보니 온전히 숲을 느껴보기에 그만입니다. 쭉쭉 뻗은 삼나무들을 보며 숲속 자연의 향기에 가득 취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절물자연휴양림에는 걷는 내내 심심하지 않게 해줄 다양한 산책코스들이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맨발 지압 효과의 길에서는 잠시 신발을 벗어두고 촉촉해진 산책로를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입니다. 

천년의 숲 비자림. ⓒ김재원
천년의 숲 비자림. ⓒ김재원

다음으로 가볼 곳은 거센 바람과 빗방울도 막아주는 천년의 숲 비자림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비자나무숲 비자림은 500~800년 된 오래된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밀집해 숲을 이룬 곳입니다. 단일 수종의 숲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되어 있는 곳인데요. 1992년에 조성된 비자림은 900년에 육박하는 최고령 나무가 있는 숲으로 천년의 나무라 불리는 비자나무가 반겨주는 신비로운 숲입니다. 해마다 10만 명 이상이 찾고 있을 만큼 명소인데요. 비 오는 날에도 형형색색의 우산을 들고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넉넉한 생명력으로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을 반겨주는 비자나무들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계절마다 느껴지는 매력도 다르지만 비를 머금어 코끝을 자극하는 비자 향은 걷는 내내 우리에게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하늘을 덮은 비자림 나무. ⓒ김재원
하늘을 덮은 비자림 나무. ⓒ김재원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산책로를 걷다 보면 도시의 일상생활에서 받았던 복잡한 생각과 스트레스는 잠시 잊게 되는 것 같아요. 숲의 바닥은 화산송이로 되어 있는데 빗물은 머금은 깨끗한 화산송이를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면 맨발로 숲을 걷는 것도 참 좋습니다. 오래된 비자나무들이 워낙 울창한 숲으로 조성되어 있어 거센 비와 바람이 불어도 막아주다 보니 궂은 날씨에도 걷기 좋은 숲이니 비 오는 날 꼭 가봐야 할 곳으로 메모해 두길 바랍니다. 

사려니숲길. ⓒ김재원
사려니숲길. ⓒ김재원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사려니숲길입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인 사려니숲길. 유전자원 보존과 전시를 위해 이용되고 있는 80년이 넘은 삼나무가 가득한 곳입니다. 신성한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사려니숲길은 온 가족 함께 걷기에도 참 좋은 숲길입니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고 다른 숲들에 비해 길의 폭이 넓어 3~4명이 함께 어깨를 맞대고 걸어도 넉넉한 숲길입니다. 추적추적 떨어지는 빗방울로 푸르름이 더해지는 숲길은 낭만적인 시간을 선사해줍니다. 호흡을 할 때마다 몸속 깊은 곳까지 깨끗하게 정화되는 상쾌한 느낌은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행복함일 텐데요. 산책로에는 나무테크나 코코넛 매트가 깔려 있어 비가 내리는 날에도 산책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사려니숲길. ⓒ김재원
사려니숲길. ⓒ김재원

분주했던 마음을 어느샌가 가라앉게 만들어주고 제주의 자연을 온전히 감상하며 마음의 평안과 쉼까지도 찾고 싶다면 오늘 소개한 비 내리는 날 가기 좋은 제주 명소를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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